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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세계가
모두 우리의 원전센터 건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세계인이 즐겨
찾는 교육·관광명소로 만들겠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황병준(60) 방사성폐기물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6대
원자력 강국이면서도 그동안 원전센터가 없었다는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며 그러나
“늦은 만큼 최신의 기술로 가장 안전한 원전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74년 한국전력(주)에 입사한 후 오로지 전력 분야의 길을 걸어온 황 본부장은 이
사업을 국가와 사회봉사의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알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자취를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전센터 건설사업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지.
“우선
보안, 안전, 환경, 주민수용성 등이 역점을 두는 분야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처분장은
특히 안전하게 친환경적으로 건설돼야 합니다. 따라서 설계단계부터 처분시설 운영기간은
물론 폐쇄 이후에도 최우선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되도록 시공감독과 품질관리를 철저히
할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원전센터 부지를 쾌적한
공간으로 구성·배치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원전수거물 처분방식은 결정되었는지.
“아시다시피
원전수거물을 처분하는 방식은 크게 천층처분과 동굴처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층처분은 지표면 또는 땅을 얕게 파서 10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속에 수거물을 처분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동굴처분은 지하암반에 동굴을 굴착해
수거물을 처분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처분방식을 택하느냐 하는 것은 그 나라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현재 이 두 가지 방식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처분방식은 언제쯤 결정이 되는지.
“오는
5월 말 이전에 결정을 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설계용역회사인 한국전력기술(주)
주관 아래 해외 천층처분 전문회사인 스페인 INTEC사와 동굴처분 전문회사인 핀란드
S&R사가 각각의 방식별 안전성에 대한 기술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방폐물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지자체·시민단체·학계를
모두 망라해 처분선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입니다. 여기서 안전성과 기술력, 경제성과
주민수용성 등을 평가할 것입니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원전센터에는
어떤 시설들이 들어서는지.
“원전센터 시설은 크게 처분시설, 관리
지원시설, 기반시설 그리고 홍보 및 조경시설 등 4개 분야로 구성될 것입니다. 이
모든 시설은 부지 인근에 있는 문무대왕릉, 이견대, 감은사지 등과 연계해 처분시설이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환경단체 등에서 철저한 지질조사들을 통한 안전성을
주장하는데.
“환경영향평가는 일반환경영향평가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로
나뉩니다.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업시행에 따라 소음·분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 분석하여 친환경적 개발을 위해 실시합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는
처분시설의 건설·운영, 폐쇄 때 방사성물질이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합니다.
안전성 분석은 부지특성조사 등 상세 부지조사를 실시하고 조사자료를 근거로 방사성물질의
이동에 대해 평가함으로써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입증하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관련기관에
의해 내년 2월까지 평가·분석돼 규제기관의 검증을 받게 될 것입니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원전센터가
완공된 후 유럽이나 일본처럼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프랑스
라망쉬 처분장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상륙작전을 감행한 휴양지 노르망디
해변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명화 ‘쉘부르의 우산’ 촬영지인
쉘부르 지역과도 가깝습니다. 이 두 곳 모두 원전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지로
유명합니다. 우리 원전센터 예정지인 경주에는 천년고도에 걸맞은 우리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곳에 원전센터와 양성자가속기 등 첨단 과학시설이 들어선다면
경주를 찾는 국민과 학생들에게 충분한 관광 시너지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에 대한 지역민의 거부감을 없애는 것도 중요한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 온실효과 규제를 위한 도쿄의정서 발효 1주년 등으로
원자력 발전 찬성론이 확산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
20주년 등 반대이슈도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묵묵히
맡은 바 전력생산에 치중하면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제때 알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그만큼 홍보도
중요합니다. ‘ 지자체가 앞서 원전센터 유치를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일본의 사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이미지 개선의 중요 표본이 될 것입니다. ”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첨단과학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원전센터는 300년 이상을 안전하게 유지해야 하는 시설입니다.
따라서 역사·문화도시라는 경주의 이미지와 상충되지 않고 조화될 수 있도록
원전센터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관광단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시설의
방문과 경주지역 관광이 연계돼 관광객이 증가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경주는 분명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첨단과학기술이 어우러진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최근 원전센터 건설이 지지부진한 게 아닌지.
“원전센터
부지 선정 이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일부에서 그렇게 판단했나 봅니다.
부지선정 이후 산업자원부는 지난 1월 2일자로 전원개발예정구역 지정고시를 한 후
토지수용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각종 인·허가를 받기 위한 제반 측정, 조사
및 평가 작업을 거쳐 원전센터 시설 설계업무에 박차를 가하는 등 건설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현장인력을 위한 사택을 이미 구입했습니다.
오는 3월말 건설사무소가 이전되고 나면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도 이전하는데.
“본사
내 본사이전특별준비반을 구성해 이전 준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에는 2006년
11월까지 토지매수 및 이전 계획을 발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그 이전에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사 이전 시기는 2010년쯤 이루어질
것입니다.”
[SET_IMAGE]6,original,center[/SET_IMAGE]
직원가족들에 대한 교육 및 문화환경 조성이 필요할 텐데.
“지방
이전을 하는 모든 공공기관들의 공통된 과제입니다. 직원들이 가족들과 같이 생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및 문화환경이라고 봅니다. 이는 우리 회사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으므로 경주시, 경상북도 및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해 대도시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교육환경과 문화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회사 자체로도
노사와 협의를 전제로 근무 및 생활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원전센터 조성에 따른 지역경제 유발 효과도 자못 클
텐데.
“특별법에 따라 지역지원금 3000억 원을 원전센터 운영 개시
전에 지원하게 됩니다. 이 지원금은 경주시의 특별회계로 지자체 스스로 운영할 것입니다.
또한 폐기물 반입수수료로 연평균 85억 원 정도가 지원될 예정이고, 지역의무 공동도급제와
지역주민 우선고용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유발 효과도 근무인원만 해도 900명이 넘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때 본사사옥
및 사택, 부대시설 건설에 필요한 사업 규모는 약 1200억 원 정도로 지방세 납부액이
연간 약 42억 원 수준에 달하고 직원들의 소비규모를 어림잡아도 연간 약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설사업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원자력발전은
환경오염도 거의 없고 경제성도 뛰어난 에너지원입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1970년대 말 원자력발전 도입 이후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전력을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원자력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을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원전센터를 건설하는 것은 원자력의 혜택을 본 우리 세대의
책임입니다. 원전센터는 이미 선진국에서 30~4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어 안전성이
입증된 시설인 만큼 우리도 안전하게 건설·운영할 자신이 있습니다.”
권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