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도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난 5월 23일 한강대교 북단 둔치에 설치된 미군 JPAC(미군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 한강 수중탐사 현장지휘부. 탐사 작업을 이끌고 있는 윌리 우즈 팀장 등 3인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명료했다.
유해 발굴을 위해, 세계 각지를 돌며 1년에 많게는 8~9개월을 가족과 떨어져 보내야 함에도 이들의 말에서는 확고한 사명감 같은 게 묻어 나왔다. 죽어서도 가족과 고향 땅을 못 찾는 사람들에 비하면, 자신들의 처지는 훨씬 나은 편이라는 얘기였다.
JPAC은 말 그대로 미국이 자국의 전쟁포로와 실종자를 찾아내기 위해 구성한 부대다. 미국의 육·해·공군 등이 합동으로 운영한다.
우즈 팀장을 비롯해 13명으로 구성된 JPAC팀은 지난달 15일부터 한강 일원에서 수중 탐사작업을 벌였다. 하와이의 JPAC 본부에서 서울로 날아와, 짐을 풀기 무섭게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6월 한 달 동안은 베트남 해안에서 유해 찾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강의 미군 유해 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한강 수중탐사는 한국과 인연이 적잖은 두 사람이 현장을 이끌어 관심을 모았다.
팀 전체를 총괄하는 우즈 팀장은 어머니가 한국인. 그 자신도 용산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까지 살았다. 어렸을 때 서울을 떠났지만 현장 본부가 차려진 한강대교 북단 일대의 풍광이 전혀 낯설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인류학자인 윌스 씨는 2005년 북한의 미군 유해 발굴에 참여했던 유골 감식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당시 북한 유해 발굴을 끝내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으로 왔던 유해 감식 분야의 ‘한국통’이기도 하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한강에서 첫 미군 유해 탐사
이번 작업에 투입된 9명의 JPAC 잠수부들은 매트 호키 팀장이 지휘했다. 호키 팀장은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협조로 탐사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밤섬 일대에 대한 이날 작업은 아침 식사를 끝내기 무섭게 시작해 오후 늦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약 58년 전 추락한 미군 전투기와 조종사 유해 찾기 작업은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지난달 15일 작업을 시작한 이래, 23일 현재까지 아흐레째 유해 등이 있을 만한 후보 수역에 대한 탐색을 계속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우즈 팀장은 말했다.
하지만 사명감으로 단단히 무장한 탓인지, 탐사팀은 계속되는 허탕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진지했다. 우즈 팀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는 일은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라며 “그 같은 일을 한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즈 팀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자국군 유해 찾기는 다소 유별날 정도다. 유해 발굴 조직부터가 그렇다. JPAC을 총지휘하는 사령관은 소장이다. 우리 국방부도 세계적으로 드물게 유해발굴감식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단장이 대령인 점에 비춰보면 미국이 전쟁 등에서 스러져간 자국군의 유해 발굴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북한지역에서도 유해 발굴 작업
또 수교관계가 없는 북한 땅의 미군 유해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그간 수천만 달러를 들여가며, 한국전쟁 당시 교전이 치열했던 북한의 몇몇 지역을 방문,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다.
JPAC의 모토는 ‘그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다. 미국 사회에서 이 같은 모토는 사실상 ‘애국’의 다른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JPAC 운용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수많은 전쟁에 직·간접으로 개입해야 했던 미국의 숙명일 수도 있다.
JPAC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회수되지 않은 미군 유해는 8만 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실종’ 형식으로 처리된 이들 미군은 2차 세계대전 관련이 가장 많아 7만8000명 정도다.
다음으로 많은 것이 한국전쟁 실종자들이다. JPAC측은 한국전 참전 미군 중 약 8100구의 시신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전쟁 못지않게 격렬했던 베트남 전쟁의 실종 미군은 1800명 안팎이다.
| 우리 군 유해 발굴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지난해 초 정식 출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초 정식으로 출범했다. 한시 조직으로 2000년부터 운영해 온 유해발굴팀이 틀을 갖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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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