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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21명의 여경들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올 3월엔 실종신고가 부쩍 늘었다. 경찰에 2천1백85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 1천6백38건보다 33퍼센트나 증가했다.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영향이 컸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지난달 가족 품으로 돌아간 실종자도 2천1백37명이나 된다.

가슴 아픈 사연도 많다. 실종은 흔히 세 부류로 나뉜다. 범죄에 의한 실종, 자발적인 실종(가출), 그리고 장애나 치매, 생활고 등으로 가족이 묵인하는 실종. 그중에는 입에 풀칠하기 힘들어 핏줄을 실종으로 내몰아야 했다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만난 가족도 있었다.

경찰청 182센터(실종아동찾기센터) 신영숙 센터장(경감)은 “범죄에 의한 실종도 간혹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실종가족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죄스러움과 여전히 받쳐주지 않는 경제력 때문에 수십 년 만의 상봉을 망설이는 가족도 있다고 했다. 그들을 위해 경찰은 지난해부터 가족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182센터는 센터장을 포함해 21명의 여경이 책임지고 있다. 5명씩 4교대로 24시간 내내 전화기를 지킨다. 실종신고가 많았던 3월엔 1인당 매일 15.9건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했다. 일단 전화기 앞에 앉으면 잠시 짬을 내기도 힘들다.





 

센터 직원들은 모두 기혼자다. 가족을 잃어버린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기 위한 조치다. 윤애리 경사는 “급한 마음에 빨리 처리해달라며 화를 내는 이들도 있지만 제 일처럼 정확하게 찾아주기 위해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했다. 정미란 경사는 “범죄와 연관되지 않은 실종아동 대부분이 조부모가정 등 환경 탓이 커 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실종자 찾기 시스템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엔 간단한 시스템 검색만으로 7백23명을 찾았다. DNA 검색, 프로파일링(실종자 특성 파악), 몽타주 배포, 고아원 등 관련 시설 3천3백 곳의 일제수색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센터 경찰관들은 모두 잠든 새벽 2, 3시에 누군가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실종가족들의 항의와 불만, 욕설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보다 속상한 건 사회의 무관심이다.

이들은 “실종을 개인의 문제나 경찰만의 직무라고 여기면 안 된다. 사회 전체 구성원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리를 떠도는 치매노인, 건물 안에 웅크려 앉은 장애인, 보호자 없이 맴도는 아이들을 조금만 유심히 봐달라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182로 신고만 빨리 하면 경찰관이 바로 출동해 (실종자를) 1백 퍼센트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촐한 센터 사무실 벽면엔 부모가 애타게 찾는 아이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10년 넘게 사라진 아이들의 실종 당시 사진 곁엔 컴퓨터로 재현한 최근 추정 모습이 담겨 있다. 센터 직원들은 전화기 앞에서 그들의 소식을 기다린다. 제보자가 당신일 수도 있다. 국번 없이 182를 누르면 된다.
 

글·고찬유(한국일보 사회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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