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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성공 “담 없는 30가구 가족처럼 살아요”

최근 들어 은퇴 이후 평화로운 전원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이주해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귀농·귀촌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전국 곳곳에는 귀농·귀촌인들이 살기 편하도록 정부와 농촌마을이 협력해 만든 전원주택 마을이 조성돼 있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귀농·귀촌마을로 꼽히는 곳은 경북 상주시 이안면의 ‘녹동귀농마을’이다.

 

해 뜨면 활동하고 해 지면 자고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삶

기자가 녹동귀농마을을 방문한 날은 촉촉한 5월의 봄비가 내렸다. 내리는 비 덕분에 운치 있는 마을 입구의 오솔길을 한참 걷다 보니, 깨끗하게 지어진 마을에 다다랐다. 귀농마을이라고 해서 농촌의 평범한 집들이 모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멋진 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30가구의 집들은 모두 저마다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전원주택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라고 생각하던 중 마침 한가로이 마당의 조경을 손질하고 있던 노부부가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2009년에 이 마을로 내려와 살기 시작한 이종하(71)·고봉단(71) 부부였다. 이 씨는 경기도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한평생을 보내고, 정년퇴직한 후 이곳에 내려왔다고 한다.

"제 꿈이 퇴직하면 시골로 내려가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2006년 어느 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원주택 박람회에 갔다가 경북 상주에서 귀농·귀촌마을을 조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이 씨는 140평 부지에 25평형의 전원주택을 짓고, 아내와 함께 꿈에 그리던 전원의 삶을 살게 됐다. 9년째 상주에서 인생의 노년을 평화롭게 보내고 있는 요즘, 이 씨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도시에서 살 때는 밤낮이 없잖아요. 하루 24시간 매일 전쟁 속에서 사는 것 같고요. 그런데 자연 속에 와서 살고 있으니 세상 걱정이 하나도 없어요. 해 뜨면 활동하고 해 지면 자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고 있죠. 집이 진정한 쉼터 같아요."

 

농촌 생활

 

귀농자들의 목적 파악해 정착 유도
‘이웃’보다 ‘가족’이라는 개념

상주시는 귀농자들의 목적과 욕구를 잘 파악해 귀농·귀촌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등 맞춤형 귀농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녹동귀농마을은 2005년 정부가 추진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안면 마을의 입주자 회의를 거쳐 시행하게 됐다. 2005년부터 마을을 정비하고 주민 이주 및 건축 공사를 시작해 2010년에 이주민들이 입주하면서 최종 마무리가 됐다. 그렇게 녹동귀농마을은 12가구의 기존 주민들과 18가구의 귀농·귀촌 가구가 모여 아름다운 마을을 이루며 전국 최고의 귀농·귀촌 1번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이주해 한 마을에서 모여 살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사이는 ‘이웃’이라기보다 ‘가족’의 개념에 더 가깝다. 특히 모든 집들에 담이 없어 옆집 창문이나 마당에서 손을 흔들면 건너편 집 마당이나 거실에서 서로 인사도 할 수 있다.

이종하 씨는 "우리는 평생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농사일에 직접 뛰어드는 게 쉽지 않다"면서 "집 앞 텃밭에서 우리 부부 먹을 정도의 채소를 키우며 여유 있게 노년을 보내는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녹동귀농마을은 도시생활에 지친 귀농·귀촌인들에게 그렇게 제2의 고향이 됐다.

 

글/사진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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