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지리산 산허리 자지러진 곳에 샛노란 산수유가 한창이다. 산수유 군락은 울컥 삐져나온 산의 정기(精氣), 늦은 봄 나뭇가지에 쌓인 노란 눈꽃 같다.
노란 눈꽃은 땅이 지핀 아지랑이에 다 녹고 나무 위에만 남았다. 솜 트는 집안 구석구석에 뽀얗게 앉은 먼지처럼, 따뜻한 햇살이 작고 노란 구름이 되어 나무 위에 사뿐히 앉은 느낌이다. 노란 구름이 마을을 안고 있는 동화 속 세상이랄까?
가볍고 두터운 눈꽃 아래서는 첫봄을 맞은 염소들이 지난 겨울을 함께 한 소복한 애기솜털을 날리며 봄 햇살을 맞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어린 생명에게 부드러운 대지의 따뜻한 아랫목에서 만나는 산수유는 밝은 세상이다. 봄의 생명력을 처음 보여준 파릇파릇한 젊음이다.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산수유는 도회지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도 고향의 향수를 안겨준다. 포근한 산수유가 둘러싸고 있는 마을은 엄마의 뱃속처럼 편안한 안식이다. 파릇파릇 물이 오른 보리밭에 노란 꽃그늘을 만드는 산수유의 풍경은 돌아가고픈 고향의 편안함이다. 아련한 그리움이다.
산수유 절경을 만끽하려면 남도 땅 구례로 가자. 반도 산수유의 칠 할이 난다니 그 장관은 직접 맞닥뜨리지 않으면 반의 반도 느끼지 못한다. 마을로 들어서면 작은 냇가는 어느새 노란 계곡이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하얀 매화와 함께 산수유가 물가를 따라 흐드러지게 한창이다.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산수유의 장관은 가까이서 봐도 좋지만 조금 떨어져도 괜찮다. 앙증맞지만 단단한 작은 꽃이 모여 조금 더 큰 꽃송이가 되고 꽃송이는 다시 뭉쳐 더 큰 송이가 된다. 노란 눈꽃이 되고 따뜻한 이불이 된다.
지난 겨울 따지 않았던 빨간 산수유 열매와 함께라면 더 좋다. 약이 되지 못했으니 눈에라도 약이 될 터. 효심 가득한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찾던 산수유 열매는 변치 않는 홍옥(紅玉)처럼 붉은 빛이다.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 마을은 널리 알려진 탓에 이제는 상춘객들이 꽃놀이를 위해 찾는다. 노랗고 붉은 자태를 담기 위해 사진가들이 몰리기도 한다.
산수유의 노란 향기에 취하고 남도의 정취에 빠져보자. 남도 땅 구례, 지리산 자락이 저리도 손짓하지 않는가.
[RIGHT]사진 안홍범 | 글 이병헌 기자[/RIGHT]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