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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지난 12월15일 북한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첫 제품이 나왔다. 단지 내에 생산라인을 건설한 주방제품 생산업체 리빙아트(주)가 입주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남북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시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측이 개성공단 건설에 합의한 뒤 4년여 만에 이뤄낸 쾌거다. 남측 브랜드의 ‘메이드 인 개성’ 시대가 열린 셈이다.
총 2,000만 평 규모로 예정된 개성공단은 우선 2만8,000평 규모 시범단지가 연내 조성공사를 마치게 된다. 시범단지 안에는 현재 15개 입주기업 중 8개 기업이 공장을 건축중이다. 공업단지 850만 평과 생활·관광구역 1,150만 평으로 이뤄진 개성공단은 3단계에 걸쳐 개발되며,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인 100만 평의 공업단지는 2007년, 나머지 130만 평과 620만 평은 각각 2009년, 2012년까지 나뉘어 개발된다.
<코리아플러스>는 시제품 생산을 1주일도 채 남겨놓지 않았던 12월10일 공단 조성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한국토지공사 공창두 개성공단사업단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진행 과정과 우여곡절, 그리고 향후 개성공단 운용계획 등 사업 전반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며칠 전 개성에 다녀오셨는데요.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요즘 현지 상황이 바쁘죠?
“네. 올 하반기에 사업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21일 개성공단개발사무소가 준공됐고, 12월8일에는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이 개설됐습니다. 그리고 12월15일 주방기구를 생산하는 리빙아트(주)가 첫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최근 가장 어려웠던 문제 중 하나였던 전력협상이 타결됐고, 통신협상도 다음주(12월16~17일) 북측 관계자들과 접촉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사업을 추진해 온 실무책임자로서 남다른 감회를 느끼실 것 같은데요?
“2003년 1월 제가 사업단장으로 온 이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그해 11월 사업협약서가 체결돼 금방이라도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그 후 북·미관계가 경색돼 2년 동안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12월부터 북측과 대화의 물꼬가 트여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것입니다. 2003년 2월 휴전선을 통과하는 임시 도로를 이용해 개성공단 부지를 육로로 답사했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B]“공단부지 육로 답사는 역사적 사건” [/B]
-개성공단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개성공단사업에 어떻게 해서 토지공사가 참여하게 된 것입니까?
“개성공단사업은 현대아산이 2000년 8월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및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시작됐습니다. 같은 해 11월 토지공사는 현대아산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대아산과 협약서를 체결, 공업지구 내 산업단지 800만 평 중 우선 100만 평을 공단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양자가 역할을 분담해 사업에 착수하게 된 것입니다.”
-개성공단 조성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이고, 사업 진척은 어느 정도 된 것입니까?
“사업의 총면적은 2,000만 평에 달하고 여기에는 공장·주거·관광구역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현재는 공장구역 800만 평 중 100만 평에 대한 사업이 추진중에 있습니다. 공단 조성은 올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부지 조성공사에 착수한 이래 지난 6월 2만8,000평에 달하는 시범단지 부지정지 및 분양을 완료했습니다. 또 10월에는 토지공사의 개성공업지구개발사무소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하는 동시에 본단지 공장용지 등의 분양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개성공단 조성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예상하십니까?
“개성공단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약 250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2만2,000명의 고용인력 창출과 26억 달러의 직접적인 생산효과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더 큰 소득은 개성공단이 성공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구축에 기여한다는 사실이겠죠.”
-이전의 대북 투자와 개성공단사업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대북 투자는 주로 남한에서 자재를 북으로 보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물건을 만드는 위탁가공이나 해외 중개상을 통한 간접교역 형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대북 투자 형태는 납기지연·품질관리 등에 어려움이 따르고 인프라 미비와 과다한 물류비용 등 문제의 소지가 있어 대북 투자 기피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사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남북간 최초의 대규모 투자사업이자 대북 직접투자의 큰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고 여겨집니다. 아울러 이 사업은 금강산사업, 경의선철도·도로연결사업과 함께 남북경협사업의 큰 축을 이루는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B]“대북 직접투자 모범적 사례 기대”[/B]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서울에서 직선 거리로 60㎞ 지점에 위치하며 인근에 인천공항·인천항·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입체적으로 잘 갖춰져 물류비 절감이 기대됩니다.
또 개성공업지구 착공연도의 최저임금 수준이 월 57.5 달러(약 8만 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토지 공급가격이 수도권 내 공장용지의 3분의 1 수준인 14만9,000원인 점도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겠죠.”
