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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우리 옛집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법이 없다. 나무가 많은 곳에서는 나무를, 돌이 많은 곳에선 돌을 이용해 집을 지었다. 이도저도 여의치 않으면 흙벽돌을 이용하기도 하고 땅을 파 움집을 지어 생활했다.
초가(草家)만 해도 벼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볏짚을 이엉으로 사용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갈대 등을 이어 얹기도 했다. 자연과 가까운 덕분에 바뀌어가는 사계절의 색깔에도 어울리지 않을 리 만무하다.
늦가을 산행길에 들러봄직한 강원도 삼척 대이리의 너와집도 매 한가지다. 수목이 울창한 산간 지역에서 지천에 널린 나무를 베어 만든 판자를 겹겹이 포개 이은 다음 돌이나 통나무로 듬성듬성 눌러 놓았지만 서너 해는 거뜬히 버틸 수 있다. 그러다 나무마저 쉽게 구할 수 없으면 참나무나 떡갈나무 껍질을 벗겨 말린 후 지붕을 이어 굴피집을 만들기도 했다.
너와집은 적송이나 전나무 등을 적당한 크기로 켜 포개 올린만큼 말 그대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지붕 마구리에는 까치구멍까지 있어 외기와 내부의 대기가 연결돼 있다. 맑은 날이면 구들방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비가 오면 나무가 습기를 머금어 틈새를 가리고, 눈이 오면 지붕에 쌓여 온기를 보존해 주는 것이 신통할 따름이다. 냉기와 온기는 콘크리트로 두껍게 안팎을 차단한다고 해서 보온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단열재를 넣어도 보온은 될지언정 어느 한쪽에 습기가 차게 마련이다. 그렇게 보온을 한다 해도 또한 환기가 문제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구멍 숭숭 뚫린 너와집의 기능을 대적하기 어려운 것이다.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그러니 너와집이나 굴피집의 미덕은 무엇보다 여유라고 할 수 있다. 허술한 듯하면서도 그 여유로움으로 환기와 보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다. 우리네 조상들이 살아온 모습이 본디 이와 같았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마저 염려할 일이 아니다. 지천으로 널린 자연 몇 조각을 이어 잠시 머무를 곳으로 삼았다 떠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겨울로 가는 늦가을 여행길에 삼척 대이리와 신리에 남아 있는 너와집 마당과 토방에 도시인의 무거운 삶을 잠시 내려놓았다. [RIGHT]사진·권태균/글·이항복[/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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