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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국내
최대 규모의 항만 축조가 이뤄진 부산항 신항 현장. 2월의 차디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하지만 현장의 산업역군들이 흘리는 땀방울 속에 세계 최고
신항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안 사장은 개장 이후 항만운영 점검과 선사 유치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항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이 때문에 지쳐 있을 만한데도 ‘동북아 허브 항만 구축’이라는 사명감으로
한가할 틈이 없다.
안 사장은 “신속하고 저렴한 화물처리 등 세계 최고의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그는 최첨단 IT 신기술을 접목한 자동화된 하역시스템으로 항만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 신항의 조기 활성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화주(貨主)들도 시설 둘러본 후 감동”
무엇보다
개항과 관련,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여러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관계자 분들한테 감사 드립니다. 신항이 개항함으로써 기존 물량처리로
인한 문제점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또한 정부 구상처럼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거듭나는 데 신항이 허브역할을 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산신항만주식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시죠.
“부산신항만주식회사는
해운선사들의 해상운송을 위한 부두에서 화물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짐을 내리는 서비스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부두의 기능 중 재래식 하역 작업에서 규격화·기계화·시스템화를
갖춰 빠르고, 정확하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해운선사와 화주에게 제공하는 일이죠.
보관과 재고 조사기능 등을 갖춰 세계적 컨테이너 전용부두로서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배로 이동하는 물량에 관한 모든 것을 맞춤서비스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예정보다 1년여 앞당겨 개항을 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중국 상하이
양산항이 지난해 12월 10일에 개항했습니다. 경쟁항으로서 개항시기를 비슷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죠. 개항을 서둘러 양산항으로 가는 배와 컨테이너를 못 가게
막아야 하잖아요(웃음). 양산항과 경쟁을 하기 위해 건설공사를 조금 빠르게 진행한
결과 개항이 생각보다 일찍 이루어진 겁니다.”
그에 따른 항만 건설이나 운영상 문제는 없겠습니까.
“고객이 이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시범운영을 통해 하나하나 점검을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그동안 해외 화주들이 신항을 방문해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보고 감동하고
돌아갔습니다. ‘곧 배와 함께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말이죠. 고객 맞춤 시설은
완벽하게 준비돼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과 차이가 있다면.
“중국 상하이 양산항과 신항은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북아 항만의 허브가 되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만 규모나 입지 면에서는 차이가 있죠. 화물 처리
규모에서는 양산항이 부산 신항보다 3배 정도 큽니다. 지난해 개장한 양산항은 8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 분)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 5개를 갖춰 연간 220만 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신항은 1만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 3개를 갖춰 연간 90만 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2011년까지
30선 석이 모두 완공되면 804만 TEU의 하역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과 경쟁 자신”
입지
조건은 신항이 좋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입지 면에서는 신항이 양산항보다
비교적 좋은 조건이죠. 신항은 미주~유럽을 잇는 중간 지점에 있어 환적화물 유치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배후도로 건설도 계획되고
있어 신항을 통해 서울 등지의 내륙까지 화물을 운송하기에도 좋은 여건이죠. 이에
비해 양산항은 상하이에서 남동쪽으로 60km 이상 떨어져 있는 등 내륙도시와 거리가
먼 것이 단점이죠. 또한 신항은 육지에 있는 반면 양산항은 망망대해에 항만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기상현상에 따라 물량의 흐름도 좌우됩니다. 또한 가동일수도
300~330일 정도밖에 안되지만 우리 신항의 경우는 1년 내내 가동되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일 텐데요.
