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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국의 사립박물관을 활성화하는 것도 문화융성의 일환입니다.”

‘시민이 찾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함금자(75)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의 말이다. 함 협회장은 특히 “최근 박물관이 갖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교육도서와 연계해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고 있다”며 “박물관이 교육의 최적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사립박물관협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박물관의 교육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두 번(6·7대)에 걸쳐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을 맡고 있는 함 회장은 사립박물관 ‘통’이다. 자신이 살던 종택을 사재를 털어 박물관으로 만든 장본인이며, 10여 년간 박물관을 운영해 온 경영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함 회장이 운영하는 경기 광명시 소재 충현박물관은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1546∼1634) 선생의 삶을 기리기 위해 2003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종가박물관이다. 오리 선생은 조선시대 선조·광해군·인조 등 3대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대표적 유학자로, 불합리한 조세제도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대동법’을 주창하는 등 청백리로 유명하다.

3월 19일 오전 충현박물관에서 함 회장을 만나 박물관 활성화에 따른 문화예술 중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박물관을 연 계기가 특별하다고 들었다.

“1964년 의사인 남편 이승규(현 충현재단 이사장) 씨와 결혼한 뒤 오리 선생의 13대 종부로 신혼 4년을 종택이 있는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서 살았다. 100여 년 된 종택과 300년이 넘은 사랑채 관감당을 비롯해 각종 세간을 관리했는데, 집안과 가문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오리 선생은 후대에서 존경받아야 할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1990년대 종가의 보존과 오리 선생의 삶을 기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박물관을 열기로 했다.”

박물관 운영에 어려운 점은 없나?

“사립박물관의 경제적 여건이 어렵다. 관람객 수입은 전체 운영비용의 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곧 사립박물관의 내실화를 가져와 시민들의 문화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이 박물관 중흥의 계기라고 했는데.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인문학 거점으로서 박물관의 역할 강화를 위해 시작됐다. 교과서 속의 내용을 박물관 전시유물(콘텐츠)과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으며 8억여 원의 예산으로 65개관(10개관 스마트교육, 55개관 일반교육)에 5만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올해에는 예산도 19억여 원으로 대폭 확대된 만큼 80개 박물관(스마트 프로그램 23개관, 일반 프로그램 57개관)에서 10만명을 목표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율이 높지 않은 듯하다.

“협회에 등록된 사립박물관 160개 중 80개가 참여하고 있다. 사립박물관은 인력이나 경제사정 등이 열악하다. 특히 이 사업의 경우 인문학이라는 주제가 어렵다. 인문학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하는데, 그만한 여력을 가진 박물관이 많지 않다.

결국 박물관 측에서 참여하고자 해도 정부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들이 참여율을 높이지 못하는 것 같다.”

3사립박물관 활성화 방안은?

“사립박물관에는 국립박물관이 갖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면 많은 박물관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은 다른 교육에 비해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다. 교통비를 지급하고 교구·교재비 예산도 넉넉하다. 보험도 지원한다. 아이들이 정말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제도가 확대돼 아이들에게 제공되도록 선정 기준이 완화됐으면 한다.”

함 회장은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박물관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며 가장 큰 장점으로 박물관 최초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교육활동을 꼽았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앱을 사용한 교육을 통해 학습 흥미 유발 및 학습효과 상승, 창의성 함양교육 강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교육 현황은 어떤가?

“지난해 10개관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교육을 진행했다. 올해도 23개관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시민을 박물관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다. 교육이 학교뿐만 아니라 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 현장에서 함께 진행돼 문화예술과 인문학까지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효과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인문학적 창의력과 상상력 증진, 역사의식 함양에도 기여한다. 이용률이 높은 박물관을 거점으로 인문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강연과 체험학습을 마련해 인문학 학습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속의 인문학, 생활 속의 쉬운 인문학 캠페인을 통해 유물과 현장, 그리고 역사와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학습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박물관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박물관들이 좋은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갖고 방문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봄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박물관을 많이 이용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문화가 있는 날’에도 박물관을 많이 찾아 주기를 바란다.”

글·최재필 기자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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