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돌이켜보면 아직도 흥분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7월 7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던 순간, 우리 국민 모두 환호성을 외쳤다.
그때 누구보다 큰 마음속 짐을 내려놓았을 사람들이 더반에서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 발표자들이었을 것이다.
아리랑TV의 토크쇼 <하트 투 하트>는 7월 29일 오후 9시30분 ‘더반의 스타’로 떠오른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편을 방송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펼친 나 대변인은 4년간 아리랑TV에서 리포터와 앵커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강채리 앵커가 진행한 이날 방송에서 나 대변인은 “지난 3주간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느라 바빴다”며 “진짜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봉투를 열어 “평창”을 외치던 그 감격스런 순간이 영상을 봐야 기억난다고 했다.
“그 순간 제가 숨기고 있던 감정들이 폭발했거든요. 최종 발표에서의 팀워크도 훌륭했고 저희 팀과 조국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관심에 대한 느낌은.
“아직도 꿈 같아요. 하지만 저는 훌륭한 팀의 일원이었을 뿐이고, 평창유치위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정부, 강원도 등의 지원, 그리고 5천만 한국민의 지지를 받아 이룬 업적입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저보다 더 노력해 주신 분들이 많으세요. 이분들도 국민의 관심을 받았으면 합니다.”
유치위 대변인으로 어떤 활동을 수행해 왔는지요.
“주요 업무는 각종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발표자들을 준비시키는 것도 역할의 하나였죠. 또 해외 언론과 접촉하는 부분에서 홍보담당자를 도와드려야 했고 지난 2월 IOC 평가위원회 평창 방문과 로잔에서 열린 기술 브리핑, 그리고 기자회견 질의응답 사회자를 맡았습니다.”
첫 발표자였는데도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였어요.
“다 연기였어요(웃음). 막상 IOC 위원들 앞에 서니 긴장되고 제 역할에 대해 큰 부담이 느껴졌어요. 처음 1분은 말이 잘 나오지 않아 최고경영자(CEO) ‘터비 레디’란 분의 이름을 ‘터디 레비’라고 하고 말았어요. 쉬운 이름이고 연습할 때 실수도 안 했던 부분인데, 큰 실수였죠.”
아무도 못 알아챈 것 같아요.
“그러고 나니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 첫 발표자인 만큼 전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끝나고 나니 다른 팀원들을 실망시킨 것 같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어요. 하지만 다른 팀원들이 잘해 주셔서 제가 최종 발표 때에는 더욱 분발할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발표 연습은 어떻게 하셨나요?
“최종 발표 연습만 한 달 정도 했어요. 서울에서나, 출장지에서나, 또 혼자든 팀원들과 함께든 매일 몇 시간씩 연습했어요. 헬리오스파트너스 대표 테렌스 번스 씨가 우리 팀의 발표 지휘자로 훈련시켜 주셨고, 팀 단위 연습을 많이 했어요. 팀원의 에너지를 모아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니까요.”
어느 분의 발표가 가장 인상적이었는지요.
“한 명을 콕 집어내기 힘들지만, 조양호 유치위원장님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게 익숙지 않으셨고, 매우 바쁘신 분인데도 저와 함께 계속 연습을 하셨어요. 최종 발표가 다가왔을 때는 18개월 전과 전혀 다른 분이 되셨어요.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팀워크는 어땠는지요.
“매우 좋았습니다. 박용성 KOC위원장님은 유머 감각도 뛰어나셔서 많은 웃음과 열정을 더해 주셨어요. 김연아 선수도 동계올림픽 유치의 스타죠. 세계 챔피언으로 존재감도 크고 영어 발음도 훌륭하고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전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도 정말 큰 자산이었습니다. IOC위원들도 대통령님의 발표를 직접 언급할 정도였는데, 모국어가 아닌 영어 발표를 정말 잘해 주셨어요.”
나 대변인의 프레젠테이션 음성 분석 결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프로 근성으로 신뢰감 높은 승부사 기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 감정을 통제하기 매우 어려웠어요. 연습할 때 눈물을 흘린 적도 있는데, 최종 발표 때 제가 두번째 무대에 오르기 앞서 무대에 섰던 김진선 유치위 특사께서 발표 중 눈물을 흘리셨어요. 만약 저까지 눈물을 보이면 적정선을 넘는 것 같아 최대한 제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나 대변인이 ‘명품 영어’를 구사한다는 평가들을 하는데.
“감사합니다만 실은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부분 IOC위원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어요. 너무 빨리 말하는 것과 어려운 단어 사용이나 긴 문장은 피했어요. 동시에 약간 한국적 요소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않으니까요. 각 발표자가 사용하기 편한 단어들을 선정하려고 애썼는데 덕분에 저희 발표가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 예정인가요.
“지난 18개월 동안 한국 알리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했습니다. 아직 수많은 사람이 한국이 얼마나 멋진 나라이며 장점이 많은지 너무 모릅니다. CNN 등의 뉴스를 통해 북한과의 분쟁, 일본 원전사고 현장과 가까운 나라로만 알아요.
한국이 얼마나 멋진 곳이고 한국인들이 얼마나 정이 넘치는지, 김치 이외에도 훌륭한 점이 많고 한국방문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란 걸 널리 알리고 싶어요. 평창 유치위의 대변인으로서,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한국과 한국기업을 해외에 더욱 잘 알리고 싶습니다.”
글ㆍ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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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