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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꿈나무 포환던지기 이미나 선수




“포환던지기의 매력이요? 순간의 힘과 집중력으로 멀리 던졌을 때 그 희열감이랄까요. 이왕 시작한 거 세계대회에서 1등 한번 해 보겠습니다.”

8월 4일 오전 9시,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 속 익산공설운동장. 포환던지기 이미나(17·이리공고1) 선수의 당찬 목소리가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이미나 선수는 초·중·고 부별 기록을 여섯 차례나 경신하며, 이제껏 한번도 1등 자리를 놓쳐 본 적이 없는 한국 포환던지기계의 기대주다. 지난 7월 6~11일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육상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기록했다.

포환던지기는 육상의 네가지 투척 종목 중 상대적으로 관성이나 원심력의 도움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가장 원초적인 힘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는 종목이다. 포환을 턱 아래에 단단히 고정한 상태에서 밀어내듯 던지는데, 지름 2.135미터(7피트)의 원 안에서 가장 멀리 보내면 승자가 된다. 남성은 7.26킬로그램, 여자는 4킬로그램의 포환을 사용한다.




현재 포환던지기 선수는 전국 통틀어 1백명이 채 안 된다. 이 중 여자 고등부는 20여 명 정도다. 이미나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 테스트를 받으면서 발을 들여놓았다.

초등학교 때 처음 나간 경기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미나 선수는 여자 초등부 포환던지기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3~4미터나 멀리 날려 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그는 ‘괴력 소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를 지도해 온 최권엽 코치는 “포환던지기 종목에 적합한 큰 키 등 타고난 체격조건을 갖춘 이미나 선수는 국내 대회에서는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최 코치는 “미나는 열정과 집념이 뛰어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에 열린 세계대회에서 그가 보인 역량과 기량은 우라나라도 세계대회에서 얼마든지 1등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가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선수의 어머니는 2003년부터 파킨슨병을 앓으며 힘들게 생계를 꾸려 왔다. 아버지도 2009년 후두암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전신으로 전이돼 병원에서 치료 불가 판정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훈련하는 재능 있는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인터넷포털 ‘다음’과 공동으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해 이미나 선수를 비롯한 육상 꿈나무 20명을 위한 장학금 2천만원을 마련했다.

이미나 선수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시합 나갈 때마다 항상 ‘최고다. 잘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는 부모님의 격려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날씨가 춥고 더울 때 또래 친구들이 놀러 다닐 때는 훈련받기가 싫어져요. 특히 부상을 당할 때는 외로움까지 찾아오니 더 그렇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뿐, 오히려 저는 그 기간을 빨리 극복하려고 노력해요.”

이미나 선수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신체조건이나 힘이 부족한 친구들을 생각하면 저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면서 “‘아, 나는 정말 감사해야 하는구나. 이럴 시간이 없구나. 더 노력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운동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꼽았다.

“경기 내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을 많이했어요.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경기가 끝났고,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도 1등과 50센티미터밖에 차이가 안 나더라고요.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에 세계 1위를 향한 목표가 더 확고해졌어요.”


이제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그는 고등부라서 아쉽게도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한국에서 세계대회가 열린다는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아직은 포환던지기가 인기종목이 아니다 보니 제가 운동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런 종목도 있느냐고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왕 시작한 거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으로 만들고 싶어요. 제가 열심히 운동해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나라도 알릴 수 있고,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2년 동안은 세계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할 거예요. 그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터뷰하는 날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글과 사진·박이슬 (공감코리아 정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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