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청년창업인 ‘마이리틀유니버스’ 김탄휴 대표
“버려지는 일회용 컵, 생태어항으로 만들어요”
요즘 TV 광고에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청년이 있다. 그는 1톤 탑차의 운전대를 잡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그가 만드는 생태어항은 조금 특별하다. 버려지는 일회용 컵을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어항으로 바꾸는 것이다.
산악자전거 선수로 촉망받는 고등학생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한 그의 자전거 타기 실력은 갈수록 일취월장했다. 전국 산악자전거대회에서 1~2위를 다툴 정도였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그는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폭탄 발언이었다. 당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운동만 한 그의 수능 모의고사 점수는 전교 꼴등. 그런 그가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있었다. 공부를 해서 시야를 넓히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대신 교과서를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친구들이 잠든 시간에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공부했다. 1년 만에 성적은 크게 올랐고 결국 국민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바로 생태어항으로 친환경사업을 시작한 청년창업가 김탄휴(27) 대표 얘기다. 서울 마포구의 난지한강공원에서 ‘마이리틀유니버스’를 만든 김탄휴 대표를 만났다.

ⓒ C영상미디어 한준호 기자
초등학교부터 문화센터까지 환경교육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은 컴퓨터를 할 때 저는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를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과 호흡하는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환경사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더군요.”
‘마이리틀유니버스’를 만들게 된 이유를 묻자 김탄휴 대표가 한 말이다. ‘마이리틀유니버스’는 버려지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재활용해 수경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결합한 아쿠아포닉 사업을 하는 회사다. 아쿠아포닉이란 물을 뜻하는 ‘Aqua’와 수경재배를 뜻하는 ‘Hydroponics’의 합성어로 일종의 순환농법이다. 아쿠아포닉 사업 아이템은 경기 시흥시에서 주관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다니면서 구상했다. 카페에서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컵’은 수경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결합한 이동식 미니어항으로 재탄생된다. 이 임시거처에서 물고기는 더 좋은 환경으로 이사할 때까지 수온과 수질관리 등 주인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동식 어항으로 아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전할 계획이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일회용 컵은 고질적인 사회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지하철 출구 근처를 지날 때마다 역 앞에 수북이 버려져 있는 일회용 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을 것이다. 길거리의 쓰레기통, 화단 위나 담장 등 평평한 곳이면 어디든 버려진 일회용 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대표가 만드는 생태어항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회용 컵을 생태어항으로 만드는 그의 사업을 후원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로부터 1톤 탑차를 무상으로 지원받은 것이다. 김 대표는 생태어항을 알리기 위해 이 차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남 창원시 진전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생태어항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김 대표는 “일회용 컵으로 어항을 꾸미고 물고기를 담는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라면서 “생태어항에 물고기를 기르고 관찰일지를 쓰는 아이들은 일회용 컵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버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생태어항에서 기르기에 적합한 물고기 종은 ‘베타’다. 베타는 수질오염에 강하고 공기 호흡도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기를 수 있는 물고기. 김 대표가 2개월 동안 생태어항에 적합한 물고기를 찾아 길러본 결과다.

▶경남 창원시 진전초등학교 학생들이 일회용 컵으로 생태어항을 만들고 있다. ⓒ김탄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꿈꾸다
오는 2월부터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도 생태어항을 알릴 계획인 김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들려주었다.
“마이리틀유니버스는 말 그대로 내가 꾸미는 작은 세상입니다. 사람들에게 10년 뒤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기가 직접 어항을 꾸미며 앞으로 내가 살아갈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 거죠.”
환경을 보호해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다. 생태어항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들도 흙, 커피찌꺼기, 수돗물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다. 그는 아직도 생태어항을 알리는 강의가 잡히면 전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강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쉬운 표현을 끊임없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강의를 마치고 난 뒤, 사람들이 손을 들고 자신에게 질문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반대로 “사람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창업한 게 아니냐고 묻거나, 나중에 취업은 잘하겠다고 오해할 때는 속상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김 대표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테이크아웃 컵으로 생태어항뿐만 아니라 개미, 달팽이도 기를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와 아이가 환경전문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환경투어’도 계획 중이다. ‘마이리틀유니버스’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게 먼저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창업을 위한 창업. 창업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방법으로 창업이 필요할 때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김 대표는 대학 후배 2명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김 대표가 들려준 말이다.
“20대 친구들은 대부분 생각만 할 뿐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자기 아이템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구체화해보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하면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분명 큰 경험이 될 겁니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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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