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국 야구가 명예 회복의 시험대에 선다. 국제야구 최대 축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 5일 막을 올린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해 2006년 창설된 WBC는 현역 ‘빅리거’들이 총출동하는 유일한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우리나라는 초대 대회였던 2006년 4강 진출에 성공했고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이후 세 차례(2013·2017·2023)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리 대표팀은 다시 한 번 2라운드인 8강 진출을 목표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20개국이 참가해 5팀씩 4개조로 나뉘어 1라운드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2위만이 미국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우리나라는 3월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체코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하루를 쉰 뒤 7일에는 숙명의 한일전을 벌이고 8일 대만, 9일 호주와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이 속한 C조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죽음의 조’로 꼽힌다. 객관적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체코를 제외하면 어느 팀 하나 만만치 않다. 2013년(네덜란드·대만·호주), 2017년(네덜란드·이스라엘·대만), 2023년(일본·호주·중국·체코)과 비교해도 난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 1위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이 유력하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정상급 스타들이 건재하다. 한국은 현실적으로 대만·호주와 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분수령은 세 번째 경기인 대만전이다. 체코와 호주를 잡는다는 전제 아래 일본에 패하더라도 대만을 꺾으면 2위로 8강에 오를 여지가 있다.
하지만 대만 역시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대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여기에는 ‘한국 킬러’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포함됐다. 린위민은 우리나라와의 상대 전적에서 3경기(15⅔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최근 세 대회 연속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월부터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2월 28일 일본 오사카로 이동한 대표팀은 일본 프로야구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고 도쿄에 입성했다. 체코전을 앞두고 MLB에서 시범경기를 소화 중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등도 합류한다.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 야구의 열기를 국제무대로 옮겨올 수 있을까. 도쿄돔에서 시작될 4일간의 승부가 한국 야구의 위상을 판가름한다.
오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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