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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축제 참가 세계적 아티스트 도우미 유재환씨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하던 유명 아티스트를 처음 공항에서 만났을 땐 떨려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다행히 그분들이 제게 먼저 말을 걸어주더라고요. 나중에는 그런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G20세대가 G20세대에게’를 위해 필자가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를 자신의 영역에서 ‘국가대표’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만난 유재환(26·서강대 경영학과 4년)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이 강해 보였다.

가이드 역할을 하며 어떤 분들을 만났나요?
“저는 단순 가이드가 아니라 직접 세계적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입국부터 출국까지의 모든 활동을 관리하는 ‘프로모터 겸 투어 매니저 겸 가이드’ 역할을 했어요. 지난해와 올해 월드DJ페스티벌(이하 월디페)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을 주로 맡았어요. 월디페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 축제로는 국내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소문난 축제입니다.

올해는 2박3일 동안 경기도 양평군에서 치러졌고 수만 명의 관객이 모였죠. 올해 월디페에는 세계적 뮤지션인 마르쿠스 슐츠, 아비치, 다다 라이프, 프리메이슨즈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 총 30여개 팀이 참여했어요. 제가 담당한 팀은 이 중 8팀이었죠.”

대학생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을 하셨네요. 어떤 기회를 통해 이 일을 하게 됐나요?
“지난해 휴학을 하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찾다 우연히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자원봉사자 모집’이라는 글귀 하나를 보고 끌렸어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음악을 워낙 좋아해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그리고 한 달 뒤 한강 난지지구에서 열린 월디페에 해외 아티스트 의전으로 활동하게 됐죠.

당시에 제가 담당했던 아티스트가 프리메이슨즈 멤버 둘이었는데, 그분들이 한국에 머물던 3박4일 동안 마치 ‘일대일 수비’를 하듯찰싹 붙어다녔어요. 입국하는 순간부터 출국할 때까지 식사, 서울시내 관광, 행사 참여 등 모든 활동을 같이한 셈인데 서로 정말 친해졌어요. 그 분들은 제게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모터를 할 생각은 없느냐’며 원한다면 자신들이 아는 아티스트, 에이전트들한테 추천을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해외 아티스트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던가요?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국가에 처음 오는 아티스트들도 있었어요. 그런 분들은 입국할 때부터 굉장히 놀라더라고요. 현대적인 인천공항을 시작으로 서울 도심 곳곳을 둘러보며 ‘한국이 이런 나라인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말들을 했어요. 호텔에서 초고속 인터넷으로 필요한 음악 파일들을 다운받고 ‘세상에서 제일 빠른 인터넷’이라며 극찬을 하더군요. 내년에도 꼭 초대해 달라고 했어요.”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해외 아티스트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모든 책임이 제게 있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번 월디페 때도 제가 맡은 팀들을 관리하느라 일주일 동안 10시간도 채 못 잤어요. 보통 아티스트들은 공연 전날 입국해 공연 다음 날 출국하는 게 관례라 2박3일 축제를 운영한다고 하면 저는 4박5일 동안 거의 잠도 못자고 초긴장 상태로 모든 진행상황을 체크해야 해요. 정해진 일정과 동선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자칫 차질이 생기면 걷잡을 수 없게 되거든요.

한번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시작 3시간 전에 입국하는 일이 있었어요. 공항에서 행사장까지 2시간가량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마침 주말이어서 교통체증이 심했어요. 전 행사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의전차량 기사님, 그 아티스트의 의전 담당자와 5분 간격으로 문자와 통화를 주고받으며 어느 길로 오는 게 빠른지 수시로 알려드렸고, 결국 공연시작 20분 전에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정말 아찔했죠.”



그분들을 만나면서 가장 뿌듯했던, 또는 가장 감동적이었던 경험은?
“한국에 온 적이 없는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일은 리스크가 있어요. 그 아티스트를 한국 관객이 얼마나 좋아할지도 모르고, 또 그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도 모르니까요.

올해 월디페 때 만났던 스웨덴 출신의 듀오 다다 라이프가 그런 경우였어요. 그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외국 DJ인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팀이었죠. 계약을 진행한 이후 미국의 유명 음악 축제를 방문해 직접 그들의 공연을 봤더니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 자신은 기대를 많이 했지만 한국 반응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월디페 축제 둘째 날 두 아티스트의 무대가 시작됐고, 소품으로 준비한 거대한 바나나와 샴페인병 풍선을 관객들한테 던지고 나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그들의 가장 유명한 곡이 나오니 정말 몇만 명이 다같이 뛰면서 열광하더군요. 무대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어요.”

재환씨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 그 일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합니다. 제가 했던 일이 완전히 새롭고, 도전적인 일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저보다 더 먼저, 더 많이, 더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하지만 제게 이번 일은 단순히 ‘일’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간다고 생각했기에 하나의 ‘즐거움’이 됐어요.

좋아하는 것, 진정 즐거운 것을 고민하다 찾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저처럼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으신다면 저보다 몇 배 더 값진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글·박지용 (현대자동차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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