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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학 신입생 시절 나는 ‘내가 공부하는 것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생 생활이 끝나갈 즈음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학과 설명회를 가게 되었다. 나는 ‘원자력은 미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분야를 공부한다면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학을 남성들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공학’이라는 단어 앞에서 ‘여성’과 ‘남성’은 더 이상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공학’이라는 산을 ‘우리’가 같이 넘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려운 과제나 문제를 풀어나갈 때에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동등한 조건 아래 같이 공부하는 ‘친구’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부분의 여학생들도 ‘여성이라 어렵다, 여성이니 봐 주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우리도 남성들만큼 하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 학과생활, 그리고 학교 행사에 당차게 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성들만 있어서 어색하거나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여성 특유의 친화력으로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4학년이 됐다. 다들 그런 것처럼 졸업이 가까워지면 진로 고민이 많아진다.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다른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여학생의 경우 한 가지 더 추가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사회 진출 후 출산과 육아 문제이다. 국가의 복지정책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여성이 경력을 쌓음과 동시에 아이들을 마음 편하게 키울 수 있게해 주는 사회적 제도가 절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카이스트 여학생들은 공학 분야를 떠나 육아와 직장 모두를 다 잡을 수 있는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고민하곤 한다.

공학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하루 일정에는 여유가 없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화장품이 들어 있는 핸드백 대신 두꺼운 전공서적이 들어 있는 백팩을 자주 메고는 한다. 이러한 현실이 아주 가끔은 슬플 때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남성 못지않은 ‘열정’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다. 이 열정을 대학에서만이 아닌 사회에서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근무환경, 육아와 관련된 출산휴가, 복직 등의 제도가 정부 주도하에 더욱 개선됐으면 좋겠다.

글·김희정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4학년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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