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서 애교쟁이로 변신한 엄태웅

처음 엄태웅이 <1박2일>팀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엄태웅이 예능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평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만 줄곧 보여줬던 그였기에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엄태웅은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하며 그가 올해 최고의 예능 블루칩임을 당당히 입증했다.
1박2일팀이 연예대상을 수상하면서 대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엄태웅은 <1박2일>에서 솔직하고 순수한 ‘순둥이’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순진한 그도 ‘예능감’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지난해 방송에서 그는 “최근 인기를 실감한다”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준다. 그래서 일부러 더 순진한 척한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예능 대세’ 엄태웅이 이번엔 달콤한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한다. 1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애교 넘치는 허허실실 청년 ‘강동주’ 역을 맡은 것. <네버엔딩 스토리>는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스토리를 밝고 유쾌하게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이 영화에는 시한부 주인공의 비탄과 슬픔, 그리고 원망이 보이지 않는다.
응당 실의에 빠져야 할 것 같은 주인공 ‘강동주’와 ‘오송경(정려원 분)’은 오히려 함께 장례를 준비하며 담담히 죽음을 준비한다.
그들의 일상은 함께 묏자리를 찾아다니고 수의를 입어보며, 자신들의 장례식에 찾아올 손님을 위해 장례식장 육개장을 먹어보는 것 등으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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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열렸던 <네버엔딩 스토리> 제작보고회에서 엄태웅은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재미있었다”며 “하루하루 현장에 나갈 때마다 ‘오늘은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집본을 보니 (영화의) 분위기가 따뜻하고 행복하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려원과 함께 영화의 엔딩송을 직접 부른 것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Wedding Song’에서는 엄태웅의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를 들을 수 있다.
엄태웅은 영화를 찍는 내내 영화 속 ‘강동주’로 지냈다. 그는 “촬영 기간 동안은 실제로 정려원의 남자친구가 된 것 같았다”며 “현장에서는 ‘동주야’, ‘송경아’ 이렇게 부르면서 서로 아껴줬다”고 말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내내 스태프들이 엄태웅과 정려원의 열애를 의심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정려원은 “저희가 너무 친하게 지내서 스태프 중 한 분이 ‘둘이 정말 행복해 보여서 나도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며 “그러니 관객들은 그런 생각을 더 절실히 하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엄태웅은 뇌종양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매일 아침 촬영을 나갈 때 ‘내 뇌는 부어 있다’는 주문을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의 포커스가 연애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예쁘게’ 연애하는 데 보다 더 비중을 뒀다.
“두 남녀가 어떻게 사랑으로 시련을 이겨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무거운 소재의 슬픈 얘기지만, 보는 사람이 즐거워지고 짠해지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엄태웅은 앞서 개봉한 <시라노 : 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과 <특수본>을 흥행시키는 데에도 기여했다. 2010년작 <시라노>에서는 사랑에 어수룩한 남자 ‘병훈’을, 지난해 개봉한 <특수본>에서는 동물적 감각의 열혈형사 ‘성범’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특히 특수본에서는 강도 높은 액션신을 소화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엄태웅은 실제 형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물론 택시 강도 잠복 현장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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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장소를 찾아가 잠복근무를 한 것. 그는 실제 택시 강도와 접촉하기 위해 일반인으로 변장한 후 무작위로 택시를 골라 타기도 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완벽한 형사로 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현실감 넘치는 액션신을 위해 촬영 전 액션 스쿨을 다니며 기본기를 다진 것은 물론이다.
<특수본>이 지난해 11월 개봉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관객 1백만명을 돌파한 데는 이런 엄태웅의 힘이 컸다. 또 앞서 개봉해 누적관객수 2백만명을 넘긴 영화 <시라노>에서 엄태웅은 전작 <선덕여왕>의 ‘유신’이나 <마왕>의 ‘오수’와는 1백80도 다른 모습을 보여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엄태웅은 등장하는 작품마다 잘되는 이유에 대해 “그저 작품과 감독님 복이 많았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엄포스’, ‘엄순둥’, ‘엄멜로’에 이어 그가 보여줄 다음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 남자의 다음 얼굴이 궁금하다.
글·박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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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