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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차 6자회담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단연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꼽을
수 있다. 외교부에서 대표적 협상전문가인 송 차관보는 지난 1월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에
임명됐을 때부터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미국통인데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힐 차관보는 2001년부터 3년간 폴란드 대사를 지냈다. 같은 시기 송민순 차관보도
폴란드에서 대사로 근무했다. 또 힐 차관보는 1980년대 한국에서 근무했고, 당시
송 차관보는 외교부 북미국장이었다. 업무상으로도 긴밀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 사이였다.
6자회담이 열리기 전 송 차관보는 힐 차관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힐 차관보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아채고, 줘야 할 것은 줄 줄 아는
탁월한 협상가다. 대화하기 편하다. 의전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결과와 대화
내용을 중시한다. 주한 대사 시절 광주 5·18 묘역 참배는 그의 이런 태도에서
나왔다. 힐은 6자회담을 원만히 이끌 것으로 본다.”
이런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송 차관보는 6자회담에서 북·미 간의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3주간의 휴회에 들어간 지금도 송 차관보는 후속 회담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중국을 오가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휴회
기간인 3주를 최대한 활용해 타결 가능성을 열도록 집중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6자회담 후속 조치를 고려하는 것이 있습니까? 회담국들과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나요?
“휴회기간에도 참가국들 간에 활발한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회담이 다시 열리면 더욱 빨리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8월11일부터 13일 사이 중국을 방문했고, 또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4차 회담이 속개됐을 때 구체적 결실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러시아와 일본에는 또 다른 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추진 중입니다. 남북 간에도 서울에서
열리는 8·15 남북공동행사 때 방문하는 북측 고위 인사를 적극 활용하고 기왕에
가동하고 있는 남북 채널을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사 교환을 할 계획입니다.”
경수로에 관한 언급을 공동문건에 포함하자는 북한측 입장은 곧 우리의 ‘중대제안’,
즉 200만㎾ 전기 공급 제안을 거부하는 것 아닙니까?
“북한은 우리의 중대제안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며, 중대제안을 거부한 바 없습니다.”
북한은 평화적 핵 이용과 경수로 보유 권리를 공동문건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은 무엇입니까?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는
회담에서 중요 쟁점사항의 하나였으며, 이에 대해 다양한 협의가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에 대해 일관된 입장에 있으며, 이번 제4차 6자회담
첫 단계 회의에서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먼저 북한은 핵을 폐기한 뒤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및 추가 의정서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경우
여타 NPT 당사국들과 마찬가지로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갖게 됩니다. 경수로의
경우 대북 송전 제안에서 밝힌 바와 같이 경수로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평화적 핵 이용에 관해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다른데, 이 차이를 좁힐 만한
우리 정부의 대책이 있습니까?
“제4차 6자회담 첫 단계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의사소통을 추진해 실질적 진전을 이루도록
기여했습니다. 또 북핵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정부는 회담이 다시 열리면 협상 진전이 더욱
가속화하도록 참가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창의적 방안을 마련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8월 말 재개예정인 회담에서는 어느 문제부터 논의해야 합니까?
“제4차
6자회담 첫 단계 회의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목표와
원칙을 담은 공동문건을 채택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공동문건에 포함할 내용에 대해
실질적이며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해 참가국들이 많은 부분에서 의견접근을 하는
등 긍정적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련국들 간 협의를 기초로 작성된 중국측
4차 초안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기초로 한 북한의 핵 포기와 함께 여타 국가의 상응
조치인 관계 정상화, 경제협력, 안보 문제 등이 집약적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는
회담이 속개되면 이번 중국측 4차 초안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이번 회담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일부
쟁점사항에 대한 참가국 간에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관련국들도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구체적으로 표명했습니다. 이렇게 앞으로
가야 할 방향과 내용에 대해 많은 부분 의견접근을 이루었습니다. 중요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휴회 기간에 각국이 좀 더 검토하고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활발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참가국들이 모두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정부의 외교 노력이 돋보였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반기문 장관은 지난 7월28일 북한 백남순 외상과의 남북외교장관회담,
또 미·일·중·러 장관회담을 통해 6자회담 진전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지난 8월2일에는 미 라이스 국무장관과 전화협의를 갖고 공동문건을 타결하기 위해
양국이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반 장관은 휴회 결정 전날인 8월6일
중국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전화협의를 갖고 ▷단기간 휴회 ▷속개시 4차
초안을 기초로 한 협의 재개 ▷휴회 기간 중 참가국들의 건설적 분위기 조성 노력
등 3가지 사항에 합의해 다음날 전체회의에서 이를 성사시켰습니다.”
