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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가장 뛰어난 의사’로 꼽힌 폴 강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아이닥터스(Eye Doctors)’ 병원은 워싱턴의 정·관계 고위급 인사가 많이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간지 <워싱토니언>이 지역 의료인 6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2010년 가장 뛰어난 의사(안과 분야)’로 꼽힌 한국계 미국인 폴 강(한국명 강진석·36) 박사가 바로 이 병원에 있다. 그는 지난 1월 워싱턴안과의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30대 나이로는 이례적이다.

강 박사는 네 살 때 자신과 놀아주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위해 “안과의사가 되어 아버지의 눈을 고쳐주겠다”고 다짐했다.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6) 박사가 바로 그의 부친이다.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폴 강 박사는 인디애나대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안과의사가 됐다. 최근 아이닥터스 병원에서 강 박사를 만났다.

강 박사의 진료실은 그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다른 주(州)에서 몇 시간씩 자동차를 타고 온 환자들로 북적였다. 그의 진료실에 놓인 것은 의료기기 외에 환자들에게서 받은 카드와 인형, 전공서적 몇 권과 낡은 가방이 전부였다.
 

강 박사는 “제가 베스트닥터로 꼽힌 이유는 하버드대 졸업장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일(환자를 돌보는 것)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진료실 일정표는 한 달 치 일정이 시간 단위로 짜여 있었다. 그는 인터뷰 틈틈이 기다리고 있는 환자를 보기 위해 진료실에 다녀왔다.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강 박사는 ‘Why(왜)’ ‘What(무엇)’ ‘Happiness(행복)’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면 모든 기회가 문을 열고 어서 오라고 환영할 것 같지만 그런 일은 결코 없습니다.”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처럼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반복해 물어야 한다고 했다.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래서 행복한가?” 그는 말했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은 행복한 일이어야 한다고. 행복해야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젊은 나이에 워싱턴안과의사협회장이 된 것도 마찬가지다. 강 박사는 자신이 하버드대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환자를 잘 돌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환자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에 선출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만 행복하다면 안과의사든 변호사든 헤어디자이너든 웨이터든 자신의 직업은 상관없다고 했다. 강 박사는 “이런 내 가치관은 나의 두 딸과 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저는 단 한 번도 부모님에게서 원치 않는 악기 연습을, 운동을, 클럽활동을, 공부할 것을 강요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소신을 가지고 부모님이 교육한 결과가 저와 제 동생입니다.”

강 박사의 동생 크리스토퍼 강(한국명 강진영·33)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정치학을 복수전공하고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해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법특별보좌관(차관보급)에 임명돼 형보다 먼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박사는 하버드대 입학 당시 추천서와 면접에서도 남다른 평가를 받았다. 진학 담당 교사는 추천서에 “그의 높은 행복지수와 낙천적인 성격, 긍정적인 태도가 하버드대 캠퍼스에 신선한 공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가 하버드대 입학을 위해 쓴 에세이 ‘어둠 속에서 아버지가 읽어주신 이야기’는 입학사정관들을 감동시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면접에서 그는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사는 것이 비장애인 아버지와 사는 것과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눈이 보이는 아버지와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 차이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자연스러울 뿐입니다. 시각장애인인 아버지에게서 모든 일에 도전하는 품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글·봉아름(동아이지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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