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라트비아 세계합창대회 거리 퍼레이드
허용수 2022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장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이며 사람의 목소리야말로 최고의 악기라는 말이 있다. 두 사람 이상의 목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세계합창대회가 2022년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열린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7월 4일부터 14일까지 강릉시 일원에서 2022 강릉 세계합창대회(World Choir Games)를 개최한다.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Peace and Prosperity for All)’을 주제로 세계 75개국에서 400여 팀 총 2만 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강원도와 강릉시는 세계합창대회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해 문화강국으로서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강원도 관광시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허용수 2022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장(GS에너지 대표이사)은 “합창의 매력은 하모니에서 나온다. 개인주의가 강조되고 공동체가 해체돼가는 사회에서 합창을 통해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되는 것은 합창의 큰 장점”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메가이벤트인 2022년 세계합창대회는 국민 화합과 치유에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이사,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 국립현대무용단 이사 등 문화예술 분야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허용수 위원장은 2020년 국민문화 향상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으로 문화훈장(화관)을 받기도 했다.

▶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거리 퍼레이드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2021년 4월 강원도청에서 강원도지사와 강릉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직위원장 위촉장을 받았습니다. 원래 오래전부터 문화예술 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후원했는데요. 이번에 국내 합창 문화 발전에 기여할 기회가 생겨 조직위원장직을 흔쾌히 맡았습니다. 우선 이번 세계합창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경력을 보면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국가의 문화 발전 수준을 보면 그 나라의 국력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인해 K-팝·K-드라마·K-콘텐츠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강국이 됐습니다. 문화 성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관광을 유발하며 한 국가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업인으로서 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경제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후원할 계획입니다.

▶허용수 2022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장
-세계합창대회가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일반적인 국제대회에서는 타인과 대결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결정됩니다. 반면 세계합창대회는 ‘음악은 만국 공통어이며 문화와 국가를 연결한다’는 주제에 따라 경쟁을 통한 승리보다는 참여 자체를 중시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각국의 합창단들은 우정콘서트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향후 국제교류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또 폐회식의 대미를 장식할 대합창단 공연은 전 세계 합창단들이 합동으로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인데요. 경쟁을 넘어 화합을 추구하는 합창의 정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도한 경쟁사회에 지쳐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쉼표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합창대회 축하콘서트

▶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경연무대
-강릉 세계합창대회는 어떤 대회가 되기를 바랍니까?
=전 세계적으로는 열두 번째 대회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되는 대회입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부산에서 제2회 세계합창대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대규모 실업, 국가·인종·계층 간의 갈등과 대립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강인한 우리 국민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 세계합창대회에서는 전체적으로 협력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개개인에게는 따뜻한 위로는 물론 문화행사를 마음껏 누리는 소중한 일상으로 복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대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메가이벤트이며 국민 화합과 치유에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대회가 평창올림픽처럼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세계합창대회의 비전은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2022년에는 합창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 메시지를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강릉시에서도 2021년 5월 북한 합창단 초청 계획을 발표했고 세계합창대회 주최 측인 인터쿨투르(INTERKULTUR) 재단이나 독일 주재 북한대사관의 협력을 얻는 방법 또는 세계합창평화상(World Choir Peace Prize) 제정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등 다양한 길을 모색 중입니다.
아직 북한 합창단의 참가가 확정된 바는 없지만 북한이 우리의 초청을 받아들여 대회에 참가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화해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합창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합창의 매력은 하모니에서 나옵니다. 합창은 조화와 화합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이 뛰어나다고 해서 혼자만 돋보여서는 안 됩니다. 개인주의가 강조되고 공동체가 해체돼가는 사회에서 합창을 통해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되는 것은 합창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합창은 하는 것도 재밌지만 보는 즐거움은 더 큽니다. 합창에 푹 빠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합창곡을 같이 따라 부르곤 합니다.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에 합창에는 많은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직위원장으로서 당부의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방역과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참가 합창단 모집, 이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이긴 하지만 큰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2022년 7월 대회 개최 전까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조직위원회는 안전하게 치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우리 국내 합창단에서 활동 중인 여러분은 방역에 대한 우려보다는 모두 잘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이 대회에 참가 등록을 해주길 부탁합니다. 이 대회에 참가한 것이 잘한 선택이 되도록 조직위원회가 이 축제를 통해 여러분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겠습니다.
글 이찬영 기자, 사진 강릉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회
결과보다는 과정을, 경쟁보다는 공존을!
2022년 강릉 세계합창대회는
세계합창대회는 독일 인터쿨투르 재단에서 주관하는 세계 규모의 합창 이벤트로 ‘세계합창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아마추어 합창대회다. 인터쿨투르 재단은 1988년 귄터 티취 회장에 의해 설립·운영되며 합창 부문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비영리법인이다.
2000년 오스트리아 린츠 대회를 시작으로 2년 단위로 열리며 매회 60~90개국, 2만여 명이 참가하는 음악계의 글로벌 메가이벤트로 성장했다. 2020년 대회가 코로나19로 연기되며 2021년 벨기에에서 개최돼 강릉 세계합창대회는 1년 만에 대회가 열린다.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이며 문화와 국가를 연결한다’, ‘참여만으로 명예롭다’는 슬로건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경쟁보다는 공존을 중시하는 올림픽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2022 강릉 세계합창대회의 주요 행사로는 개·폐회식, 시상식, 경연, 축하콘서트, 우정콘서트, 세계합창총회, 거리 퍼레이드, 워크숍·세미나, 음악박람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폐회식에서 각국의 합창단과 연합해 대합창단 공연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며 시상식에서는 종목별 그랑프리와 각 메달의 주인공을 발표하며 기념공연이 병행된다.
경연은 합창단의 자격 기준에 따라 챔피언 경연과 오픈 경연으로 나뉘며 합창단 구성 및 테마에 따라 28개 종목으로 나눠 치른다. 예를 들면 어린이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대학합창단·남성합창단·여성합창단·혼성합창단 등 연령과 구성에 따른 분류와 교회음악 아카펠라·재즈·영가·팝 앙상블 등 테마별로도 구분된다.
축하콘서트는 특정 테마 또는 세계 정상의 예술단체를 초청해 대회 기간 매일 열리는 행사다. 우정콘서트는 같은 장르의 합창단 5~6팀이 연합해 공연하며 주로 개최 도시의 공공장소에 야외무대를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 밖에 각국의 참가 합창단이 자국의 고유 의상을 입고 도시의 거리를 행진하는 ‘거리 퍼레이드’도 국제합창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