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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나를 버렸을 때, 나는 불을 만들었다 / 둥지가 되기 위한 불 / 겨울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불 /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불을 / 낮이 나에게 베풀어 준 모든 것을 / 나는 그 불에게 바쳤다 / 울창한 숲과, 작은 숲, 보리밭과 포도밭을, 보금자리와 새들, 집과 열쇠를 / 벌레와 꽃들, 모피들, 그리고 모든 축제를(생략)”

프랑스 초현실주의 대표적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 ‘이곳에 살기 위하여’다. 이 시를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환경 문제로 앓고 있는 지구를 치유하자는 메시지로 남서울대학교와 한불협회, 나로미포럼이 함께 주최한 국제교류 전시다. 프랑스 원로 작가인 장 마리 자키와 국내 유명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 그리고 국내 원로 도예가인 조상권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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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의 작품은 각자 개성이 두드러진다. 미술평론가 서승석은 원로 화가 장 마리 자키의 작품을 “자키의 파랑은 뜨겁다.

자키의 하양은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다. 자키의 까망은 심연처럼 깊다. 그의 붓놀림은 신들린 무희의 춤사위만큼이나 현란하고 경건하다”고 표현했다. 꽃과 나무, 바다, 자연풍경 등을 즐겨 그리는 자키는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자연의 맑은 색채를 표현했다.

정서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답게 재현해 냈다.

기업인이자 화가인 강석진은 고향 경북 상주의 산골 풍경으로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인의 향토적 정서로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티베트 등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시와 같은 섬세한 풍광을 화폭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도예작가인 조상권은 ‘흙과 불의 연금술사’로 불린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휘말려 30여 년간 해외를 떠돌다 1997년 귀국했다. 분단된 조국의 역사적 아픔과 민족의 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유롭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고유 전통예술의 미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대적으로 창조하며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보여준다.

세 작가의 독특한 개성은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맑고 서정적인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태고의 자연이 빚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글·박지현 기자 2014.04.14

일정 4월 27일까지
장소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문의 ☎ 02-3672-0201 / galleryi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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