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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난해 말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21C 장보고 주니어’에 지원했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을 기념해 청소년 극지홍보대사로서 남극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1차 서류전형과 2차 장보고 골든벨, 3차 토론과 면접 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했다. 특별한 기회를 잡기 위해 극지와 해양 분야, 과학상식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결과가 발표되던 지난해 12월 31일, 내가 최종 2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출발 전 강원도 원주에서 1박2일간 실시한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제1차 월동연구대의 극지 적응훈련에 참여했다. 극지 적응훈련에서는 GPS 사용법과 무전기 사용법, 독도법, 로프 하강법 등을 배웠다. 이런 간단한 훈련들이 남극에서 조난당하거나 활동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는 말에 하나하나 열심히 배웠다. 한 달간 준비한 끝에 1월 25일 드디어 출국길에 올랐다. 부모님은 처음 해외로 나가는 나를 두고 걱정이 많았지만 나는 11시간의 비행이 전혀 힘들지 않을 정도로 신이 났다.

뉴질랜드 리틀턴 항구에서 남극으로 가기 위해 아라온호에 올랐다.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에 오르자 그제서야 남극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아라온호에서만 볼 수 있는 자동위치제어(DP) 시스템이나 쇄빙 장비인 아이스나이프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하였다. 선발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장비들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했다.

윤숙영 박사님을 통해 지구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도 접할 수 있었다. 김지희 박사님은 극지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극지 분야는 바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동안 연구한 후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는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극에 도착하니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변이 온통 하얗게 덮여 있었다. 만년빙은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띠며 우리를 맞았다.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는 펭귄들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다행히 견딜 만한 추위였지만 강한 눈보라가 불어닥치는 걸 보며 혹독한 남극 환경을 실감했다. 연구원님들을 따라 각종 연구나 장비 설치를 돕기도 했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의류를 관찰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이 자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남극은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2월 12일에는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식이 열렸다. 내가 이런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머나먼 남극에 우리나라 과학기지가 들어선 것을 보니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게 여겨졌다.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질 연구가 기대된다. 3주간의 남극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이 경험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더 열심히 공부해 연구자로서 다시 남극에 갈 날을 기대해 본다.

글·조부현 남양주 심석고등학교 3학년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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