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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9일 개항 5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에
경사가 겹쳤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와 국제공항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05년
세계 공항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세계 최고의 공항’, ‘아시아 최고의 공항’,
‘대형 공항 최고의 공항’(연 이용객 2500만 명 이상), ‘가장 발전하는 공항’
등 4개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게다가 종합 순위에서도 세계 66개 공항
가운데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 가운데 우뚝 서게 된 배경에는 ‘불도저’ 이재희(59)
사장과 공항 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다. 외유내강형인 이 사장은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 CEO 자리에 오른 후 단 하루도 쉰 적이 없다. 다국적 회사에서
10억 원대의 연봉을 받던 그는 인천국제공항 사장으로 오면서 연봉이 2억 원으로
줄었지만 일하는 즐거움을 낙으로 삼고 있다.
최우수 공항에 선정됐는데요.
“세계
최고의 허브공항을 지향하며 서로 협력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히드로, 싱가포르 창이 등 세계 일류 공항들과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점수로는 인천공항이 세계
1등이지만, 부문별로 보면 서비스는 창이공항, 화물은 홍콩 첵랍콕공항이 인천공항을
앞섭니다. 또 허브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과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공항 내 상업시설은
영국 히드로공항이 1위입니다.
인천공항은 지금까지 ‘좋은 공항’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1등 공항’이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발전하려면 ‘브랜드 파워’가 중요합니다.
IT 하면 삼성, 자동차 하면 현대가 떠오르듯이 공항 하면 인천공항이어야 합니다.”
언제쯤 동북아 허브공항이 될까요.
“한·중·일
3국 간 무한경쟁은 앞으로 5년 안에 우열이 가려질 것입니다. 일본 나리타공항은
경제적 기반이 우수하며, 홍콩 첵랍콕공항은 인프라 구축이 잘돼 있습니다. 중국의
공항은 시장경쟁력이 우수한 편입니다. 게다가 경쟁국들은 공항을 중심으로 물류시스템
혁신과 함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연간
26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된 세계 최대 규모의 수퍼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는 등 육·해·공을 연계하는 복합운송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두바이공항은 중동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해 혁신적인 비전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공항을 중심으로 거대한 레저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비전과 전략에 비추어볼 때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항한 지 5주년이 됐는데 소감은 어떤지요.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개항 당시 팽배했던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정적인 운영체제의
정착과 함께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항공운송
부문을 살펴보면, 김포공항 시절인 2000년 1790만 명 수준이던 국제여객 수가 2005년
26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취항 항공사도 35개에서 60여 개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공항의 수익성도 향상됐습니다. 개항 당시 2008년께나 당기순이익 실현이 가능하고
장기적 재정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불과 개항 4년 만에 1000억
원대의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실현함으로써 재정적으로도 탄탄하고 견실한 기반을
다졌습니다.
공항 운영뿐 아니라 장기적인 공항 경쟁력의 기반이 될 대규모 투자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곧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이 본격적 운영에 들어갑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은 동북아 물류 허브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것입니다.”
인천공항이 다른 공항보다 우수한 것이 있다면.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은 아시아
경제의 핵심 축인 동북아 경제권역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행거리 3.5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50여 개 이상이 자리 잡고 있어 여객과 물류에
있어서 어떤 공항보다도 잠재적 수요가 풍부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러한 잠재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해상공항이므로 소음 피해가 적습니다. 게다가 충분한 여유 부지를 갖추고 있어
항공 수요의 증가에 따라 시설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정거리가 100미터만
확보되면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이 가능한 세계 최고의 관제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인천공항의 육성 방안과 종합개발계획은.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시급히 보강해 다른 공항과 명백하게 차별화해야 합니다. 미래의 공항은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즐거움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매우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허브화를 위해 인천공항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핵심전략은
크게 물류허브와 여객허브라는 관점에서 물류허브와 복합공항도시 건설이라는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천공항을 동북아시아 지역의 물류중심 공항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인천공항은
국제화물 운송량이 세계 3위에 이르며 화물 환적률도 45%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이러한
강점을 더욱 강화해 공항 발전의 핵심전략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것입니다.
