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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남아 의료진도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수년 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죠. 이번 선정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합니다. 2005년까지가 혁신을 위한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13일 행정자치부로부터 ‘2005년 신지식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석탄산업훈장을 받은 김종원(53) 원테크놀로지 연구소장의 말이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6년간 같이 고생한 직원들과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겠다”며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김 소장은 1999년 (주)원테크놀로지를 창업하며 레이저 의료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레이저 광학기술과 전력전자공학기술을 접목해 크리스털을 이용한 암 치료용 레이저 기기를 개발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색소병변 치료 레이저(WON-COSJET TR Laser), 피부 재생 종합 피부미용 레이저(WON-COSJET SR) 등 다양한 레이저 기기를 개발해 국산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끊임없는 노력으로 시장 개척 성공[/B]
그는 “21세기는 광(光)의 시대라 할 만큼 광학기술은 산업 전반에 필수 분야로 자리 잡았다”며 “선진국의 몇몇 메이저 회사가 폭리를 취하는 왜곡된 시장구조 때문에 일반인이 레이저 시술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이 창업할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레이저 의료기 시장은 외국산 레이저 장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였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우리의 레이저 기술은 외국 기술에 의존했고 국내 레이저물리학 기술과 광학 기술분야 등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김 소장은 “1999년 당시 국내 레이저 기술은 불모지와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걸음마부터 배우는 자세로 시작해야 했습니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은 고생의 연속이었죠. 국내 레이저 의료기 시장은 지나친 외국 장비 선호 때문에 국산품은 아예 무시되는 풍토였습니다. 그래서 우선 레이저물리학의 최고 주자인 러시아의 기술부터 섭렵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들의 숙련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할 수 있었죠.”
실제로 그는 2000년 3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 레이저물리학연구소, 이르쿠츠크 주립대학 물리학과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러시아 중소기업청의 도움으로 러시아 연구원을 초빙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김 소장은 숙련된 경험과 기술을 이전받았다.
“지금은 성공했지만 당시에는 어려움도 참 많았어요. 한국과 러시아 연구원들 간의 의사소통도 안 됐고 레이저 광학부품의 해외 조달도 원활하지 않았죠. 그러나 하루의 3분의 2 이상을 한 공간에서 같이 부대끼며 일하다 보니 나중에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어느새 가족 이상의 친밀감을 갖게 된 것이었죠. 이런 수년간의 노력 덕분에 더 좋은 우리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김 소장은 러시아의 레이저물리학연구소와 2년6개월에 걸쳐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배재대와 산·학·연 공동사업을 통해 의료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국대 의과대학의 임상시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아 초소형 고체 레이저 장비 개발에도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털을 이용한 암 치료용 레이저 기기인 WON-PDT Laser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화학과 광학의 접목으로 의료분야 치료 기술에서 신기원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암 치료용 다이오드 레이저(WON-PDT D 662) 등 끊임없는 개발로 이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레이저 의료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과 성능 면에서 해외 제품을 능가하는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도 국내에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의사들의 보수적 성향이 국내에서 자리 잡는 데 가장 큰 장벽이었다고 그는 토로했다. 그는 “문전박대당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주위에서 친구들이 ‘그 사업 왜 하느냐’고 만류도 했지만 ‘한번 해보겠다’는 고집으로 밀어붙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색소병변 치료 레이저는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에서 우수 레이저 장비로 인정받았다”면서 “그간의 노력이 보수적인 한국 의료기 시장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통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B]“레이저 의료 시술 대중화 이룰 것”[/B]
김 소장은 그동안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4년에는 싱가포르 등 4개국에 3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의료기기 선진국인 독일로부터 레이저 수술기 생산 의뢰를 받는 등 각종 성과를 거두고 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최근에는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제품 구매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술력을 알아본 거죠. 물론 국내시장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두 번 제품을 써 본 의료진 사이에 우리 제품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는 회사도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다. 최근 추진 중인 제품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김 소장은 유럽·남미·미주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개발에 성공하고도 아직 성숙하지 못한 국내시장의 여건을 감안해 미뤄놨던 암 치료기의 상용화도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현재 국내 한 병원에서 우리가 개발한 다이오드 암 치료기로 할 수 있는 모든 임상시험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5년 이내 암 치료기 상용화를 이뤄 연간 10만 명에 달하는 암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이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죠.”
그동안 미지의 땅을 개척했던 불굴의 정신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김 소장.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차별화된 높은 기술과 확실한 제품, 합리적 가격으로 레이저 의료기기를 보급할 생각”이라며 “고가 외국산 장비 때문에 값비싼 시술로 분류됐던 레이저 의료 시술의 대중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IGHT]백창훈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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