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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영친왕 일가 복식 특별전’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왕실에는 그들의 신분을 나타내는 문양이 있었다. 5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 왕실의 왕과 왕비에게만 허락된 용과 봉황 문양도 그런 예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마주한 그 문양은 사극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이미지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왕의 곤룡포와 왕비의 적의에 금실로 정교하게 수놓아진 이 조선 왕실의 상징은 날아갈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일가가 착용한 의복과 장신구 3백33점을 모아 ‘영친왕 일가 복식 특별전’을 열고 있다(4월 27~5월 23일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이번에 전시된 복식 유물은 1991년 5월 한일 정부 간 협상에 의해 환수됐다. 이는 국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한 성공 사례요, 영친왕과 영친왕비, 진(晉)과 구(玖) 왕자까지 왕실 한 가족의 복식 유물이 한꺼번에 전해진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영친왕비의 적의는 광무(光武) 원년(1897년)에 제정된 적의제도(翟衣制度)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1백10여 년 전 왕실 복식의 전모를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유물이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전시 유물 가운데 영친왕의 곤룡포와 영친왕비의 적의, 구 왕자를 위해 만든 자적용포 등의 궁중 예복은 옥대 같은 예복에 딸린 의장품과 함께 궁중 의례복식의 구성과 형태, 착용 방법 등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다. 또 곤룡포, 적의, 대홍원삼 등은 영친왕과 왕비가 1922년 4월 순종황제와 종묘에 결혼보고를 올리는 예식에서 착용한 의례복으로, 당시의 모습이 사진과 영상자료로 남아 있다.

또한 어린 왕자를 위한 귀여운 누비저고리와 풍차바지, 영친왕의 조끼와 마고자 같은 평상복들도 공개돼 당시 궁중에서의 일상적 의생활도 엿볼 수 있다. 영친왕비가 예복과 함께 착용한 각종 비녀와 꽂이, 댕기 등의 머리 장식과 노리개, 가락지 등의 치레 도구, 아름다운 자수가 놓인 향낭과 귀주머니 같은 장신구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 이들 장신구를 싸서 넣어둔 색색의 패물 보자기와 비단으로 만든 장신구 상자 등에서도 당시 왕실의 정성스러운 포장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정계옥 과장은 “이번에 전시된 영친왕 일가의 복식 유물은 조선 왕실의 마지막 장인들이 최고의 솜씨와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어서 당대 궁중 복식과 공예기술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유물은 그 역사적 의의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제265호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회는 이를 기념하면서 국립고궁박물관의 첫 번째 소장품 도록 발간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문의 Tel 02-3701-7651,7656,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 www.gogu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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