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1,original,left[/SET_IMAGE]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평택시에서 불과 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버스가 1시간에 한 대밖에 다니지 않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이 그렇듯 병원에 한 번 가려면 5Km 떨어진 안성읍까지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 20년째 마을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김애숙(50) 대추보건진료소 소장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진료소는 간호사 또는 조산사 자격을 가진 사람 중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을 받은 보건진료원이 진료 행위를 하는 보건시설. 주로 병원이 없는 무의촌 지역에 설립된다.
사범대에 진학해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김 소장이 간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집안 사정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보건 장학생으로 입학하면 숙식은 물론 장학금까지 주는 제도가 있었어요. 대신 졸업 후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것이 의무였죠. 경북 군위군 보건소에 첫 발령받았는데 1981년 군위군이 보건진료소 시범사업군으로 선정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김 소장이 대추보건진료소로 온 것은 1985년. 1983년에 문을 연 대추보건진료소가 채 자리 잡기 전이었다.
“20평짜리 건물만 덩그러니 있었어요. 무에서 유를 이룬 셈이죠.”
기본적으로 1차 진료 및 투약·상담·예방접종 업무를 하지만, 농촌 마을인 탓에 고령 인구가 많아 방문진료도 수시로 한다. 또 독거노인들에게 빨래 서비스 및 반찬 지원도 하며, 고혈압·당뇨 관리교실, 관절염자조관리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소장이 혼자 근무하는 보건진료소는 인사이동이 거의 없다. 농어촌 지역의 유일한 종합 의료복지지관인 탓에 지역 주민의 병력은 물론 집안 형편까지 꿰뚫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 역시 관할 지역인 6개 마을, 512가구 1,556명의 병력은 물론 개인 연애사까지 꿰고 있다. 요즘 김 소장의 근심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으로 담당 마을 가운데 2개 마을이 이주하게 돼 금명간 대추보건진료소가 문을 닫게 된다는 것.
“정든 곳을 떠나려니 착잡하죠. 이곳이 제 고향이자 제 자식들의 고향이니까요. 무엇보다 한 가족처럼 지내던 주민들과 헤어지게 되는 것이 가장 슬픕니다.”[RIGHT]오효림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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