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어게인 2018! 19㎏ 스톤의 얼음 위 드라마가 시작된다

컬링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었다. 남녀 대표팀이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동반 출전하면서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의미 있는 대회였다. 그리고 4년 뒤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그 결실을 보았다. 이른바 ‘팀 킴(Team Kim)’으로 불린 여자 대표팀(강릉시청)이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일본과의 준결승전 당시 공중파 3사의 순간 시청률은 43%에 달했다. 주장이었던 ‘안경선배’ 김은정이 스톤(Stone)을 던지고서 팀원이자 리드인 김영미를 향해 “영미!”를 외칠 때면 온 국민이 함께 “영미”를 외쳤다. 덕분에 ‘영미’는 여자 대표팀의 상징이 됐고 컬링은 국민 스포츠가 됐다.
2026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은 다시 한번 평창의 감동에 도전한다. 4년 전 베이징동계올림픽 4위의 아쉬움을 씻고 이번에는 각각 한 명씩 출전하는 ‘믹스더블’ 종목에서도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 이번 대회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얼음판 위 30㎝ 버튼을 향해
동계스포츠 ‘구기 종목’ 하면 아이스하키를 떠올리지만, 컬링 역시 얼음판 위에서 스톤을 밀어내는 구기 종목이다. 화강암으로 특수 제작된 스톤은 손잡이를 포함해 약 19㎏으로 지름은 최대 약 29㎝, 둘레는 최대 91㎝ 정도이다.
출전 선수는 스케이트 대신 특수 제작된 경기화를 신는다. 한쪽 신발에는 플라스틱 재질로 된 판을 바닥에 장착해 미끄러지기 쉽게 만들었으며 다른 한쪽에는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을 깐 경기화를 착용한다. 이 때문에 컬링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한쪽 발만 살짝 든 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4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하며 ‘하우스(House)’라고 불리는 경기장을 사용한다. 스톤은 네 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며 투구한다. 주장을 가리키는 ‘스킵(Skip)’의 지시에 따라 ‘해크(Hack)’라고 불리는 지지대를 출발해 미끄러지면서 스톤을 밀어낸다. 손을 떠난 스톤은 해크로부터 44.5m 떨어진 커다란 원, 하우스에 도달한다. 하우스 전체 지름은 3.66m이고, 하우스 중심에 있는 가장 작은 원인 버튼의 지름은 30㎝다.
원 중심을 향한 투구가 가장 중요하지만 스톤이 하우스까지 가는 동안 스톤의 방향과 힘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특수 제작된 빗자루 브룸(Broom)을 통한 ‘스윕(sweep)’이다. 스윕은 스톤 앞의 얼음 표면을 쓸어내 마찰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면서 방향이 휘는 정도를 줄여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영미”를 애타게 외쳤던 것도 스윕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
경기는 총 10엔드(end)로 진행된다. 엔드는 야구에서 한 회(이닝)와 같은 개념으로 한 엔드당 각 팀은 8개의 스톤을 번갈아가며 투구한다. 양 팀이 모두 투구를 마쳤을 때 하우스 중심에 스톤이 얼마나 더 가깝게 많이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상대 팀 스톤보다 더 가까운 스톤 개수만큼 점수를 획득하는데, 만약 두 팀의 스톤이 모두 하우스 중심으로부터 같은 거리인 경우 아무도 해당 엔드의 득점을 가져갈 수 없다.
컬링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얼음이 얼면 돌덩이를 굴려 즐기던 놀이가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올림픽에는 1988 캘거리올림픽과 1992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1998 나가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 강호는 캐나다로, 직전 대회인 2022 베이징올림픽까지 총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스웨덴, 영국, 스위스 역시 유럽 강국으로 올림픽 대회마다 선전하고 있다.
종목은 남자부와 여자부로 나뉘며 2018 평창올림픽부터 혼성 2인 종목인 믹스더블이 정식 종목으로 추가됐다.

8년 만에 평창의 감동 재현할까
8년 만에 평창의 감동을 재현할 여자 대표팀으로 세계랭킹 3위의 경기도청 선수들이 출전한다. 스킵 김은지를 필두로 김민지, 김수지, 설예은, 설예지로 구성됐다. 경기도청은 2024~2025시즌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일찌감치 선전을 예고했다.
경기도청은 202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고, 이어 6월에 열린 2025~2026시즌 대표팀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자신들이 획득한 출전권을 가져왔다. 2025년 10월 치러진 범대륙컬링선수권대회(PCCC)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여자 대표팀뿐만 아니라 이번 올림픽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다. 남녀 혼성 종목인 믹스더블에 출전하는 김선영(강릉시청), 정영석(강원도청)이다. 이들은 2025년 12월 치러진 올림픽 최종예선(OQE) 믹스더블 자격결정전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우리나라 믹스더블 컬링 역사상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첫 사례다.
앞서 믹스더블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권이 주어졌고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 특히 김선영은 2018 평창올림픽과 2022 베이징올림픽 여자 대표팀에 이어 이번 대회 믹스더블까지 출전하며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컬링은 대회 개막 이틀 전인 2026년 2월 4일 믹스더블 예선전을 시작으로 대회 마지막 날인 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의 첫 경기는 2월 13일이다. 19㎏의 스톤이 얼음판 위에서 만들어낼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가 곧 시작된다.
오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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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