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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우리 사회에 ‘정의(正義)’의 열풍이 부는 듯하다. 우리말로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로 풀이되는 정의는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람들에게 그들이 받아야 할 마땅한 것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定義)한 이후 많은 철학자들이 다양한 윤리적,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근거로 진정한 정의의 의미를 찾아왔다.

우리 사회의 정의 열풍은 지난 5월 말 국내에 소개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불붙었다. 이어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정의론>,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미국 듀크대 교수의 <덕의 상실>,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정의와 정의의 조건> 등 ‘정의’ 관련 국내외 책들로까지 확대된 정의 열풍은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이르러 ‘공정한 사회’로 자리 잡았다.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속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지속성장과 공동 번영을 위해 새로운 질서와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공정한 사회’에 주목했다.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대한민국호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탈출하도록 이끌어온 이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논하는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됐으나 소상공인, 저소득층, 청년구직자 등 서민생활을 목도하며 변화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갈증은 압축성장과 급속한 민주화를 통해 올해 상반기 세계 7위의 수출국가에 올라 선진국 문턱에 서 있는 대한민국호의 그림자에서 나온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자살률,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지수, 국론 분열과 사회적 불신은 그동안 성장에 주력하느라 지나쳐온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러한 그림자를 지우고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방법론이 바로 이 대통령이 말한 ‘공정한 사회’론이다. 이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란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다. 한마디로 ‘자율, 공정, 책임이 함께 있는 사회’인 것이다.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고, 승자가 독식하지 않으며 지역과 지역이, 노사가,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상생하고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후에도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며 고위층, 공직자, 나부터의 실천이 강조돼왔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청와대가 그 출발점이자 중심이 돼야 한다.”(8월 27일 확대비서관회의)

“공직자부터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공정한 사회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국정을 운영하면서 일 하나하나가 공정한 사회라는 기준에 맞는지 스스로 냉철하게 생각해달라.”(9월 5일 장차관 워크숍)

이 대통령은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현대사회에서 공정한 사회의 핵심은 바로 분배이고 분배는 소득, 부, 기회의 분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잃고 중산층이 붕괴하면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지난 9월 8일 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이렇게 강조한 이 대통령은 9월 13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 12명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발전방안을 논의한 뒤, 9월 29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대기업의 실질적인 ‘동반성장 파트너’로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도급법 개정 등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상생법안이 마련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5대 기업은 1조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을 조성해 자사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을 돕기로 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과 품목을 설정하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오는 12월 발족하는 등 민간과 정부의 상생 추진 기구들도 구성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며 대기업의 자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을 주문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서로 잘한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기업문화 속에 우리 사회에도 독일의 강소기업인 ‘히든 챔피언’과 일본 장수기업의 장점을 접목한 글로벌 중소기업인 ‘스몰 자이언트’가 대거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든 중소기업이든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자율, 공정, 책임이 함께 있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대는 비단 대통령만이 아닌 온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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