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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스코社 존 체임버스 회장


“시스코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유럽이든, 투자에 앞서 5가지 요소를 점검한다. 교육, 인프라, 혁신과시장변화, 전향적인 정부 지원, 협업이 그것이다. 한국은 이미 이 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국가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과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쓰는 나라다. 시스코 처지에서는 입맛에 딱 맞는 레퍼런스 제너레이터(Reference Generator·준거모델)다.”

4월 14일 한국을 찾은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사 존 체임버스 회장의 말이다. 지능형 도시개발을 위한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의 설립을 비롯한 국내 투자계획을 밝히기 위해 방한한 체임버스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만나 시스코의 이번 투자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세계 1위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정보망 구축에서부터 일반 가정에 쓰이는 전자제품까지 모두를 관장하는 네트워크 분야의 절대강자다.

체임버스 회장이 이번에 밝힌 투자계획에 따르면 시스코는 16억 달러를 투자해 ‘지능형 도시개발을 위한 글로벌 R&D센터(GCIU)’를 우리나라에 설립키로 했다. 당장 올해부터 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별도로 올 상반기 중 국내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최소 4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키로 하는 등 향후 5년간 약 20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R&D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시스코가 2005년 인도 R&D단지 조성을 위해 투자한 액수(11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어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례적인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할 것 없이 많은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고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시스코가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은 ‘위기 때 투자해 미래의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체임버스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한국정부의 그린 IT 성장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투자로 15년 넘게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다. “덩치 큰 대기업은 망해도 발 빠른 기업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성장성이 돋보이는 벤처기업을 과감하게 인수해 성공신화를 그려왔다. 최근에도 경쟁사인 노텔이 파산을 선언하는 와중에 디지털 비디오, 가상 협업 솔루션 업체 인수를 위해 2백95억 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시스코가 우리나라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체임버스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 시스코가 지난 20여 년간 컴퓨터 네트워크 시장을 선도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저탄소 친환경 도시개발과 지능형 도시개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도 한국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시스코는 2007년부터 IT기술을 이용해 도시의 교통, 산업 패러다임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는 ‘저탄소 도시개발(CUD)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IT기술을 이용해 2011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5퍼센트로 줄이겠다고 선언하는 등 그린 IT기술과 전 도시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능형 도시개발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그린 IT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체임버스 회장과 시스코로서는 앞선 IT 인프라와 고급 인력, 녹색성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높은 한국이 최적의 투자처로 꼽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실제 체임버스 회장은 4월 14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선 IT 인프라와 고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녹색성장 전략은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며 “이 대통령의 녹색성장 비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동북아트레이드타워에 설립될 시스코의 GCIU는 지능형 도시화와 ‘저탄소’ 도시개발을 위한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이미 올해 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업체인 미국 게일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2007년부터는 서울시와 저탄소도시개발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체임버스 회장은 방한 마지막 날인 4월 1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첨단 네트워킹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유비쿼터스 도시로 견고히 자리매김하며 시스코와 함께 지능형 도시화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지능형 도시화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다른 중진국과 개도국으로도 수출할 수 있는 모델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이형구 이코노믹리뷰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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