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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은 1만3천여 개에 달하는 법령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법령과 제도, 관행을 바로잡는 일은 제가 취임하면서 국민과 법제처 직원들에게 약속한 것입니다.”
 

이석연(55) 법제처장은 취임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법제처 직원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실질적인 성과가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법제처 공무원, 변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지난해 3월 법제처장으로 취임한 그는 취임하자마자 법령정비 전담조직인 국민불편법령개폐팀과 국민불편법령개폐센터를 설치했다.
 

그간 접수된 개선 의견은 2천5백여 건. 이를 검토해 2백14건을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고 이러한 내용을 4차에 걸쳐 국무회의에 보고, 법령을 정비해왔다.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은 올 상반기 시행한 국무총리 소속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의 정부업무평가에서 ‘경제 활성화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과감한 법제 개선’으로 최고 등급인 우수과제 평가를 받았다.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에 역점을 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07년 연구 자료를 보면, 불합리한 낡은 법령만 없애도 국민과 기업에게 국내총생산(GDP)의 1퍼센트(약 10조원) 가까운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불합리한 규제와 법령이 민간 분야에 부담을 주고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뜻이죠. 법령이란 그만큼 중요한 국가적 인프라입니다.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 진행에 있어 어떤 기준을 두셨습니까.

운전면허증 미소지 범칙금 부과 등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법령,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인허가 절차 등 기업 및 영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법령, 비자 발급이나 외국인 투자 제한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법령을 중점적으로 개선해왔습니다. 실제 법령 개선 과정에서 추가된 부분도 있습니다. 국민에게 행복과 감동을 주는 법령, 취약계층이나 서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해당 분야의 개선을 강화해왔습니다.

 

그 밖에 다른것도 소개해주시죠.

제가 법제처에 와서 중점을 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국민이 잘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국민이 법을 몰라서 당하는 불이익이 없도록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한 철학을 바탕에 깔고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 외에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과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업’은 관련 콘텐츠가 제 취임 당시 5개에서 지난 9월 1백 개가 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행정내부 규정에 대한 일몰제 전면 도입도 있습니다. 지난 5월 ‘훈령·예규 등의 발령 및 관리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년 동안 개정되지 않은 행정내부 규정을 일단 전면 폐지한 후 필요 시 재발령하도록 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 규제도 없앴습니다.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업이란 무엇입니까.

인터넷(oneclick.moleg.go.kr)을 통해 국민 스스로 법률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법령정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복잡한 법령을 국민의 ‘생활중심’으로 제공해 법령 명칭을 알지 못해도 ‘음식점 창업’이라는 키워드만으로 식품위생법뿐만 아니라 음식점 창업과 관련한 학교보건법, 건축법 등 모든 법령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어려운 관계 법령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정부가 무료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앞으로 개선될 법률 분야는 어떤 것들입니까.

국민과의 소통 강화에 중점을 두어 경제위기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생활안정과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법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장치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기존 법령의 개폐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만 현재 없는 법의 제정도 적극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난 8월 발표한 과태료, 과징금 합리화 방안에 이어 올해 안에 인허가제도를 전면 검토할 것입니다. 서민과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기업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인허가 요건, 절차, 서류 등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법이 멀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법과 국민은 어떠한 관계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법으로 사람을 위한다’는 ‘이법위인(以法爲人)’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제 신조입니다. 법은 국민의 눈물과 한숨을 닦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 법은 소외된 국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반면 우리 사회도 법을 지키는 사람이 득이 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법은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민이 법을 존중할 때에만 그 가치가 발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지키기 쉬운 법을 만들어 법을 지키는 사람이 득을 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지킬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계획하는 일이 있는지요.

우선 지금까지 해 왔던 일들을 잘 마무리할 것입니다.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을 통해 국민과 기업에게 불편을 주거나 과도한 부담을 주는 법령을 상시 고쳐나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자 합니다. 또 국민이 생활법령정보를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도록 ‘찾기 쉬운 생활법령’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하겠습니다.

헌법정신에 충실한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그에 기여할 수 있는 법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우리의 헌법정신이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정신입니다.

더불어 국민들의 법치의식을 높이고 공무원들의 입법소양을 배양하기 위해 법제교육제도를 정비하고, 이를 위해 ‘법제교육원’ 같은 하드웨어를 마련하는 일에도 적극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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