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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926호

신용 낮아도 은행금리 이하로 대출 ‘美少금융’






1976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에서 처음 출발한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에 시련을 겪은 홍 씨나 이 씨 같은 서민들에게 밝은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란 영세계층이 자활을 할 수 있도록 자금과 사업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한 무담보 대출사업.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그라민은행 이후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까지 서민을 위한 희망으로 확대 발전돼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 30여 민간단체가 정부 재정, 지방자치단체 예산, 소액서민금융재단 자금, 민간 기부금 등을 재원으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전체 사업 규모가 작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충분치 않아 지원받기가 녹록지 않았다. 앞서 말한 함 씨의 경우도 여러 번 심사 끝에 무려 1백20 대 1의 경쟁을 뚫고 지원 대상이 됐다.








 


 

게다가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 등도 한계로 지적돼왔다. 더구나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 양극화가 심화되어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서민층이 증가한 데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신용이 낮은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 안전대책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월 17일 열린 제31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현재 소액서민금융재단, 보건복지가족부, 중소기업청,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미소금융재단 중심으로 묶어 전국을 네트워크화하고 향후 10년 동안 2조원 이상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저신용, 저소득 서민들도 앞으로 전국 어디서나 5백만원 안팎의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서민의 자활 지원을 위한 미소금융(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 대폭 확대’ 방안에 따르면 기존의 소액서민금융재단이 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 확대 개편돼 미소금융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소액서민금융재단은 ‘휴면예금관리재단법’에 따라 지난해 3월 설립됐으며 휴면예금을 재원으로 복지사업을 벌여왔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현재 주무 기관별로 분산돼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을 미소금융재단 중심으로 묶어 전국 2백49개 시군구 모든 곳에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 한 곳 이상을 설치하게 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3백 개 이상 마이크로 크레디트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향후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중추기능을 하게 될 미소금융재단은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민간 기부 등을 중심으로 재원을 조성해 운영하는 것이 특징. 미소금융사업에 앞으로 10년간 조성되는 2조원 이상 기금은 모두 기업과 금융권의 기부금으로 조성된다. 이러한 규모는 과거 10년 간(2000년~올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지원 규모(1천4백80억원)의 13배 이상이다. 앞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기업을 포함해 재계에서 약 1조원의 기부금을 조성할 계획이며, 휴면예금 출연금(7천억원)을 포함한 금융권 기부금도 1조원에 이를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약 20만~25만 가구 이상의 저소득층이 미소금융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 각지에 만들어지는 미소금융재단 산하 미소금융법인은 영세사업자, 전통시장 상인, 프랜차이즈와 일반 창업, 자활단체의 공동대출,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해 5백만~1억원까지 시장금리보다 2, 3퍼센트 낮은 금리로 1~5년간 대출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먼저 오는 12월부터 1단계로 20~30여 개의 지역별 법인을 설립한 다음 내년 6월부터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해 미소금융 사업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별 미소금융법인은 대출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서민의 ‘자활’을 목표로 소상공인진흥원 소속 전문가(RM) 등의 지원을 받아 창업과 경영컨설팅을 지원하게 된다. 또 상담자에게 채무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를 연결시켜 신용회복 관련 서비스도 받게 해줄 계획이다.
 

소액서민금융재단의 김우규 원권리자보호팀장은 “민간단체들이 그동안 해오던 기존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와 별도로 미소금융 사업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다만 미소금융재단을 중심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지원 규모가 큰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체를 만들어 정부 간섭 없이 민간 자율로 기업들의 기부금을 모으고, 이를 재원으로 자립 의지가 있는 서민들의 자활을 돕는 넓은 금융안전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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