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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하남대로의 이면도로에 자리 잡은 분위기 좋은 파스타 레스토랑. 이곳 주방에서 올봄 전남조리과학고를 졸업한 김유영(20) 씨가 손님들 주문에 따라 능숙한 솜씨로 여러 종류의 파스타를 만들어 냈다. 그의 파스타에서는 유난히 허브향이 향긋했다.

“캐나다 인턴십 때 익힌 노하우도 조금 들어갔다”며 그가 미소지었다. “우리 입맛에 맞게 약간 손을 봤죠.”

지난해 캐나다에서 어학연수와 인턴을 마치고 돌아온 김유영 씨에게 해외 취업은 더 이상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스타 레스토랑에 조리사로 취업해 조리과학고 3년, 캐나다 인턴십 3개월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있는 그에게 이곳 레스토랑은 소중한 첫 직장이자 앞으로 해외 취업을 위해 경력을 다지는 디딤돌이다. 그는 곧 싱가포르나 영미권으로 해외 취업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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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십 3주차에 새 메뉴 만들어 손님에 인정받아

“해외 취업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제게 글로벌 현장체험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줬어요.”

남들은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공부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학생 시절 김 씨는 양식 요리에 빠져 전남 곡성군의 조리과학고에 입학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해외 취업이란 ‘막연한 동경’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교육부의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에 전남교육청이 선정되고, 전남조리과학고에서도 참가자를 선발하면서 해외 취업은 ‘도전해 볼 만한 일’이 됐다.

김 씨는 며칠 밤을 새우며 영어 인터뷰를 준비, 전남교육청이 선발한 최종 합격자 14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다른 합격자들과 함께 두 달간 사전 교육을 받은 뒤 9월 초, 낯선 세상으로 향했다. 꼬박 16시간의 비행과 차량 이동을 거쳐 목적지인 캐나다 알버타주의 드럼헬러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처음 두 달은 고등학교에서 영어와 미용·조리실습 등을 통해 인턴십을 준비했다. 오후에는 직업영어교육을 받고 현장학습을 다니기도 했다. 김 씨는 “전화응대 및 주문예약 접수를 영어로 연습한 직업영어교육이 인턴십 때 무척 도움이 됐다”고 했다.

본격적인 인턴십은 10월 말부터 시작됐다. 김 씨는 현지 인기 레스토랑 ‘서브라임(Sublime)‘에 지원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각자 다른 레스토랑이나 미용업체, 호텔 근무 등을 선택했다.

낯선 외국의 레스토랑에서 영어를 사용하며 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곧 레스토랑 주인부부와 잘 통하게 됐다. 요리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설거지를 하고 김 씨에게 요리를 맡기는 등 알찬 실습이 되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김 씨는 인턴 2주차에 20여 가지에 이르는 레스토랑 고정 메뉴를 모두 만들 수 있게 됐다.

3주차 들어서는 직접 ‘코리안 스타일 스테이크와 스시’를 개발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스테이크에 한국식 불고기 양념을 입혀 숯불에 굽고, 한국에서 가져간 매실청으로 맛을 낸 피클과 초밥을 곁들인 요리였다.

“그 다음날 한 손님이 저를 찾았어요. 전날 제가 만든 요리를 두 접시 시켜먹고는 팬이 되었다며 고마워했어요. 처음 조리사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이 기뻤지요.”

물론 기숙사에서의 불편함과 외로움이 있었고,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컸다. 하지만 영어 일기쓰기에 매달리는 등 끊임없는 노력 끝에 상당부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한 페이지 쓰는 데 영어사전 뒤지느라 몇 시간씩 걸렸지만 나중에는 10여 분이면 뚝딱 쓸 수 있게 됐어요.”

“약점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 얻어”

그는 마음 먹기에 따라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도 글로벌 현장학습에서 얻은 소중한 배움이라고 말했다. 해외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한 김 씨의 사연은 지난 3월 20일 열린 ‘2013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성과발표회’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돼 은상을 받았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김 씨 외에도 김아영 씨(미림여자정보과학고 졸업)가 영국 웨스트민스턴킹스웨이 대학교(WKC)에서 어학과 직무연수를 통해 영국국가직업능력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와 삼성전자에 취업한 체험수기로 금상을 수상하는 등 총 17편의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3학년 재학생에게 해외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감각과 어학 능력을 갖춘 전문 기술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419명의 학생들이 호주·미국·일본 등 11개국에서 현장학습을 수행했다. 참가 학생의 72퍼센트인 303명이 국내외 기업체에 취업하고, 이 중 86명이 해외 일자리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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