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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봄의 흰 어금니

한 잠 늘어지게 자고
입이 찢어지는 하품,
봄의 흰 어금니

훤히 들여다보인다

사람이 아닌 사물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 시작법은 그렇게 새로운 게 아니다. 수사법에서 말하는 의인법도 그 기술 중의 하나다.

그런데 의인법은 인간 중심 사고의 결과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문장 표현의 적절성을 위해 사물에 인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이 세상 만물 속에 이미 신성이 깃들여 있다는 인식에 이르면 의인법은 한낱 재치의 하나가 될 뿐이다.

봄을 의인화한 “봄의 흰 어금니”가 반짝 하고 빛을 낸다. 목련꽃이 피어도 이 어금니를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참 불행한 자이리라.

<안도현 시인이 ‘이인원 시인의 목련’이라는 제목으로 국정브리핑에 쓴 글입니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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