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4월 한 케이블방송에서 방영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 시즌 3이 인기리에 종방했다. 시즌 3 최종회는 20~34세 여성 시청자층에서 평균 1.86퍼센트, 최고 2.35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가구 시청률 또한 평균 1.50퍼센트, 최고 1.93퍼센트까지 오르며 최종 우승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기도 했다.
시즌 3의 우승자 신주연씨는 순수 국내파 디자이너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신씨는 최종회에서 ‘감정의 치유’를 콘셉트로, 실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들은 신씨를 “디자이너로서의 기초가 너무나 튼튼한 도전자”라며 “다양한
소재와 과감한 색상, 강렬한 무늬를 활용해 하나의 유기적인 컬렉션을 완성해 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컬렉션”이라고 호평을 쏟아냈다.
5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프런코>에서 최종 우승한 소감은?
“날아갈 듯 좋았다는 표현 말고 다른 게 있을까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다가 최종 합격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 좋아서 뛰어다녔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매회 미션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나 부담은 없었나요?
“이미 대학이나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에서 디자인에 대한 고뇌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부담은 없었어요. 방송을 보면 사회자가 “몇 분 남았습니다”라며 재촉하는데 오히려 그 말을 들으면 뭔가 초인적인 힘이 생기면서 문제가 해결됐어요.(웃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게 출연자 대부분이 경험이 많지 않은데 한 달 동안 옷을 열 벌 이상 만들었어요.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미션을 하나씩 마칠 때마다 정말 뿌듯했어요. 이 느낌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출연자 모두가 열심히 미션을 수행하지 않았나 싶네요.”
경쟁자 중 유학파가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위축되진 않았나요?
“전혀요. 저는 국내에서 패션을 공부했지만 악착같이 공부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보력이나 패션의 역사에 있어서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상이 강해서 오해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머리도 노랗고 방송에서도 거칠고 강한 성격으로 비치니까 많이들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저를 노는 것 좋아하고 책 정말 싫어하는 사람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저는 소란한 것을 싫어하고 책이랑 전시회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디어 리서치가 취미이자 특기인데 어디서 많이 찾으시는지?
“저는 노는 게 일하는 거예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시를 읽고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이 영감의 원천이죠. 시간이 없을 때는 해외 사이트에서 이미지 검색하거나 책과 영화를 보고 시간 있으면 전시회를 보러 가요. 전시회를 보면 요즘 작가들이 어떤 트렌드를 따라가는지 알 수 있고 패턴이나 디자인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영감을 받거든요. 누구나 이렇게 말하겠지만 주변의 모든 것이 영감의 원천입니다.”
그동안 디자인 영감을 주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뭔가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신달자 선생님이 쓴 <백치애인>이라는 책이에요. 20년 전쯤 저희 엄마가 읽으셨던 책인데 이제까지 제가 읽었던 책 중 단연 1순위예요. 인간의 공통적인 목적이자 근본의 감정이 바로 사랑과 이별이잖아요. <백치애인>은 그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이에요. 사랑뿐만 아니라 혼자 힘든 시간을 이겨내거나 고민이 있을 때면 그 책을 읽으면서 답을 얻는 듯한 느낌이 들죠. 1백번도 넘게 본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한마디로 중학교 때는 반항아, 고등학교 때는 모범생이었어요. 어릴 때는 학교 끝나면 음악 연습하러 가는 착한 딸이었죠. 그러다 중2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어려워지니까 엄마의 목표가 제가 되고 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니까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 가출도 하고 왕따도 당해 봤어요.
인기가수 팬클럽에 가입해 따라다니기도 해봤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걸 뭐든지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공부만 했어요. 매일 2~3시간 자면서 3년을 보냈죠.”
처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었나요?
“어릴 때는 음악가가 꿈이었어요. 그러다 집이 힘들어지고 클래식을 못 하게 됐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음악밖에 없는데 악기를 못 다루게 됐으니까 작곡가가 되자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엄마가 절대 허락을 안 하셨어요. 그러던 중 ‘신주연은 패션이나 스타일이 독특하다’는 친구들의 말이 생각났고 저에게 패션 디자인과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원서를 넣고 난 뒤 시내에 있는 미술학원을 돌면서 ‘난 성적이 굉장히 좋아서 서울대도 갈 수 있는데 돈이 없다. 나를 가르치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제 ‘똘끼’에 반해 한 학원 원장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미술학원을 거의 공짜로 다녔어요.
<프런코> 결과가 나오고 나서 그 원장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그분이 아니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기 힘들었겠죠.”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과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조금 더 자기 목표의식을 갖고 나아갈 방향을 남과 다르게 정하면 좋겠어요. 사실 저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했어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목표가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남과 같지 말라고 해서 특이해지라는 게 아니라 가고 싶은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습득해야 한다는 거죠.
디자이너라고 해서 디자인만 잘하면 안 돼요. 내 디자인이 어떻게 분류돼서 어떤 옷들과 진열되고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 판매되는지 알아야 디자인을 하거든요. 또 좋은 옷을 봐야 좋은 옷을 만들어요. 보통 학교에서는 디자인 테크닉을 가르치지 좋은 옷이 어떻다는 걸 가르치진 않거든요.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글·이자은 (중앙대 사진학과 4년)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은 참신한 시각으로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이슈, 정책 등을 취재하고 다양한 홍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들의 열정 넘치는 이야기는 문화체육관광부 공식블로그 도란도란문화놀이터(culturenori.tistory.com)에서 더 자세히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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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