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천효정(32) 작가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글짓기 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랬던 그가 대학 입학 후 동화 동아리에 가입해 동화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책 보는 것을 좋아해서 글 쓰기에는 늘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글을 썼다. 현재 생후 20개월 된 아이를 키우느라 육아휴직 중이지만 아이가 잠들 때마다 글을 계속 써나갔다. 그렇게 꿈을 키웠던 천 작가는 최근 아동문학상인 제2회 ‘비룡소 스토리킹’ 수상자로 뽑혔다.
스토리킹은 국내 최초로 어린이 심사위원제를 도입한 아동문학상이다. 먼저 전문가로 구성된 어른 심사위원단이 응모작을 추려 최종 본심에 올릴 작품 2∼4편을 결정한다. 위촉된 어린이 심사위원단은 본심 작품을 받아 읽어본 뒤 온라인에 추천작과 심사평을 올리고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의견을 나눈다. 당선작은 어른 심사위원단 점수 50퍼센트와 어린이 심사위원단 점수 50퍼센트를 합산해서 결정한다.
올해에는 응모작 65편 중 2편을 추려 본심작으로 올렸고 초등 4~6학년 어린이 100명 중 56명이 천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를 당선작으로 골랐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국내 최초의 본격 무협동화를 표방한다. 고아인 건방이가 권법고수 오방도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건방이는 건방지고 허세가 있는 아이. 오방도사와 티격태격하지만 둘은 스승과 제자를 넘어 친할아버지와 손자처럼 아끼는 사이가 된다. 건방이가 무술 천재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어린이 심사위원들에게서 “믿을 만한 든든한 친구가 필요한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엉뚱하지만 정의로운, 싹싹하고 웃기지만 때로는 오만방자한 건방이. 단숨에 읽히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등과 같은 심사평을 받았다.
“독후활동 강요하면 책 읽기는 스트레스”
천효정 작가는 “8년간 학교에서 매일 10분씩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읽어줬다”며 “독서가 감상문을 쓰기 위한 숙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데 아이들이 아무 부담 없이 이야기에 푹 빠지는 모습이 좋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써보자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무협을 아주 좋아하는데 책에 등장하는 무술은 학생들을 관찰하며 포착했다”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종종 다투고 다양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이들의 일상에서 무협이 실제로 일어나면 어떨까라는 공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탈고했다. 머리 속에 캐릭터와 줄거리가 짜여져 있던 만큼 즐기면서 썼다고 한다. 천 작가는 “내가 쓰면서 혼자 낄낄거리며 웃기도 하고 스승과 생활하는 건방이를 보면서 내가 건방이가 된 것처럼 몰입했다”고 말했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총 4편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올 하반기에 2편이 나올 예정이다.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벌써 4권의 책을 냈다. 2012년 10월 <도깨비 느티 서울입성기>가 첫 작품이다. 외모 꾸미기에 관심이 많다는 것과 살짝 예민한 편이라는 것을 빼고는 특이한 점이 없는 초등학생 김도령. 도령이가 어느 날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골집에 내려가게 되고 그때부터 하나 둘 벌어지는 심상치 않은 일들을 그려낸 책이다. 이후 올 1월 <삼백이의 칠일장>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한달음에 읽히는 능청스러운 문장을 쓰는 이야기꾼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천 작가는 “그동안 출판된 책들은 대학시절부터 써놓은 글”이라며 “운이 좋게도 응모한 원고들이 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동화작가의 길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편을 출간하고 추리탐정동화, 소설동화도 낼 계획이다. 그는 “짧은 기간에 여러 권의 책을 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책들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동안 시도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부류의 동화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며 “학교에서 과제로 내주는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책 읽기를 강요하는 부모들에게 충고도 했다. “일단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사주고 독후활동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전집이나 세트를 갖추지 말고 왜 책을 안 읽느냐며 닦달할 것이 아니라 원하는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사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육아휴직 중이지만 교사생활은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지금 쓰는 언어나 고민거리, 행동 등을 관찰할 수 있어서 동화작가에게는 교사라는 직업을 병행하는 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 책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재미나게 읽도록 하고 싶은 게 글을 쓰는 진짜 이유”라며 “아이들에게 휴식이 되는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성희 / 사진·지미연 기자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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