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조상의 숨결이 다시 밀려온다.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나무 불상, 비바람을 맞아 스러져가는 석탑 무늬, 옛 왕궁 천장의 기둥을 뜯었다 옮기는 작업 등 우리나라 문화재의 모습을 되살리는 현장이다.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일이어서 어렵기도 하거니와 엄청 조심스럽기는 생각을 뛰어넘는다.
갖가지 첨단 과학기법이 등장하지만 시대적 사명이라는 정신력이 아니고선 버겁기만 하다. 문화재 복원과 보존의 축을 맡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의 손끝에서 역사가 되살아난다.

우선 경복궁 정문 광화문이 복원을 위한 대장정에 들어갔다. ‘광화문 제 모습 찾기’ 대역사(大役事)는 2009년 12월 마무리된다. 앞서 땜질 복원공사 때 철근 콘크리트로 메운 부분을 금강송 등 목재로 바꾼다.
해마다 1000점이 넘는 유물들을 인원 21명으로 복원, 보존에 힘쓰는 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은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미안할 정도로 고요에 잠겨 있었다. 이곳에선 다양한 재질의 소장품에 대한 보존처리와 성분분석, 환경조사 등 난이도 높은 작업이 이뤄진다. 서화, 토기, 금속, 직물을 포함해 15만 점에 이르는 물량이다.
연구원들의 수작업과 함께 진공 동결건조기와 같은 육중한 첨단기계까지 초정밀을 요구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복원되는 문화재는 중앙박물관과 각 지역 박물관에 전시되고 분석이 끝난 자료들은 역사고증 자료로 쓰임과 동시에 장인(匠人)들의 기술발전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발굴된 문화재는 후손들에게 제 모습을 선보이기까지 길게 는 수십년에 걸친 작업을 거친다. 1㎜의 오차가 나도 원형과 멀어지기 십상이다. 
세계 최대의 석탑해체 작업이 이뤄진 전북 익산 미륵사지 현장에서는 거대한 호이스트(크레인)로 1~2.5톤 무게의 석축을 옮기고 있었다.
수천 개의 돌덩이가 딸려 나온다. 일일이 전문가의 손에 따라 정리된다. 2001년 말부터 시작한 6층 석탑의 해체작업은 현재 5개 층에 대해 마무리됐다. 나머지 1개 층 부분이 조심스레 진행되고 있다.
거대한 부속물 하나가 옮겨질 때마다 무게를 측정하고 광파측량, X레이를 찍는 듯한 3D 스캔, 사진촬영, 세척 등과 같은 복잡한 작업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뒤따른다.
하지만 석탑 연혁에 대한 기록이 희박하고 전례가 없는 작업이어서 역사적 사실규명과 보수보존을 위한 방법을 설정하는 데 숱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뒤집어 보면 그 때문에 소중한 작업이기도 하다.
“마음 속에는 늘 두려움만 있을 뿐입니다.”
지난해 1월까지 미륵사지 석탑 공사를 맡았던 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원은 복원작업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털어놓는다.
‘문화재 병원의 의사들’이 움직이는 손길로 되살아나는 문화재는 다시 후손들의 눈 앞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우리나라 역사를 알리게 된다.
글 송한수 기자 사진 정연호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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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