이번 제4차 6자회담 첫 단계 회의에서 의장성명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이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공동문건, 곧 중국측이 제안한 4차 초안에 포함된 내용을 설명해
주십시오.
“공동문건의 주요 내용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의 핵
포기와 이에 상응하는 한·미·중·러·일 등 관련국들의
조치에 대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관계정상화, 경제협력, 안보 문제 등이 망라돼 있습니다.”(상자기사
참조)
또 이번 회담은 유례없이 13일 동안이나 끌었는데요. 진행 방식이 독특했던
것 같은데, 어떤 식이었습니까? 그리고 참가국들이 회담에 임하는 자세는 앞선 회담
때와 어떻게 달랐습니까?
“참가국 모두 회담의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합의를
도출할 때까지 협상을 계속한다는 각오로 진지하고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참가국들은 6자회담 개최 이래 처음으로 필요하면 형식과 장소에 관계없이 양자협의를
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측과 진지하게 협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수석 및 차석대표급 소규모 협의, 만찬협의 등 제한 없이 양자협의를 개최했습니다.
그래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회담 상대국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힐 차관보와의 협의를 ‘밀월’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고려해 미국과 협의가 잘 안 되면 우리 측에 협조를 구하는 등 실용적
접근을 추구했습니다.”
속개될 회담에서 매듭을 지으려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이
꼭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하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달 말의
6자회담도 힘들지 않겠습니까?
“김정일 위원장은 6·17 정동영 장관과의
면담 때 핵을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며,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26일부터 8월7일 사이 열린 4차 회담 첫 단계 회의에서도
북측은 핵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었습니다. 참가국들은 이에 따라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했고, 상당부분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휴회기간에 6자회담 관련국들은 양자협의 같은 다양한 방식의 접촉으로 이번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한 부분을 중점 협의할 것입니다. 8월 말에 회담이 속개되면 이번 회담
내용을 기초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합니다.”
후속 회담을 전망해 주십시오.
“중요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휴회 기간에
각국이 좀 더 검토하고 협의하자고 했기 때문에 참가국들이 회담이 속개되기 전까지
활발하게 협의할 것으로 봅니다. 아울러 모든 참가국이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최영재 기자
의장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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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6자회담의 첫단계 회의가 7월26일부터
8월7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었다.
6자는 상호 존중과 평등의 정신 하에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에 관해 진지하고 실용적이며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를
좋은 분위기에서 가졌으며, 이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공동 인식의
폭을 넓혔으며 긍정적 진전을 이루었다.
6자는 6자회담의 목표는 평화적 방법을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임을 재확인하고, 이러한 목표를 지향하는 공동문건을
발표하기로 합의하였다.
6자는 공동문건에 관하여 심도 있고 유용한 논의를
가졌으며, 많은 측면에 있어 합의에 도달하였다.
6자는 각 대표단이 본국에 돌아가서 필요한 보고를
하고 상호 입장을 좀 더 연구하며 아직 남아 있는 차이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잠시 휴회를 갖기로 결정하였다. 휴회기간 동안 각 측은 상호
의사소통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다.
제4차 6자회담은 2005년 8월29일 시작하는 주에
재개될 것이며, 일자는 합의하기로 하였다.
6자는 6자회담 과정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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