-사업추진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남북한이 50년 이상 법적·제도적으로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다 보니 여기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토지 임차료와 전력·통신 같은 기반시설과 관련한 업무협의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개성공단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데 합리적인 임차료 수준이 반드시 필요한 점 등을 들어 북측을 적극 설득해 180여 억 원으로 최종 합의했습니다. 또 전력과 통신은 설치방법 및 운영주체, 사용료 등에서 이견이 있어 협의를 지속한 결과 전력의 경우 지난 12월3일 합의서를 체결했고, 통신은 의견접근이 많이 이루어져 이르면 연내 합의서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개성공단 폐수·폐기물·용수 등의 기반시설은 공장을 돌리기 위해 필수적인 것들인데, 현재 어떻게 추진돼 가고 있습니까?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사용할 폐수·폐기물·용수 등에 대한 북측과의 협의 및 설계 준비를 마쳤으며, 전력·통신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연내 사업추진 협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시범단지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본단지 입주기업의 공장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기반시설 설치 및 공급이 추진될 것입니다.”
-본단지 공장용지 분양 일정과 그 기준 그리고 전망은 어떻습니까?
“시범단지 입주기업의 편의증진을 위해 지원시설용지, 주유소 및 가스충전용지 약 7,000평을 내년 1분기중 공급할 예정이며 공장용지(65만 평) 가운데 본단지 1차분 5만 평은 내년 1분기에, 잔여분은 하반기부터 공급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4년 동안 개성공단사업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외부의 비판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사회주의체제에 시장경제를 수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테두리를 만드는 데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북측 관계자들과 수십 차례 만나 때로는 그들을 설득해가며 11개 하위규정(시행령) 틀을 만든 거죠. 북측이 요구하는 대로 우리가 다 응하기만 했다면 아마도 일은 훨씬 빨리 추진됐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주기업이 안정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는지 여부입니다. 이런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북측은 이 사업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십니까?
“북측 관계자들이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습니다만 상당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나진, 선봉, 신의주경제특구사업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죠. 개성공단 조성사업의 경우에는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요충지를 남한에 내주었다는 표현을 쓰면서까지 특별법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을 보면 이를 통해 경제를 회생시켜 보겠다는 최고권력자의 의지와 기대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B]“공단 폐쇄 등 돌출상황 없을 것”[/B]
-하지만 우리 기업인들은 북한체제가 여전히 폐쇄적이기 때문에 투자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 않습니까?
2002년 11월 개성공업지구법이라는 특별법을 제정(공사와 사전 협의)하고 남북 당국 간에 투자보장·분쟁해결 절차에 관한 합의서가 체결·발효되는 등 법과 제도적 틀을 마련해 국제사회에 이 사업을 널리 공포한 것을 볼 때 북한의 돌출행동은 상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는 사업진행속도가 느리다고 할 수 있지만, 공단을 폐쇄한다든가 하는 문제는 결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제품은 어떻게 처리됩니까?
“일단 내수용으로 쓰일 것 같습니다. 북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아직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을 1차 수출지역으로 보고 활로를 모색하려고 합니다.”
-개성공단사업 추진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는?
“지난해 6월30일 시범단지 부지 조성공사 기공식 이후 토지 입찰 단계에서 국내 모 언론사가 ‘북한이 전략적 요충지를 내놓는다’는 보도를 한 후 대폭적으로 땅값이 올라가는 거예요. 대략 1억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를 놓고 남북 양측 관계자들의 줄다리기가 계속됐고 수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1,600만 달러로 최종 타결됐죠. 이 중 1,200만 달러는 현금으로 주고 400만 달러는 출입통관사무소를 건설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개인적 경험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마라톤을 좋아해 지난해 봄 우리가 묵고 있는 개성 자남산여관 내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다 여관 정문이 열려 있어 그대로 시내 쪽으로 뛰어나갔더니 북측 안내원이 대경실색하며 ‘어디로 뛰어나가느냐’며 잡더군요. 그 안내원 말이 ‘우리는 남쪽에 가도 호텔 내에서 다른 층으로도 못 가는데, 그나마 이렇게 여관 마당이라도 뛰는 것이 어디냐’며 ‘좀 참아 달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 많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2005년 개성공단사업 추진계획과 현재 추진하고 있는 1단계 이후 개발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현재 진행중인 공장구역 1단계 100만 평 사업에 주력할 생각이며, 공장구역 추가 개발이나 다른 분야의 참여에 대해서는 향후 북한의 대외정책 추이와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을 감안해 정부 관계당국과 긴밀한 협의 아래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전력 문제가 해소되는 내년 1분기에 25개 기업이 더 입주할 것으로 보여 총 40개 기업이 내년 말까지 가동되리라고 예상합니다.” [RIGHT]취재·고성표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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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