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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도서관 운영하는 육근해 한국점자도서관 관장




북소리버스는 책을 싣고 장애아동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서관버스다. 장애아동을 위한 대체자료 열람과 대출이 가능하고 버스 안에서는 구연동화, 영어동화, 음악동화, 과학동화, 그림책 상영 등 독서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육근해 한국점자도서관장은 “장애아동에게 비장애아동과 동등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북소리버스의 역할이자 한국점자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김윤옥 여사가 참여한 북소리버스는 어떤 행사입니까?
“저희 한국점자도서관이 진행하는 ‘들려주고 들어주는 그림책방’ 행사였어요. 김윤옥 여사는 ‘북소리버스’에 탑승해 ‘책 읽어 주는 할머니’가 돼 한빛맹학교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일 김 여사께서는 한국점자도서관에서 일하는 열린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점자도서관 역사관과 음성녹음실, 점자책 제작실을 둘러보기도 하셨고요.

2011년도에도 서울맹학교에서 책 읽기 봉사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영부인이 문화 관련 장애기관을 방문해 직접 봉사활동을 펼친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북소리버스 운영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북소리버스는 한국점자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동식 도서관이에요. 2006년 시각장애 아동에게 책을 읽어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그것을 확장시켜 2008년 6월부터 ‘북소리버스’로 운영하고 있어요. ‘e-Book’ 시대가 열렸다지만 시각장애인에게 독서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죠. 독서환경이 열악하니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고요.

특히 시각장애 아동은 독서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점자도서나 점자도서관이 대부분 성인에 맞춰져 있으니까요. 북소리버스 운영이나 도서출판 점자를 설립하게 된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시각장애뿐 아니라 청각장애, 지적장애인이 독서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가꿔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점자도서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한국점자도서관은 1969년 시각장애인이셨던 저의 선친 고 육병일 관장님께서 사재를 털어 설립한 한국 최초의 점자도서관으로 우리나라 점자도서관 1호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지난 43년 동안 시각장애인의 정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곳이기도 하고요.

1980년대에는 찾아가는 이동도서관 시대를 열었고, 시각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위해 정부간행물 보급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가장 먼저 인터넷 전자도서관을 개관하고 국제적인 디지털토킹북을 도입해 서비스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독서환경을 조성했습니다.

2000년부터는 시각장애인을 넘어 노환 등으로 독서에 장애를 갖고 있는 전 국민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독서장애인’에게까지 독서서비스를 확대했고, 촉각도서나 묵·점자·혼용도서, 점자라벨도서 등을 개발해 장애아동의 독서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점자책을 지역도서관에 대여해주기도 한다지요.
“점자도서는 총 6만여권 보유하고 있습니다. 점자도서 연 대출 권수는 1만여권, 이용자는 3천여 명 됩니다. 수치로 따지면 실제 도서관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진 편이죠. 그 이유는 도서관 주요 사업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 한국점자도서관은 좀 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점자책을 대출해 주는 도서관 고유 기능뿐 아니라 각 지역도서관 등을 서포트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시각장애인 독서사업을 위한 협약 등을 통해 점자책을 지역도서관에 대여해 주기도 하고 맹학교, 농학교나 지역도서관, 대학도서관과 함께 각종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시각장애인이 점자도서관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보니,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려고 하기보다는 장애인이 지역민으로서 보다 편리하게 지역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도서관을 서포트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의 현황과 독서환경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현재 25만명 정도 되지만 독서환경은 아직 열악한 수준입니다. 한국점자도서관이 설립된 이후 정부와 서울시 지원으로 여덟 군데 정도 점자도서관 법인이 생기고 시각장애인복지관, 대학도서관 등에 점자도서관이 생기며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실질적인 복지서비스의 성장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저희 한국점자도서관만 하더라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시설확장이나 보수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독서장애인을 위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이 부족한 형편이죠. 사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가 없으니 환경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2009년 사회적기업 ‘도서출판 점자’도 설립하셨습니다. ‘도서출판 점자’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시대는 변했는데, 시각장애인이 보는 책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그만큼 시각장애인의 독서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독서 사각지대에 있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도서보급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서출판 점자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출판뿐 아니라 촉감도서를 비롯해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함께 독서할 수 있는 묵·점자 혼용책, 노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자책,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한글 혼용책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책을 읽고 그 책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꿈을 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바우처를 보급하고 있는데, 사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은 제작이 쉽지 않은 관계로 도서가격이 일반도서에 비해 비쌉니다. 문화바우처가 바우처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책을 저렴하게 사서 쉽게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우처 지급만이 아니라 한층 더 눈높이를 맞춘 현실적인 복지가 이뤄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글·박근희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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