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번 방한은 지난해 9월 부차관보로 임명된 뒤 첫 방한이다. 그의 증조부는 상해 임시정부의 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1859~1925년) 선생이고 할아버지는 광복회장을 지낸 항일무장투사 박시창 장군이다. 국무부 내 가장 젊은 부차관보 중 한 명인
그는 “증조할아버지의 영향 덕에 정치·외교에 대한 관심이 내 핏속에 녹아 흐르는 듯하다”며 밝게 웃었다.
스타우트 부차관보는 1976년 ‘세계 정치의 수도’격인 미국 워싱턴DC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이자 박시창 장군의 둘째 아들인 박유종(72)씨가 유학길에 올랐다가 미국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어머니 역시 한국인이다.![]()
백악관과 의회를 늘 볼 수 있는 워싱턴 DC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자연스레 정부와 정치, 공공정책에 대한 관심을 품었다고 한다.
스타우트 부차관보가 국가 운영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부모님이 ‘너의 친지들이 한국에서 오랫동안 관직에 있거나 정치를 했기 때문에 너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의 아버지는 조국이 일제 강점기에 놓였던 1937년 중국에서 태어나 떠돌았던 ‘디아스포라’였다. 스타우트 부차관보는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한국을 찾을 때 증조할아버지가 잠든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자주 들렀다고 한다.
스타우트 부차관보의 말처럼 그의 혈육에는 ‘정치의 피’가 흐르는 듯했다. 증조부 외에 큰아버지인 박유철(73) 광복회장 내정자 역시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박 내정자는 “지영이(스타우트 부차관보)가 어려서부터 영특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 때문인지 스타우트 부차관보는 정치와 외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제임스 메디슨대를 졸업한 뒤 조지 워싱턴대 엘리어트 스쿨에서 국제관계를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곧장 미 연방 의회 보좌진으로 일하며 실력을 키웠다.
조 바이든 현 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할 때 그를 도왔고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인 짐 웹 미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과 제임스 모란 상원의원을 보좌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정무직인 부차관보 자리에 오른 그는 성김 북핵 특사와 조셉 윤 동아태 담당부차관보 등과 함께 미 국무부 내 핵심 한국계 인사로 꼽힌다.
미 행정부의 동아태 지역 원조 전략을 책임지는 스타우트 부차관보는 해당 지역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미국 정부의 입장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프트파워’(정보와 문화, 예술 등을 앞세운 영향력)를 유독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책임이 분명하다. 30대 중반의 아시아계 여성이 미국 주류사회의 심장부에 파고들며 느꼈을 고충이 컸을 듯해 어려움은 없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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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우트 부차관보는 “한국계로서 불리한 점은 전혀 없었다”며 “(서양계 외교관보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화와 가치, 국민을 이해하는 데 수월해 이점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한국뿐 아니라 동아태 전 지역에 관심이 많고 의회생활을 할 때부터 이 지역에 초점을 맞춰 일했다”고 강조했다.
어린 나이 또한 상대국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임무로 삼는 그에게 장점이라고 한다. 젊고 소탈한 성격 덕에 타국의 대학생을 만나 얘기하기가 수월하다.
또 “젊은이의 소통 도구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능숙해 그들이 어떻게 대화하고 정보를 얻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흘간의 짧은 일정 동안에도 육군사관학교와 주한 미 대사관 한국 청년 모임 등을 찾아 의견을 듣는 등 분주하게 보냈다.
스타우트 부차관보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한국의 공공외교 정책을 위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핵심은 “국제사회가 한국에 바라는 지원을 해 마음을 사라”는 것. 특히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를 타국에 전수한다면 국가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가진 교육 시스템에 대한 명성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풀브라이트 프로그램(국제장학프로그램)이 공공외교를 시작하는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저개발국에 ‘고기’를 주는 대신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방식의 개발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데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선진국으로 성장한 한국 모델에 관심 갖는 국가가 많을 듯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프로그램이 국가와 국가 간 교류에 머물지 않고 우리 전문가와 해당국 국민 간 직접 소통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공공 외교의 형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ㆍ유대근 기자 (서울신문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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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