둘째, 인천국제공항을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항도시(Airport City)로 만드는
것입니다.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이용객들에게 단순한 편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항 주변의 유휴지 개발을
통해 인천공항을 두바이, 홍콩, 라스베이거스에 버금가는 국제적 휴양도시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승률이 홍콩이나 일본 나리타공항에 못 미치고 있는데.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화물 환적률은 46%대로 우수하지만 여객 환승률은
12% 정도로 스키폴, 프랑크푸르트, 홍콩 같은 허브공항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환승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항공망도 다양화되어야 하지만, 여객을 유인할
수 있는 충분한 지원시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여객들이 인천공항을 경유하도록
하는 확실한 메리트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그 메리트를 재미(Fun)와
흥미(Exciting)에서 찾고 있습니다. 항공운송기지가 아니라 항공운송을 중심으로
물류, 비즈니스,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망라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항복합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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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익구조도 흑자로 돌아섰는데.
“개항
초기 과중한 건설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이 인천공항의 재정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 체제가 계속되고 공항 내부적인 경영효율화 등으로 2004년부터 1000억
원이 넘는 흑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40%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재무 여건은 괜찮을 것으로 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 전망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히 재무구조의 개선 정도가 아닌, 세계 최고의 허브공항의 실현과 이를 통한
우리나라의 경제와 국가적 경쟁력의 업그레이드를 고민해야 합니다.”
인천공항의 최고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인천국제공항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바로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지조건이나
시설도 우수하고 서비스도 최고 수준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더욱 살리고 부족한 면을
더욱 보완해 더욱 강하고 멋진 공항을 만들려고 하는 의지와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바로 가능성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공항은 작은 국가라고 불릴 만큼 복잡하고 유기적인 조직입니다. 때문에 공항이
진정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만 우수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 조화를
이뤄 효과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인천공항의 비전을 말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허브공항입니다. 단지 외형만 큰 공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공 운송량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인천공항이 국가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인천국제공항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선도하는 데 핵심적인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제 밑그림은 완성되었습니다.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물류허브나 복합
공항도시 건설은 물론 2단계 건설사업 완수, 국제적 기업 경쟁력 배양, 이해 관계자와의
협조 등을 망라하는 5대 전략을 도출했습니다. 인천공항은 2010년께 80여 개의 항공사가
취항해 연간 4300만 명의 승객과 380만 톤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 5대 허브공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입니다.”
권영일 기자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438대 항공기 2~3분마다 이착륙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동북아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에는 하루 438대의 항공기(국내선 제외)가 이·착륙한다.
이로 인해 일일 평균 여객 7만1370명, 화물 5890톤이 왕래한다. 이 같은
규모는 여객운송 세계 10위, 화물운송 세계 3위에 해당한다.
화물의 경우 전체 항공화물의 46.5%가 환적화물이다.
이재희 인천공항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운송되는 화물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무선통신기기와 같은 첨단 고부가가치 상품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전체 수출입에서 인천공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교역물량 기준으로 0.2%도 되지 않지만, 교역가액으로 보면 천문학적이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1587억 달러 어치의 상품을
수출, 1565억 달러의 부산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입 관문으로
부상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의 1/3에 달한다. 하루 평균 4억3479만
달러어치의 제품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교역이 이루어진다.
2001년 공항 개항 이후 9·11테러, 아프간
사태, 이라크 전쟁,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경제침체, 고유가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는 악조건 속에서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의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안정적인 운영체제를 갖추었다”고 자평했다.
먼저 항공운송 부문을 살펴보면 2000년 1790만
명 수준이었던 국제여객 수가 2005년 2600만 명을 넘어섰다. 취항 항공사도
35개에서 60개로 크게 늘었다. 취항 도시도 41개국 133개 도시에 이른다.
동북아 물류허브를 지향해 2002년 시작한 2단계
건설 사업이 끝나는 오는 2008년에는 운항은 지금보다 2배, 여객과 화물
수송은 지금보다 각각 3.3배, 2.6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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