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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녀 엄마들이 만든 우리두리인형극단




인형극엔 요즘 아이들이 열광하는 ‘뽀통령’ 뽀로로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의 눈빛이 심상찮다. 아이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형극 <우리는 모두 대장> 속 주인공 예은이다. 극중 예은이는 장애아동으로 수업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고 자꾸 돌아다녀 친구들이 귀찮아한다. 반 친구들은 처음에는 예은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평을 하다가 ‘대장 놀이’를 하면서 서로에게 장점이 있음을 깨닫는다.

“인형 모두 저희가 직접 만든 거예요. 인형이 저희를 닮았다고 하던데 정말 닮았나요?” 공연을 마친 주부들은 연습실로 돌아와 직접 꿰매고 붙인 인형을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었다. 인형극을 이끌어나가는 이들은 장애아를 자녀로 둔 어머니들이다.




이들은 2008년 서울 은평구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주최하는 장애인부모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또 다른 장애 가정을 서로 멘토링하는 과정에서 인형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장애아 인식 개선을 위한 인형극을 시작하게 됐다.

“하나의 작품에 들어간 노력과 정성을 없애기 아깝다는 생각이들어 꾸준히 활동하게 됐어요.” 유재숙(50)씨는 아무런 연기 지도 없이 독학으로 기초부터 쌓아왔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웃어보였다.

우리두리인형극단에는 장애자녀를 둔 주부 8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복지관을 찾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연하거나 직접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방문한다. 공연은 <내 친구 여진이>, <우리는 모두 대장>, <함께 가는 길>, <내 동생과 할 수 있는 백만 가지 일> 등 네 가지다. 모두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공연을 통해 얻는 만족감도 남다르다.

이수진(47)씨는 “인형극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아이들이 장애라는 건 무섭고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들 바쁘지만 꼭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장애우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다. 장애자녀를 둔 가정환경상 행여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 같은 공연을 두 파트로 나눠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각자 특별한 사정이 있으니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하고 공연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한부열(50)씨는 “방학 때는 아이들을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연습에 집중하기 어렵다.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자체도 힘이 들기 때문이다. 외부 공연이라도 나가면 애들을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팀원 간에 작은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인형극을 시작하면서 장애 인식 개선뿐 아니라 우리두리인형극단 주부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김경자(69)씨는 “예전에는 장애자녀 때문에 걱정과 근심이 앞섰지만 이제는 뭐든지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임을 통해 더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유재숙씨는 “살면서 누군가의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굉장히 활력소가 된다”면서 “제멋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장애 인식 개선이라는 뜻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보통의 공연과는 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적극적인 노력은 수상의 결실로 이어졌다. 2008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주최하는 서울여성동아리 페스티벌 ‘여성이 만드는 세상’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춘천 인형극제 아마추어 경연에 2년 연속 출전해 경력도 쌓았다.

물론 대회 참가 목적이 수상 때문은 아니다. 우리두리인형극단 지도 강사인 장보석(37)씨는 “경연대회 출전은 어머니들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견문을 넓혀 아이들에게 더욱 전문적인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전국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의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자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두리인형극단의 목표는 하나다. 장애를 가장 잘 아는 ‘장애자녀의 어머니’들이 장애 이해를 도모하는 주체자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다. 장애자녀를 둔 다른 부모들은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는 의외로 소극적이다.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꺼려지고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두리인형극단은 그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입장을 이해하기에 더욱 열심히 활동 의지를 되새긴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처우 개선에 대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김경자씨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학습 훈련이 필요하지만 현재 학습 기관은 교육 프로그램을 선별적으로 운영해 수요가 제한적인 편이다”면서 “보다 많은 장애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김이슬 인턴기자 / 사진·장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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