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외국인 출신으로 관광공사 사장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를 충분히 활용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전 세계에 홍보할 겁니다.”
귀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공기업 사장이 된 이참(55)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한국을 위해 남은 인생을 봉사하겠다는 마음에서 어떤 일이든 공적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처럼 고위직에 임명돼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관광의 문제점에 대해 이 사장은 한국은 매력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경제, 정치적인 면은 알지언정 우리의 오랜 전통, 역사, 철학, 문화는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 역시 우리 관광자원의 가치를 잘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관광 선진국에 가보면 관광지마다 작은 부분도 이야깃거리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우리도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또한 우리나라는 숙박·편의시설 등 관광 인프라에서는 경쟁국인 일본에 밀리고,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에 처지는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총생산 중 관광산업 비중이 6.7퍼센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등 잠재력과 비교할 때 관광산업의 위상이 다소 낮습니다. 이는 체계적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시스템이 미비했고 지원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광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뒷받침할 홍보와 유치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업회의, 인센티브 여행, 국제회의, 전시, 이벤트 등을 유치하기 위해 자신부터 국제기업이나 조직의 책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세일즈맨이 되겠다는 것. 또한 관광 홍보와 상품 개발에 외국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1백만 주한 외국인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훌륭한 한국관광 홍보대사들입니다. 코레일이나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이들을 위한 관광체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좋은 아이디어 등을 얻기 위해 학계, 경제계, 문화계 인사와 주한 외국인 등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관광서포터스’ 제도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는 이 밖에도 동계 레저와 해양관광, 고급 요양관광 등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전통의학을 활용한 ‘건강해지는 관광’ ‘젊어지는 관광’ ‘예뻐지는 관광’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관광 활성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사장은 관광 강대국들은 국내관광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라며 우리가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 우리나라를 관광하는 게 더 좋다고 할 만큼 인프라가 돼 있다면 외국 사람들은 절로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 경험이 없고 조직을 통솔하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 사장은 행정 경험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며 “자신 있으니까 두고 보라”고 말했다.
“관광산업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적인 합의, 범정부적인 협조,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이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일이었던 만큼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케이터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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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터뷰하면서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만큼 한국인으로서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는 듯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몇 차례 출연한 적이 있고, 언론에 자주 나와 일반인들에게도 친근한 이미지인 그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한국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는 이 사장은 “임명 소식을 전해들은 아내가 눈물을 흘리더라”며 “인생의 절반을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위해 살아왔는데 가끔은 ‘당신은 이 나라 사람이 아니다’는 왕따 기분을 느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참 사장의 원래 이름은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로 1954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1978년 우연히 한국에 들렀다가 한국의 매력에 빠져 눌러앉은 후 1986년 귀화했다. 귀화할 때 이름을 ‘한국의 도우미’라는 뜻에서 이한우라고 지었다가 ‘한국 사회에 참여하는 사람’ ‘참된 한국인’이라는 의미에서 이참으로 개명했다.
그동안 주한독일문화원 강사,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참스마트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KTF 사외이사, 기아자동차 고문, 예일회계법인 고문 등 한국 기업을 돕는 일들을 해왔다. 1997년 <나는 독일제 순한국인>, 2000년 <툭 터놓고 씹는 이야기>, 2007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답답한 나라 한국> 등 세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KTV에서 ‘업그레이드 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한식세계화추진단에서 활동해왔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이 사장은 한식의 관광 상품화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식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재료가 가진 자연의 맛을 살리고, 그 속에 담긴 철학과 과학을 알리면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관광은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경제력에 비해 낙후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신나게 발휘할 기회가 주어져 참으로 좋다는 이참 사장. 한국어, 독일어, 영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하고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그가 한국관광공사의 수장으로서 한국 관광산업을 OECD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기대해본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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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