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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원조위원회 에크하르트 도이처 의장




 

 

한국의 DAC 가입은 국제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한국의 이번 가입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 수원국(受援國)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공여국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5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때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았고 이를 밑거름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내 단시일 내에 탄탄한 경제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의 이번 가입은 DAC 입장으로 보나 한국으로 보나 매우 놀라운 성공 스토리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축하하고 부러워할 만한 일이다.


 

한국이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한 지도 10년이 넘었고 경제력은 13위권이다. 그런 한국이 그동안 원조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가입을 반대한 회원국은 없었나.

한국 내에서는 그런 지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국제사회에서 그런 비난을 들어본 일이 없다. 물론 한국의 가입을 반대하는 나라도 없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불과 수십 년 전까지 원조를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물론 현재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DAC 가입조건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몇 년간 ODA를 크게 늘렸다. 또 현재 국민총소득(GNI) 대비 0.09퍼센트인 ODA 규모를 2015년까지 0.25퍼센트로 올리기로 약속했다. DAC 회원국들은 한국 정부의 이런 약속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의 ODA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정부의 투명성과 재정 건전성 등에서 모두 ODA에 가입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DAC에 가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은 새로운 DAC 회원국이 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이 커지는 동시에 위상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과 외교 역량은 한층 강화된다. 한국은 분단국으로서의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으면서 국제사회에 오픈 마인드로 나서게 되는 것이므로 국제사회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훨씬 더 클 수 있다. 물론 인도주의적 차원의 가입이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얻는 부분도 결코 적지 않다. 현대사회에서 국가 간 교역은 단순한 경제논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지고 이로 인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함께 확산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빈국들의 경우 금전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교육 프로그램 등 먹고살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ODA는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도 포함한다. DAC의 경우 국제기구를 통해 원조를 하는데 특정 국가의 정부에 차관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가난한 나라들은 무엇보다 돈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 가난한 나라를 우선 금전적으로 돕고 그 다음으로는 언제까지나 원조에 의존하지 않도록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또 그때까지 꾸준히 그들을 지원하는 일들이 모두 DAC가 해야 할 몫이다.
 

글·전진배(중앙일보 파리특파원)
















최근 일어난 이 두 사례는 한국이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수원국이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외 원조는 그 규모나 실태를 따져볼 때 여전히 선진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선 원조의 절대 규모가 한국의 경제력에 여전히 못 미친다. 2008년 기준 한국이 제공한 공적개발원조(ODA)는 8억 달러 안팎으로 국가별 순위로는 19위에 해당한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비율은 0.09퍼센트다.
 

유엔의 권고치인 0.7퍼센트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DAC 평균치인 0.3퍼센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DAC 회원국 국민이 1인당 1백34달러를 개도국 발전을 위해 지원했다면 우리는 1인당 16달러를 기부한 셈이다. 정부는 해마다 예산을 대폭 늘려 2015년까지는 0.25퍼센트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절대 액수도 문제이거니와 한국이 제공하는 ODA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DAC가 권장하는 규범과는 동떨어져 있다. 우선 유상 원조의 비율이 40퍼센트를 넘어 무상 원조가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는 DAC의 추세와 어긋난다. 또한 원조를 제공하고서도 사용 방법에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는 구속성(tied) 원조가 75퍼센트에 이르는 것도 2002년 채택된 DAC의 비구속화 협정에 어긋나는 사항이다.
 

이는 정부가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조성하고 본격적인 대외 원조를 처음 시작하면서 ODA를 수출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 등 경제적 이익과 연계시켜왔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정부의 ODA는 외교통상부가 관장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집행하는 무상 원조와 기획재정부가 관장하고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EDCF를 통한 유상 원조(양허성 차관)로 크게 나뉜다.
 

이 가운데 EDCF 원조는 주로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집행되며 공여국인 한국의 자재나 장비, 인력을 사용하도록 조건을 붙이고 있다. 이는 ODA 사업 또는 후속 사업과 경제적 이익을 연계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DAC는 원조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구속성 원조를 줄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DAC 회원국이 집행하는 ODA는 거의 비구속성이며 유상 원조의 비율도 최근에는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한국이 DAC 회원국에 걸맞은 ODA 공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상원조와 비구속성 원조의 비율을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게 대폭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글·예영준(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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