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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앱’ 뒤흔들 콘텐츠로 대박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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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드래곤볼>에는 상대의 전투력과 체력 등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스카우터’가 등장한다. 작은 안경처럼 생긴 이 스카우터를 쓰고 있으면 적이 어느 수준의 싸움 능력을 가졌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처럼 만화에서나 볼 수 있던 ‘증강현실’을 스마트폰에서도 실제로 접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증강현실 서비스 ‘오브제’가 바로 대표 사례다.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 기존 인터넷 검색 방식과 달리 ‘오브제’는 기본 정보가 전혀 없어도 보이는 사물을 통째로 보여주고 해당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세종문화회관을 지나가다 어떤 공연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휴대전화 카메라를 세종문화회관에 비추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바로 ‘오브제’ 내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연결, 공연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검색, 공연 예약 전화 연결 등을 할 수 있다.

증강현실뿐이 아니다. 다이어트 고민에 늘 시달리는 여심을 공략한 ‘군것질 쉐이커’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다이어트 최대의 적인 군것질을 참을 수 있도록 돕는다. 군것질의 유혹이 몰려올 때 아이폰을 흔들면 화면에 갖가지 음식이 진열되며 칼로리를 보여준다. 눈요기하면서 칼로리를 계산하다 보면 식욕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이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은 한때 시장에서 찬밥 취급을 받을 정도로 DMB는 휴대전화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었다. 그러나 요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젊은 층은 DMB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최근 스마트폰을 구입한 대학생 김주현(21) 씨는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푹 빠져 있다 보니 방송 프로그램을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김 씨처럼 이른바 ‘SNS족’에게 이동하면서 블로그나 트위터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스마트폰은 필수다.

이 밖에도 버스가 올 시간을 미리 알려주고 노선정보까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노선은 물론 환승을 위한 최단 거리 출구정보까지 알려주는 지하철 프로그램도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겐 필수 아이템이다. 자동차 운전자는 별도의 내비게이션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구동함으로써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매일 ‘앱스토어’라 불리는 모바일 오픈마켓을 들락거리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없는지 살핀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너는 어떤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니?” 하면서 서로의 응용 프로그램을 비교해보는 이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와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는 ‘스마트폰 광풍’이 불고 있다. 이미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1백만명을 돌파했고, 전문가들은 올해만 3백만에서 최대 4백만명의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텔레콤 윤준원 마케팅 전무는 “아이폰과 애플 앱스토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충분한 사용자와 개발자를 확보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도 하드웨어(아이폰)와 풍부한 소프트웨어(앱)가 결합된 ‘완성된 형태’로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열악하기만 했던 국내 모바일산업 생태계가 확 달라지고 있다. 시장 규모도 작고 이동통신사에 종속적인 구조여서 그동안 모바일 콘텐츠나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늘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강세로 인해 모바일 인터넷이 개방형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박 신화’를 꿈꾸며 모바일 콘텐츠 개발 시장에 뛰어드는 개발자가 적지 않다.

실제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들을 지도에 표시해주거나 노선별로 도착 예정시간을 제공하는 버스정보 프로그램 ‘서울버스’를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린 고등학생 유주완 군은 아이폰용 개발자들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서울버스는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2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또 게임 개발자 박희종 씨가 개발한 심리테스트 애플리케이션 ‘퀴즈퀴즈미’는 국내 앱스토어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유료 콘텐츠 내려받기 1위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스마트폰 열풍은 휴대전화의 경쟁력이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라는 것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PC)다. 따라서 PC의 확장 영역을 고려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ISDI 동향분석실 공영일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이용 패턴이나 활용도를 고려할 때 음성통화 비중보다 음악이나 동영상, 기타 콘텐츠 이용 비율이 높다. 즉 음성통화는 스마트폰의 한 가지 기능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전화기가 아닌 PC로 인식하고 이 무한한 확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와의 결합이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게 공 연구원의 설명이다.

애플과 구글은 이 같은 스마트폰의 근본적 변화를 인지하고 단말기 외에 온라인 장터를 준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해왔다. 그 효과는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단말기 회사와 개발자 간 수평적 협업모델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확충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콘텐츠와 좀 더 넓은 오픈마켓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무선 인터넷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정책 등 적극적인 개방형 플랫폼 정책을 시행한다.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이순건 본부장은 “그동안 모바일 콘텐츠는 전부 이동통신사를 거쳐야 하는 폐쇄적인 구조였지만 모바일 세상이 도래하면서 이제는 고객과 개발자 중심의 혁신적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개방형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안드로이드 기반 개발자 육성을 위해 1백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KT는 △편리하고 저렴한 콘텐츠 사용 △개방·공유의 플랫폼 구축 △데이터 중심 네트워크로 전환 △무선 인터넷 사용에 적합한 다양한 단말 제공 등 다양한 방침을 펴면서 편리하고 저렴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응용프로그램과 개발 플랫폼 간 통신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단 휴대전화뿐 아니라 텔레비전 오픈 전략도 밝히는 등 아이폰을 필두로 모바일 생태계를 새롭게 꾸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세웠다.
 

LG텔레콤은 아직도 절대 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일반폰 이용자를 위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발상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전략 ‘오즈 2.0’을 통해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 이용자도 스마트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G텔레콤 정일재 개인사업부문(PM) 사장은 “일반폰 이용자라 하더라도 무선 인터넷 이용 요구는 점점 커져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서비스를 혁신한 것이 오즈 2.0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개발자와 모바일 사업자들에게 ‘신천지’처럼만 여겨지는 앱스토어. 과연 꿈의 무대일까. 개발자들에게는 다소 기운 빠지는 일이겠지만 냉정한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LG전자 MC상품전략실 이진원 책임연구원은 “앱스토어는 이미 ‘거기가 뜬다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막연한 도전으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레드오션이 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팔리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면 정확한 기획과 타깃 설정이 중요하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초기 이용자(얼리어답터)가 호기심에 한두 번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일반 사용자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려면 ‘매력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정체에 빠진 시장을 활성화하는 소비계층이 있는데 그들을 공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앱을 구매할 타깃 고객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돈 없는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진원 연구원은 “타깃 고객을 찾기 위해서는 직접 수요자들을 찾아다니며 관찰하고 인터뷰해 현장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아이디어와 소스코딩 능력만 가지고 ‘팔리는 앱’을 만드는 것은 99퍼센트 불가능하다. 1퍼센트 성공했다면 그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타깃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상품을 기획했을 때 비로소 팔릴 만한 매력을 갖추게 되며, 이 매력이 대중 시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강은성(아이뉴스24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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