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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귀농 도전! 이젠 목장 주인으로

정부의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으로 전국 귀농·귀촌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30대 이하 청년층의 귀농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서른두 살이던 2009년 귀농을 결심해 무일푼에서 소 150마리를 키우는 젊은이가 있다. 천지목장 김명섭 대표(39)를 만났다.

 

목장

 

남양주에서 축사 짓다 귀농 결심
정부 귀농·귀촌 지원 알뜰히 이용

2007년 탈북한 김 씨는 귀농하기 전까지 변변한 직업조차 없었다. 2008년 정부의 도움으로 서울 관악구에 거주지를 마련했지만, 서울 시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일용직 노동뿐이었다.

"여러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었어요. 대개 시멘트나 타일을 나르는 일이었죠. 열심히 했지만 돈을 벌기가 까마득했고 무엇보다 몸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지인의 소개로 경기 남양주의 한 목장에서 축사 짓는 일을 시작했죠."

서울에서 남양주로 옮겨 간 김 씨는 한동안 용접 등을 배우며 축사 짓는 일에 몰두했다. 역시 일용직 노동이었지만 김 씨는 이곳에서 기회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언젠가 목장 주인이 소를 매매하는 걸 봤어요. 소 한 마리에 100만 원짜리 수표 몇 장이 오가더군요. 소를 키우면 이런 큰돈을 만질 수 있구나, 처음 알았어요. 그때부터 축산업을 해볼 꿈을 갖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어요."

목장 옆 컨테이너 박스에서 먹고 자며 생활한 김 씨는 "매일 새벽 4~5시에 나가 저녁 8~9시에 퇴근하길 반복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밤낮 없이 일해도 최소 1억 원 이상 드는 초기자본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신 김 씨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목장주와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고, 그 결과 외상으로 송아지 17마리를 선구입할 수 있었다.

"소 매매는 무조건 '현찰 박치기'예요. 근데 제가 사람 복이 있었나 봐요(웃음). 목장주의 배려로 송아리 17마리를 외상으로 받을 수 있었죠. 그 뒤 그때까지 모은 돈 1000만 원과 정부에서 지원해준 서울 관악구 집을 반납하고 받은 돈 1400만 원을 드렸고, 남은 돈은 일하면서 갚아나갔어요."

어렵사리 송아지를 마련했지만 김 씨에게는 땅도, 축사도, 사료비도 없었다. 무엇보다 어떻게 소를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다. 다행히 김 씨는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와 남북하나재단(탈북민 정착을 지원하는 공공기관) 귀농·귀촌교육 등을 통해 귀농의 발판을 마련했다.

"축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가까운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교육 일자를 알려주는 문자가 와요. 저 같은 경우는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영농교육을 받았어요. 그럼 박사, 교수 등 전문가들이 와서 비육용 소는 어떻게 키우는지, 어떻게 하면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송아지 번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기초적인 지식을 자세히 알려주죠."

김 씨는 정부의 귀농·귀촌교육이 본인 같은 초보 귀농인들에게는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교육 프로그램 이수는 그 밖의 자금적인 지원을 받을 때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기도 했단다.

"3년 전 남북하나재단에서 3000만 원을 지원받아 장비 등을 구매할 수 있었어요. 무일푼에서 시작한 제게는 정말 큰 도움이었죠."

정부의 귀농 지원정책을 알뜰하게 챙긴 김 씨지만, 본인이 발로 뛰며 얻은 플러스알파가 있었기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는 게 가능하기도 했다.

"소를 30~40년씩 잘 키운 목장 주인들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반나절씩 걸리는 지방도 가리지 않았죠. 경기 연천군 전동리에 '명성한우'라는 유명한 목장이 있어요. 축사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놓은 곳인데, 그런 곳을 찾아다니며 번식부터 질병 관리까지 보고 배웠습니다."

 

6년 만에 소 150마리, 첫 수익 거둬
도심에서 꿈도 못 꾼 성공 농촌에서 이뤄

이제는 마흔이 코앞이지만 축산업을 막 시작할 때만 해도 30대 초반이었던 김 씨. 그에게 도시를 벗어난 농촌생활이 혹 외롭지는 않으냐고 물었다.

"저는 지금도 서울에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요. 아시다시피 도시는 공기도 안 좋고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잖아요. 저는 시골이 좋아요. 또 이 정도 외곽이라면 도시와 너무 멀지도 않고요."

아직도 이곳 남양주 진건읍에서는 서른아홉의 김 씨가 막내 축에 속한다. 수년 전 귀농·귀촌교육을 받을 때도 30대 초반의 젊은이는 김 씨가 유일했다.

"그땐 서른두 살이었으니까 가장 어렸죠. 또 북한에서 왔으니까 많이 도와주셨어요. 고생 많이 했겠다며 어떤 사람은 목장까지 와서 축산업을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셨죠. 동네에서는 워낙 성실하다는 인식이 박혀서인지 다들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텃세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2009년 외상으로 받은 송아지 17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한 김 씨는 목장주의 도움으로 축사를 빌려 쓰다 2011년에야 축산업 허가증을 받고 본인 명의의 목장을 등록했다. 그리고 이 일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초기자본이 없었던 만큼 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김 씨는 그만큼 뿌듯함도 크다고 말한다. 지난해 12월 소 150마리 중 60여 마리를 판 김 씨는 그 돈으로 충남 예산에 목장 부지를 마련했다. 6월 중 그곳으로 터를 옮겨 좀 더 체계적으로 목장을 운영할 생각이다.

"도시에서 살며 회사 다니면 매달 월급도 나오고 안정적이긴 할 거예요. 하지만 귀농은 자기 사업이고 일종의 모험이죠. 심적 준비, 자금 준비를 모두 철저히 해야 해요.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이 많으므로 잘만 활용하면 기회로 만들 수 있죠.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도시에서 월급 받는 것보다 공기 좋고 여유로운 곳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어요."

정부는 김 씨와 같은 2030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취·창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4~2015년에는 농식품직업전문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 카네기직업학교에서 귀농·귀촌 취·창업 준비과정을 정규 교과로 운영했고, 올해는 기관을 공모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층의 귀농·귀촌교육 참여 시 교육비 자부담분의 50%는 추가 경감된다. 귀농 창업 및 주택 구입자금 지원 시 농신보 우대보증(보증비율 90%로 확대)을 적용하고, 농지 구입자금도 저리(1%, 5ha)로 지원한다.

이 밖에 선도농가 실습 지원 및 선배 귀농인과의 연계 강화를 통한 기술 습득도 지원한다. 올해는 청년 창업농(18~39세 이하, 영농 경력 3년 이내) 300명에게 최대 2년간 창업안정자금(월 8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명섭 씨의 귀농 성공 Tip

 · 구체적인 자금 계획은 필수다. 1년 지출과 한 달 지출은 얼마로 할지, 부족한 점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 자신에게 무엇이 이익이고 불이익인지 빨리 파악하라. 세상에 자존심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버려야 할 때가 언제인지는 알아야 한다.

 · 성실함과 배려심을 가질 것. 나도 어렵지만 남을 위하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믿음과 신뢰, 존경이 쌓인다. 남에게 주는 것 없이 나에게 돌아오기를 바라지 말라.

 

· 김가영 (위클리 공감 기자) / 사진 · 박해윤 기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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