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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의 향사(享祀)는 이곳에 위패를 모신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을 기리는 제사다. 서원의 제사라고 해서 일반의 제사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렇다고 일반에서처럼 제일을 찾아 지내는 것은 아니어서 매년 음력 정월과 8월 중정일에 두 차례 향사를 올린다.
향사는 2박3일 동안 계속된다. 제관들은 제사 이틀 전 서원에 도착해 의관을 정제하고 정문을 들어서야 한다. 본격적인 향사는 제사 전날 새벽 제관들이 도착했음을 사당에 고하는 알묘례(謁廟禮)를 올리면서 시작된다. 이후 제관들의 역할을 정하는 집사분정(執事分定)을 거쳐 제사에 올리는 제물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 제물생간(祭物牲看)이 있고, 그날 밤에는 제기를 손질하는 척기(滌器)와 제사에 쓸 쌀을 씻는 석미(淅米) 절차를 거친다.
제사 당일 새벽 축시가 되면 비로소 사당에 제사를 올린다. 제사가 끝나면 축문을 구덩이에 묻는 망예를 거쳐 음복례(飮福禮)까지 마쳐야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번 정문을 들어선 제관들은 이 모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정문을 나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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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의 절차가 이렇게 엄격한 것은 서원이 유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예의와 법도의 중심을 자처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차가 정석이니 제사에 참가했던 모든 제관들도 돌아가 이와 같이 행하라’는 뜻도 담겨 있는 것이다.
엄격한 형식과 절차에 따르는 만큼 제삿상 차림의 규모도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제물로 오르는 것은 생돼지머리와 생미나리·기장·쌀 등이 전부다. 간소하다 못해 허전하기까지 하다. 정성은 뒤로한 채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야 한다는 세속의 행태를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향사는 여느 관광지의 행사처럼 겉모습만 본뜬 박제화된 모습으로 그냥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다. 관광객들은 그저 이벤트를 즐기듯 지나칠 뿐이지만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그 문중에도 이만저만한 영광이 아니다. 그러므로 제관으로 뽑히기 위해서는 평소의 몸가짐에서도 흐트러짐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향사란 직접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지금도 여전히 삶에 간섭하는 살아 있는 전통인 것이다. 아울러 때마다 제삿상을 차리는 모든 한국인들에게도 본받아야 할 규범으로 남아 있다.
[RIGHT]사진·권태균 / 글·이항복[/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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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