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0년 ‘크리스마스의 기적’ 주인공 김문홍 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과장

김문홍(54) 해경 총경이 강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국방대가 주관한 ‘군인·공무원 리더십 우수 실천 사례 발표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은 이후부터다. 그동안 포스코 교육센터에서 신임 팀리더 특강을 시작으로 목포해양대, 이랜드 복지재단 등에서 특강을 했다. 그가 강의에서 강조하는 것은 ‘현장의 리더십’과 ‘우리 바다의 중요성, 그리고 그 바다를 지키는 해경의 역할’이다.
“우리 바다는 3면이 다 특색이 있습니다. 특히 천연 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해요. 중국, 일본이 우리 영토를 자꾸 넘보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동해의 독도는 일본이, 남해의 이어도는 중국이 시비를 걸고 있지 않습니까. 서해에서는 어족 자원을 노리는 중국의 불법 어로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요. 그만큼 중요한 우리 땅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 최전선에 바로 해경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요.”


재능 기부를 통한 강의라 강의료는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강의에 나서는 것은 국민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일반 경찰이나 소방구조대와 달리 일반인들이 해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도 그가 강의를 시작하게 된 동기다.
해경에 입문한 지 26년, 김문홍 총경은 그 중 절반을 바다에서 보냈다. 그동안 가장 작은 경비정에서부터 가장 큰 경비정이자 국내에 단 한 척뿐인 5천톤급 ‘삼봉호(독도경비정)’까지 두루 거쳤다.
함장 시절 그는 승조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했다.
새로운 배의 함장을 맡으면 3개월간 밤낮없이 훈련을 시켰다. 해상에서의 인명 구조나 중국 어선의 나포, 다른 배의 화재 발생 시 혹은 침몰 시 구조 요령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험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익히도록 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관리 능력 강화는 승조원 자신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일이어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바다에서는 어떤 비상사태가 생길지 모르니 잘 대비하는 수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다들 힘들어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 배짱이 두둑해집니다. 어떤 위험이라도 거뜬히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지요.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운명공동체’가 된 동료들과 함께 혹독한 훈련을 견디다 보면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알아차릴 정도로 팀워크도 좋아집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밀어붙이면 안 되고, 훈련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소통’이 필요합니다. 그게 함장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그는 팀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의 지도력은 전적으로 ‘현장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가 강의 때마다 ‘현장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현장형 리더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강덕 해양경찰청장’을 들었다.
“제가 서해지방해경에 근무할 때였는데, 해양경찰청장님께서 5박6일간 함정에서 머무르며 현장 업무를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승조원들과 같이 식사하고, 그들의 의견을 듣고, 현장 상황을 살피는 청장님의 모습이 당시 일선에서 일하는 해경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현장의 리더십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는 현장을 중시하지 않고,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의 강의는 오랜 함장 생활을 통해 체득한 생생한 경험담 위주여서 더 맛깔스럽고, 더 감동적이다. 특히 2010년 12월, 전남 신안군 만재도 해상에서 침몰한 화물선에 타고 있던 15명의 승선원 전원을 구한 일을 이야기할 때면 청중들 사이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온다.
당시 그는 배를 삼킬 듯 달려드는 5미터 높이의 파도 아래 보트를 내리고, 단 10분 만에 구조작업을 마쳤다. 한겨울이라 조금만 늦었어도 저체온증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라 그의 기민한 대응력과 잘 훈련된 승조원들은 두고두고 화제가 되었다.
그는 우리 바다에서 불법 어로를 자행하는 중국 어선들에 대해서도 매우 강경하게 대응했다. 2006년 한 해에만 1백38척을 나포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남 조도가 고향인 그는 우리 바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바다를 지키는 일도 천직으로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군 제대 후 이런저런 일들을 닥치는 대로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아 ‘내가 있을 곳은 역시 바다’라는 생각으로 해양경찰이 되었다는 김문홍 총경.

해경 시험에 합격한 후 하루 한 갑씩 피우던 담배를 단번에 끊었고, 승진시험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12년 만에 경감을 달았다. 경위로 승진한 뒤에는 뒤늦게 대학 공부를 시작해 대학원까지 마쳤다.
최근에는 박사 과정에 등록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들려주며, “나의 사례가 다른 해경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참으로 내세울 게 없던 제가 해경에 들어와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얼마 전에는 본청 수색구조과로 발령받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갈고 닦은 경험을 십분 발휘해 해경의 수색 구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신뢰를 주는 강한 해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을 겁니다.”
글·최선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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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