“사실 양산항에 비해
규모 면에서는 뒤처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신항은 항만관련 우수한 인프라와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또한 배후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조성돼 항만물류산업과 연계되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부산 동명대 항만물류교육센터와 협약을 맺고 우수한 항만
운영인력도 양성 중입니다. 또한 최첨단 풀 사이즈 크레인 시뮬레이터로 교육받은
전문 인력들을 채용했죠. 이러한 신항의 조건과 최첨단 하역 시스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무장한다면 중국이나 일본의 환적화물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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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 경쟁력·서비스질 높아
주요
고객인 대형 외국 선사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존의 부산항인
북항과 신항이 높은 생산성과 효율적 운영을 이루어낸다면 상하이 양산항과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항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죠. 또한 신항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선사들의
항만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력 있는 가격과 질 높은 서비스는
말할 나위도 없고요.”
앞으로 부산 북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일단 북항은
시설과 면적에 비해 연간 1200만 개라는 엄청난 물량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만의 협소함으로 인해 해운선사들이 불편을 겪고 있죠. 이런 단점을 우리
신항이 보완하는 측면도 있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북항과 신항의 경쟁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북항과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하역료 경쟁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북항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중국·일본 항과의 경쟁이 우선시 되는
거죠. 선박 대기시간을 줄이는 등 물류 흐름을 원활히 해 중국과 일본 항만으로 갈
컨테이너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나갈 겁니다.”
신항은 아시아 최고 항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과 강점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죠.
“신항은 최첨단 장비와 운영시스템,
넓은 터미널 야드와 배후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터미널의 생산성
증가는 물론 선사의 비용 절감으로 한층 더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입지를 굳힐 생각입니다.
또한 지리적으로 해운선사들의 간선항로상에 위치해 환적 화물을 처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리적 조건인 데다 천혜의 항구로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신항이 문을 열자마자 ‘개점휴업’이라는 가십성 기사도
내보내고 있습니다만.
“호텔에서 여러 인사를 초청해 창업식을 가졌다고
바로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들의 반응이 생기고
그런 고객들을 유치해 나가면서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신항도
그와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미니카 칼세이도 항만의 경우 개항 이후 7개월
동안 비어 있었습니다. 또한 유럽 안트워크항은 8개월, 심천 양티안터미널도 1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화물이 들어오는데 평균 7~8개월은 걸립니다.
하지만 신항은 다음달부터 배들이 들어오게 됩니다. 3~4개월 정도를 앞당긴 거죠.
그래서 지금 모든 직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며 각자 맡은 일을 철저히 해내고 있습니다.”
“올해 80만 개 물동량 처리할 것”
외국기업이
신항운영회사의 대주주로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외국기업(두바이
포트 월드)이 대주주로 있다고 해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바이
포트 월드는 세계적인 터미널 운영회사입니다. 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운영
노하우와 영업전략을 바탕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세계화에 걸맞은
신항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부산신항으로서는 큰 힘이
되는 것이죠.”
올해 항만 운영목표와 마케팅전략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습니까.
“두바이
포트 월드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80만 개 물동량 처리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고객에게는 원스톱 서비스, 초대형선 접안 인프라 구축, 실질적 자유지대
운영 등 초일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죠. 국제적인 항만 동맹 구축 등 글로벌 마케팅도
함께 해나갈 생각입니다. 영어 공용화, 산학협력을 통한 물류 전문 인력 양성 등
인력 고급화에도 앞장설 계획이죠.”
추가로 마무리해야 할 잔여공사는.
“일부 선사(하역장)를 차질 없이
완공하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신항을 중심으로 남부권을
해운 물류 중심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다.
정부가 15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해온 항만 건설이 이제는 빛을 발할 때가 온 것이며
이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이 저희 몫이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물류 산업의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미나·홍보 등을 통해 부산시민과
경상도민에게 부가가치 창출에 대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죠. 싱가포르·홍콩·네덜란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류로 먹고 삽니다. 물류산업이 발전하면 자연적으로 수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금융과 관광산업은 저절로 발전하게 되죠. 사람·정보·돈이
모이면 잘 살고 잘 먹는 나라가 되는 겁니다. 앞으로 IT·BT 등과 함께 물류산업도
비중 있는 성장동력으로 인식되도록 열정적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