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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애니 <점박이-한반도의 공룡 3D> 한상호 감독




EBS TV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에 이어 3D 애니메이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 3D>(이하 <점박이>)를 선보인 한상호 감독이 전인미답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온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토종 애니메이션 <점박이>가 개봉 17일 만(2월 12일)에 누적관객수 80만3천4백21명을 기록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2백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한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은 토종 애니메이션이 이룬 쾌거다.

앞서 지난 1월 26일 개봉한 <점박이>는 개봉 첫주 전국에서 36만6천5백2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개봉 기록을 세웠다.

한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 이전까지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흥행한 적이 없어 우려가 많았고 으레 안 될 거라 예측한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성과가 좋아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점박이>는 국내 기술로 완성한 3D 공룡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완성도에서도 남부끄럽지 않다.





특히 제작비가 ‘고작’ 8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더라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완성도의 작품을 할리우드에서 만들었다면 제작비가 족히 수백억원으로 올라섰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3또한 <점박이>는 이미 해외 33개국에 선판매됐다. 한 감독은 “어떤 연출자가 자기 작품에 1백퍼센트 만족하겠습니까. <점박이>는 할리우드와 비교했을 때 인풋 대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하지만 개봉 전까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모두가 그 뜻과 취지, 패기에는 공감했지만 계획보다 일정이 13개월이나 지연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고 한 감독의 부담은 한계를 경험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심적, 육체적 고통이 극에 달했습니다. 몸무게는 8킬로그램이나 빠졌고, 밤새도록 코피를 쏟기도 했고, 응급실에 두 번 실려가기도 했어요. 고막이 터져서 수술을 받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회사(EBS)에 누가 될까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제가 그전까지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한 번도 약속한 시간 안에 제작을 못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 산고 끝에 나온 <점박이>에는 현재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백악기 시대 한반도 남쪽 지역을 무대로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와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의 숙명적 대결을 그린다.

극중에는 모두 17종 80여 마리의 공룡이 다채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영화의 타깃층인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에는 제격이다.

한 감독은 “사람이 참 간사한 게 프로젝트가 13개월 지연되면서 제발 작업이 끝나 극장에 걸리는 걸 보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이젠 개봉하니까 흥행이 됐으면 좋겠다 싶다”며 웃었다.

<점박이>는 현직 EBS PD인 한 감독이 2008년 11월 선보였던 EBS TV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에서 출발한다. 1995년 EBS에 입사해 ‘문자’ ‘마이크로의 세계’ 등으로 스타 다큐멘터리 PD가 된 그는 의미가 있으면서 재미도 있는, 또한 세계적으로 통할 다큐멘터리의 소재로 공룡을 선택해 1년의 작업 끝에 <한반도의 공룡>을 내놓았다.

공룡의 일생을 CG를 입혀 표현한 90분짜리 다큐멘터리는 큰 호평을 받았고, 한 감독은 여세를 몰아 극장용 공룡 이야기에 도전한 것이다. “다큐를 만들 때도 반대가 엄청났어요. 예산 문제, 작업 기간, 기술력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죠. 실제로 작업 도중 회의를 갖고 그만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1년의 작업 끝에 우려를 딛고 해냈습니다.”

영화는 공룡의 입체적인 표현 못지않게 배경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다큐멘터리 때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에서 원시자연을 훑는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배경 화면을 담아오고 그것을 재가공하는 작업을 거쳐 생생한 배경 화면을 만들어냈다.

한 감독은 “특히 항공촬영에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룡이라는 아이템과 국내 CG 기술력은 한국 영화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영화가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넓은 글로벌 시장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려면 공룡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배우에게는 한계가 많지만 공룡에게는 언어나 문화의 장벽이 없잖아요. 공룡시대는 우리에게 화석 몇 개로밖에 남아 있지않지만 그런 단서에 상상력을 첨가해 그 시대를 재현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은 글로벌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또한 국내 CG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 경쟁력이 있습니다.”

<점박이>에 투자 겸 제작으로 참여한 EBS는 현재 이 영화를 엄청난 방송광고 물량으로 지원사격하고 있다. 한 감독은 “EBS PD로서 이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 의미 있었다. 방송과 영화의 만남 속에서 각각의 시스템이 상호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점박이>가 성공해서 <한반도의 공룡>이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나아가 <아바타> 같은 작품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글·윤고은 (연합뉴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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