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 특징은 경제사절단에 중소기업을 대거 포함시키고, 이들의 해외 진출에 디딤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클리 공감〉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던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경제사절단 참여로 얻은 성과 등을 공유하며 더 많은 중소기업인이 이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번에 만난 기업은 경제사절단으로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이다.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미래를 장악하게 될 거예요. 세계를 그러한 첨단 미래로 이끄는 소임을 한컴이 해낼 겁니다."

▶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은 “첨단 미래는 소프트웨어가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無人) 시대. 무인자동차에 탄 사람은 운전을 할 필요가 없다. 세탁소나 상점에 가면 로봇이 우리를 반겨준다. 차고 있던 손목시계는 나의 맥박 등을 감지해 건강을 체크하고 해당 질병을 고치는 가까운 병원까지 안내한다. 종이돈도 필요 없다. 음성 인식 등 핀테크 기술로 모든 결제가 이뤄진다.
한컴 김상철(63) 회장이 내다본 미래의 모습이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든 기술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것이다.
김상철 회장은 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2010년 한컴 회장을 맡게 되면서 매년 400억 원대로 유지하던 매출액을 4년 만에 760억 원대로 끌어올렸다. 수익 또한 곱절 이상 성장시키며 '미다스의 손'임을 증명해냈다. 그런 그가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소프트웨어업계 미다스 손
25년 기술력과 경제사절단의 만남
한컴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힘을 미리 읽어냈다. 그리고 25년간 축적해온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편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도 전에 남미 최대 기업용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파이버콥과 글로벌오피스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곁에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었다. 바로 경제사절단이었다.
"중남미 시장을 방문한 우리 경제사절단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보기술(IT) 철물점 같았습니다. 저력 있는 한국의 IT기업들이 함께 모이니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아이디어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거죠."
한컴은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 중남미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남미 최대 미디어그룹인 아르헨티나의 파이버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중남미 민관 합동 사절단으로 참가했을 때는 본계약까지 성사시켰다.

▶ 중남미 순방에서 진행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글과컴퓨터가 아르헨티나 미디어그룹 파이버콥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수출하는 한컴의 글로벌오피스는 해외 사용자를 위해 다국어 버전으로 선보이는 한컴오피스의 차기 버전 제품이다.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론칭을 준비하는 제품인 만큼 다양한 언어와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구성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스페인어 버전의 글로벌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남미 최대 미디어그룹과 글로벌오피스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내년부터 남미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컴의 해외 진출이 갖는 의미는 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식하고 있는 오피스 시장에 유일한 라이벌로 부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세계에서 한컴의 글 기반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인 2등입니다. 아직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한컴만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이 순간을 위해 사실 준비한 기간도 길었죠."
국내외 탄탄한 입지를 갖춘 중견기업인 한컴에도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의미가 큰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해외를 나가려면 정보력이 부족한데 믿을 만한 정보를 정부가 제공해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어떤 기업과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지 매칭해주고 코드가 맞는 회사까지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또 정부와 코트라가 함께하기 때문에 해외 기업의 신뢰도가 높아져 좋은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장 큰 아이디어는 저력 있는 국내 IT기업을 함께 모아 분야별로 고객을 공략했다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해외 진출도 전략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특히 특화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경제사절단도 마찬가지입니다. IT면 IT, 패션이면 패션, 가전이면 가전 등 분야별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나가는 것도 새로운 해법이 될 것입니다."

▶ 중남미 순방에서 인연을 맺은 한글과컴퓨터와 파이버콥의 임원들.
아래한글 기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로 세계 공략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영역 확장
좋은 성과 뒤에는 25년간 축적해온 한컴의 기술력이 있었다. 그동안 한컴은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사업에 주력해왔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30%일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한컴의 대표적 제품은 '한컴오피스'로 워드프로세서 글, 스프레드시트 셀, 프레젠테이션 쇼로 구성된 오피스 제품이며,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환경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윈도, 맥(Mac), 리눅스 기반의 'PC용 오피스' 제품과 안드로이드, iOS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한컴이 오는 1월 출시 예정인 글로벌오피스는 한국어뿐 아니라 세계 9개 언어로 출시되고, 다국어 문서 번역이 가능하며,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들과의 호환성을 높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컴은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5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비결을 물었더니 김 회장은 "기업이 한 우물을 파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존도 예전에는 책 판매 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포털, 구매 대행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회사로 바뀌었죠. B2B 형태로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글과 대등한 위치로 성장하게 됐죠. 이제는 제조가 아닌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한컴도 소프트웨어의 성격을 확장해야 합니다. 영역을 넓혀나가는 거죠. 이러한 전략이 한컴이 꾸준히 성장해온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한컴은 PC·모바일용 오피스 소프트웨어 이외에도 음성 인식 번역기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음성 인식 번역기에 대한 애정이 기자에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인터뷰 도중 개발자들이 직접 찾아와 시연을 했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한 음성 인식 번역기는 기본 회화뿐 아니라 농담까지도 주고받을 수 있고, 번역 속도도 기존의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빠르다.

▶(왼쪽)한컴의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 소프트웨어인 ‘넷피스24’. (오른쪽) 한컴의 대표적 제품인 ‘한컴오피스’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인 이지포토 제품.
지금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융합
세계 기업과 전략적 제휴로 영향력 더욱 높여
김 회장은 미래형 산업의 가장 중요한 모델은 '융합'이라고 꼽았다. 세계 기업들과의 기술·전략적 제휴로 한컴의 영향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한컴은 '음성 인식' 사업 진출을 위해 자동통번역 세계 1위 업체인 시스트란 인터내셔널과 음성 인식 기반 신사업 추진을 위해 합작투자사 '한컴인터프리'를 설립했고, 기업형 누리소통망(SNS) 솔루션 기업인 DBK네트웍스와 유럽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기업용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 등을 인수하며 기술력 확보는 물론 글로벌 고객에게 다가가는 기반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 8월 중국 최대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킹소프트와 '중국 시장 웹오피스 공급을 위한 계약'과 '해외 오피스 시장 공략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킹소프트는 IT 공룡이라 불리는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이 대주주인 기업으로, 이 협약으로 글로벌오피스 시장 점유율에도 지각 변동이 기대된다.
"혼자 잘하려고 하고 모든 것을 혼자 해내려고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한컴이 잘하는 것과 다른 회사가 잘하는 것을 합쳐야 하는 시대가 왔죠.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사와도 기술적 제휴를 맺기도 합니다. 적과의 동침이라고나 할까요."

▶ 한글과컴퓨터 회사 내부에는 직원들이 쉴 수 있는 자연 친화적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회사를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꼽을 만큼 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한컴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오피스와 음성 인식 번역기 등을 해외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특히 이미 계약을 체결한 중남미뿐 아니라 중동, 러시아, 유럽 시장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회장은 차별성과 융합, 글로벌 세 가지 키워드를 반복해 강조하며 큰 그림을 설명했다.
"한컴은 앞으로 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컴퓨터 시대를 지나 지금 모바일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후에는 융합의 시대가 올 겁니다. 기술과 서비스, 기업의 장점 등을 융합해 신개념의 소프트웨어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한국은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과 당당히 최고를 겨뤄왔다. 앞으로는 한컴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또다시 세계무대에서 최고를 겨룰 무대가 벌써 눈앞에 그려졌다.
"보안, 임베디드, 워드 등 한컴이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을 총망라해 세계 고객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편하게 들러서 필요한 도구를 이것저것 살 수 있는 IT 철물점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죠. 그것이 한컴이 꿈꾸는 바입니다."
글 ·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사진 · 한글과컴퓨터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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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