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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몰이 중인 배우 한가인



3한가인의 최근 행보를 보고 ‘단순한 행운’이라며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녀를 실제 만나 본 사람이라면 그의 열정이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지난 2005년 만 23세의 어린 나이에 배우 연정훈과 결혼한 한가인. 적당히 CF나 작품 한두 개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누릴 것이란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당당하고 멋지게 연기자 본업으로 돌아왔다.

한가인은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이미지를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아리따운 조선의 여자, <건축학개론>에서는 30대 중반의 우아한 현대여성으로 분해 무려 15살을 넘나드는 연기 진폭을 보여줬다.

한가인의 스크린 데뷔작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이다. 주인공 ‘현수’(권상우 분)의 첫사랑 ‘은주’로 등장해 뭇 남성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더니, 그로부터 7년이 지나 찍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도 첫사랑 여인을 연기해 화제가 됐다.

<건축학개론>은 건축설계사가 된 남자주인공 ‘승민’(엄태웅 분)의 사무실에 대학시절 친구인 ‘서연’(한가인 분)이 찾아와 제주도에 집을 한 채 지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영화. 집을 매개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15년 전 풋풋했던 대학교 1학년생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배수지 분)으로 돌아가 첫사랑의 기억을 되새긴다.


7년의 간극을 뛰어넘어 명실상부 ‘첫사랑의 아이콘’이 된 한가인. 다른 점이 있다면 청순미가 느껴졌던 <말죽거리 잔혹사>와는 달리 <건축학개론>에서는 30대 중반의 원숙미를 뽐냈다는 것. 그러면서도 아직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외로운 여인의 마음을 절절히 드러내, 이번에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관객들의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얻어 냈다.

한가인은 인터뷰를 통해 “요즘 시대에도 이런 첫사랑 이야기가 통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1990년대 대학에 다니며 삐삐(무선호출기)로 친구에게 연락하고 CD플레이어로 음악을 감상하던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첫사랑의 안타까운 기억, 부족하고 서툴렀기에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감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고, 관객들은 1990년대 첫사랑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담을 투영시키며 <건축학개론>에 대한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빠트릴 수 없는 한 가지. 스크린에 투사된 한가인의 고혹적인 자태는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향기가 느껴지는 여배우로 관객들의 뇌리에 박혔다.

생각보다 일찍 한 결혼.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어 연기활동이 뜸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작은 오해로 인해 무려 3년간이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지난 2007년 드라마 <마녀유희>를 끝낼 무렵 소속사에서 시청률 부진의 원인이 제작진에게 있다는 악의적인 보도자료를 냈고, 모든 화살이 한가인에게 돌아왔다.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3년 동안 연기를 쉬어야 했던 것.

결혼식 당시 “결혼 후에도 당당한 연기자로 여러분들 앞에 서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해져 갔다. 한가인은 “집에만 틀어박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고 당시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재기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고, 우여곡절 끝에 2010년 SBS 드라마 <나쁜 남자>로 연기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해 <건축학개론>을 먼저 찍어 놓은 뒤 <해품달> 촬영에 들어갔다. 시청률 20퍼센트만 넘어도 소위 ‘대박’이라고 일컬어지는 드라마업계에서 최종회 시청률 42.2퍼센트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었다.

<해품달>이 그에게 영광만을 안겨다 준 것은 아니었다. 첫 사극 도전이 결코 녹록지만은 않았던 것. 극 초반 아역배우들의 호연이 화제를 모은 뒤 성인 연기자들로 교체됐고, 한가인은 어색한 사극 대사 톤과 억양, 경직된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신인도 아닌, 데뷔 10년차 배우에게 그것은 참기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 너무 바쁜 스케줄 탓에 이런저런 고민을 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가인은 “내가 데뷔 초의 어린 여배우였다면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으니까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많아진 것 아니겠나”면서 “악플(악성댓글)이 무플(댓글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도 있더라. 여러분의 관심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한가인의 연기는 안정을 되찾았고 연기력 논란도 사라져 갔다.

예상치 못했던 ‘뾰루지 논란’도 있었다. 드라마 종영이 다가오자 한가인의 얼굴에 피부트러블이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한 것. 이에 한가인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3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얼굴을 씻지 못해 썩어 가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놔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품달>을 통해 한가인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연기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졌다는 것. 6살이나 어린 배우 김수현을 상대로, 현재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앳되고 청순한 이미지를 선보여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쩌면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로 결심하면서부터 그녀가 목표로 했던 것들은 다 이룬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가인은 무엇보다 앞으로 원하는 작품과 캐릭터를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영화와 드라마, 잇따른 촬영으로 소진된 체력을 보충한 뒤 바로 새 작품에 뛰어들 생각이다.

그는 “결혼을 한 여성도 ‘유부녀 꼬리표’를 떼어 내고 당당히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어떤 연기변신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배우 한가인’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 본다.

글·현화영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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