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클래식 음악제가 열리는 3주 동안 관람객 약 5만명 방문, 저명 연주가 시리즈 거의 매진,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 지안 왕 등이 격찬한 아시아 최고의 음악제, 2006년부터 음악제 연주 실황이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과 유럽방송연맹회원 11개국 라디오방송 전파를 타고 연간 약 3억명 청취, 경제유발 효과 연 1백40여 억원, 추정 브랜드 가치 4천4백억원…’.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유럽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일까? 아니다. 2004년에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대관령국제음악제의 화려한 성적표다. 첫해 관람객 1만여 명에서 지난해 5만명 가까이 유치하는 등 쑥쑥 성장하고 있는 이 음악제는 대관령을 세계 음악축제의 고봉(高峯)으로 올려놓았다.
작은 지역음악제를 이처럼 세계적 음악제로 키운 데는 음악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정부와 강원도도 큰 역할을 했지만, 예술감독 ‘강효의 힘’도 컸다고 국내외 음악계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강효(61). 대관령국제음악제를 기획하고 7년째 음악제의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있는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1978년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인 미국 줄리아드음대 교수에 부임한 데 이어 2006년 예일음대 교수를 겸하게 됐고, 1995년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단해 미국 CNN이 ‘세계 최고의 현악 앙상블중 하나’로 극찬할 만큼 키워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모델은 미국의 ‘아스펜음악제’. 강 교수가 30여 년간 주관하고 참여한 국제음악제다.
“60년 역사의 아스펜음악제는 세계 최정상급 연주자와 학생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음악제 기간에 연주회와 함께 학생들이 거장에게서 배우는 음악학교, 즉 마스터클래스가 열립니다. 그곳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세계적 음악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꾼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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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연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강 교수는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대관령이야말로 장차 아스펜에 버금가는 국제음악제를 열 만한 자연조건을 갖췄다고 내다봤다. 2004년 첫 대관령국제음악제는 그렇게 막연한 꿈만으로 탄생했다.
“첫해는 연주자 섭외가 쉽지 않았어요. 올해 드디어 알펜시아 리조트에 마련한 전용 홀에서 공연을 하게 됐지만, 그동안은 가설무대에서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그 나름의 낭만이 있지만요(웃음).” 
대관령국제음악제는 통영국제음악제와 명성에서 쌍벽을 이룬다. 두 음악회는 콘셉트와 레퍼토리가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통영이 연주회 위주인 데 비해 대관령에는 음악학교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가 대관령에서 음악학교를 병행 운영하기로 한 것은 줄리아드음대와 예일음대에서 장영주, 길 샤함, 김지연, 안 트리오 등을 가르치는 등 ‘될성부른 떡잎’을 꾸준히 키워온 연장선에 있다. 그는 매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 각국 교수진을 불러 학생들과 다리를 놓는다.
올해는 24명의 교수진이 2주 동안 독일, 영국, 미국 등 9개국에서 참가한 1백6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친다.
“국제음악제는 뭐니 뭐니 해도 ‘질’이 중요합니다. 연주회와 연주자가 세계 수준이 아니면 명성을 쌓을 수 없어요. 올해도 면면이 화려합니다. 거의 매년 참가하는 첼로 거장 알도 파리소(예일음대 교수)와 지안 왕(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첼리스트) 외에도,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리제 드 라 살르, 뉴욕필하모닉의 위촉 작곡가 리처드 대니얼 푸어, 첼리스트 정경화 등 수십 명의 스타들이 출연합니다.”
강 교수는 세계무대의 흐름에 맞게 매년 신선한 주제를 선별하고 그에 맞춰 프로그램을 짠다. 올해 주제는 창조와 재창조(Create & Recreate). 강 교수는 창조와 재창조가 이어지는 재미난 레퍼토리는 “마치 인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명과 발견으로 진화해온 역사를 축하하자는 음악적 은유”라고 설명한다. 그는 때로는 소년처럼 수줍은 표정을 짓다가도 ‘문화의 힘’을 강조하는 대목에선 열정이 넘친다.
“제가 세종대왕의 칭호를 딴 현악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건 그분의 칭호와 한국문화의 힘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문화가 탄탄한 나라의 아이들은 어딜 가나 인정받고 존중받습니다. 더욱이 음악은 아이들에게 평생의 꿈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 들었던 아름다운 음악 한 소절이 지금까지 가슴에 남아있는 것처럼요.”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등을 강원도민에게 무료로 선보인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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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