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철탑산업훈장 받은 캐논코리아 김영순 생산·개발본부장

경기도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이하 캐논코리아)의 공장에는 두 종류의 유니폼이 있다. 왼쪽 어깨에 수화로 ‘사랑합니다’를 의미하는 표식이 붙어 있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이 그것이다. 표식이 붙은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생산 라인이 구분돼 있는 점이 흥미를 자극한다. 이곳에 최근 생긴 캐논코리아의 비밀이 있다. 김영순 생산본부장의 설명이다.
“표식이 있는 유니폼을 입은 쪽은 청각장애인 직원들입니다. 겉으로는 구분이 안 돼서 유니폼으로 표시를 했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잖습니까.”
캐논코리아는 국내에서 장애인 고용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직원의 10퍼센트 이상이 장애인이다. 생산직만 따지면 30퍼센트 이상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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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년 전만 해도 사정이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대개의 기업처럼 장애인의무고용할당을 준수하지 않아 벌금(고용부담금)을 물고 있었다. 대변화는 2009년 7월에 시작됐다. 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고용증진협약을 맺은 것이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협약소식을 접한 김 본부장은 “고용이 많은 생산현장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무적인 고민에 들어갔다. 오래된 공장이어서 장애인 고용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계단을 고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장애인을 고용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필요했다. 고민을 시작한 지 며칠 후 김 본부장은 그야말로 벼락처럼 답을 얻었다.
“청각장애인이라면 공장을 고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반월공단에도 한국말이 서툰 동남아 근로자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장애인 고용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고용절차는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장애인고용공단 등 관련기관의 지원 시스템이 기대 이상이었다. 면접을 마친 후 채용예정자를 위한 직업훈련도 맡아 처리해 줬다. 장애인 직원들은 빠르게 현장에 적응했다. 3개월 만에 일반인 직원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무조건 정사원으로 채용했습니다. 그래야 적응이 빠를 것이라 생각했죠. 장애인 직원이라고 차별할 생각도 특혜를 줄 생각도 없었습니다. 똑같은 일과 대우를 제공하고 똑같은 생산성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장애인 직원들의 생산성은 일반인 직원보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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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직원들의 높은 생산성은 캐논코리아의 혁신적인 작업 시스템과 연관이 깊다. ‘셀(cell)방식’이라고 불리는 캐논코리아의 생산라인은 여느 현장과 달리 컨베이어벨트가 없다. 각자의 속도에 따라 작업을 하고 속도가 느리면 동료가 도와줄 수도 있다. 셀은 이런 생산 단위 조직으로 생산량과 모델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며 하나의 셀은 다른 셀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장애인 직원들만으로 별도의 셀을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편견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12명이 필요한 셀이었는데 생산성이 떨어질 거라 생각해 16명을 채용했죠.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생산성이 조금도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4명이 남게 돼 8명을 추가로 채용해 2번째 셀을 만들었죠. 이런 식으로 장애인 직원이 늘어 현재 64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직원들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듣지 못하는 대신 손재주가 탁월했다. 매월 평가되는 ‘셀 콘테스트(셀 단위의 생산성 평가대회)’에서 장애인 셀이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에는 최고의 숙련기능공에게 부여하는 ‘슈퍼마이스타’에 2명의 장애인 직원이 선발됐다. 일반인 직원도 3년 이상 일해야 겨우 획득한다는 ‘훈장’이다.
캐논코리아의 장애인 고용은 모범적인 혁신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내외 기업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캐논에서는 이를 ‘제2의 생산혁신’이라 부를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회사 발전을 위한 블루오션을 발견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직원은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도 합니다. 견학 왔다가 장애인 고용에 감동받고 사무기기를 모두 캐논 제품으로 바꾸는 분도 있어요. 국내에만 25만명의 청각장애인이 있습니다. 기회만 되면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할 인력들입니다. 모든 기업과 경영자들이 캐논코리아가 누리는 행복을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글·변형주 (이코노미플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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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