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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박지성, 변희봉, 유해진, 송새벽, 송강호, 만화영화 ‘곰돌이 푸’의 피그렛… 이들의 공통점은? ‘성대모사의 달인’ 개그맨 안윤상(29)이 흉내 내는 대상들이다. 안윤상은 개그콘서트 ‘슈퍼스타 KBS’ 코너에서 정·재계, 연예계, 체육계 명사의 목소리는 물론 피그렛 역할의 성우 목소리까지 ‘싱크로율 1백퍼센트’에 가깝게 재현하고 있다.

안윤상이 성대모사할 수 있는 사람은 대략 1백여 명. 이처럼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모사하는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노력이다. 모사하고자 하는 사람이 가장 자주 쓰는 말투를 연구해 듣고 또 듣는다.


“성대모사를 하기 전에 먼저 모사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해요. 성대모사를 한두 번 해 보고 안된다고 포기하면 성대모사를 절대 할 수 없어요. 저는 MP3에 목소리를 녹음해 넣어놓고 수백번을 반복해서 들어요. 영화 <방자전>의 송새벽씨 성대모사를 할 때는 한 2백번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개그맨 공채시험을 볼 때는 배우 변희봉 선생님 목소리를 성대모사했는데 그때는 3개월 동안 매일 반복 연습했어요.”

모든 개인기가 그렇겠지만 성대모사야말로 땀 흘려 연습, 또 연습하는 노력만이 결실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대모사로 목소리를 흉내 낸 것이 계기가 돼 직접 만나 인연을 맺은 인사도 있다. 바로 정당인 허경영씨다. 허씨의 공연 무대에 함께 올라 성대모사를 하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내가 총재님의 목소리를 희화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으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많이 흉내 내면 낼수록 나는 좋다’고 대답하시더군요. 그분을 생각하면 너무 재밌습니다. 성대모사에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세상과 벽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정치인 성대모사를 하는 걸 보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걱정 안해요. 선진국일수록 정치 풍자가 자연스럽잖아요. 우리도 선진국이니까 정치 풍자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모사도 부담 없이 편안히 하고 있어요.”

동료 개그맨들의 목소리도 수시로 흉내 낸다. 특히 개그콘서트 동료 박영진과 박성광, 최효종 등의 목소리를 즐겨 흉내 낸다. 가장 자신 있는 목소리는 바로 박지성 선수 목소리. 개인적으로 박 선수의 골수팬인 안윤상은 “언젠가는 꼭 박지성 선수를 만나 성대모사를 직접 들려주기도 하고, 유니폼에 사인도 받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개그소재 연구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개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영화와 인터넷 서핑 등을 즐기지만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길거리다. 아이디어가 막히면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관찰한다고 한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국회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나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식이죠.”




안윤상의 어렸을 때 꿈은 개그맨과 성우 두 가지였다. 지금 남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개그맨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꿈을 다 이룬 셈이다.

“군에 있을 때 우리 부대로 <배칠수·전영미의 와와쇼>라는 프로그램이 공개방송 녹화를 하러 왔어요. 그때 제가 우리 부대 대표로 무대에 올라 원맨 콩트를 펼쳐 백지 포상증을 받았어요. 당시 무대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데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그렇게 행복한 거예요. 그 짜릿한 기분을 더 느끼고 싶어 개그맨을 지망했고 마침내 꿈을 이뤘습니다.”

밖에서는 남을 웃기는 개그맨이지만 집에서는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 밑에서 가난하게 성장했지만 나이 들수록 부모님을 더욱 안쓰럽게 생각한다. 부모님께 효도를 할 수 있어 개그맨이 된 게 더욱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서먹서먹했는데 커 가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어요. 아버지가 연세도 많으신데 몇 년 전 암수술을 받고 더욱 약해지셨어요. 그런 아버지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아버지께 자전거도 사 드리고 옷도 사 드릴 수 있어서 요즘이 무척 좋아요. 조만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고 싶어요. 가족 여행을 해본 기억이 없거든요.”

삼십 줄에 접어들면서 결혼에 대해서도 조금씩 생각해 보고 있다. 그의 이상형은 착하고 이해심이 많은 여성이다. “남자라면 대부분 착하고 예쁘고 이해심 많은 여성을 찾겠지요. 사실 이상형의 여자친구를 얼마 전 소개로 만났어요. 앞으로 더 만나봐야겠지만 제 불규칙한 연예인 생활도 잘 이해해 주는 마음이 예쁜 친구예요. 얼굴도 제가 보기에는 잘 모르겠는데 친구들이 모 기상캐스터를 닮았다고 하던걸요.”

성대모사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개그맨이 됐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더 많단다. 그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개그맨은 김병만 선배와 동기인 박영진이다. 그들의 부단한 노력과 천재성을 높이 평가한다. 안윤상은 “성대모사도 좋지만 앞으로는 연기도 잘하고 다재다능한 개그맨이 돼 시청자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효원 (스포츠서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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